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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쌍용차 인수전' 판 바꿀 수 있을까…엇갈리는 시각차
입력: 2022.05.19 00:00 / 수정: 2022.05.19 00:00

쌍방울 "법원 결론나면 스토킹호스도 재선정" vs 일각선 "쌍용차 담을 수 없는 그릇"

쌍방울그룹이 계열사 광림을 앞세워 쌍용차 인수에 나서고 있지만 인수 예정자로 경쟁사인 KG그룹이 선정되며 존재감이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쌍방울그룹은 새로운 인수 플랜을 설계해 내달 진행되는 본입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양선길 쌍방울그룹 회장의 모습. /이선화 기자
쌍방울그룹이 계열사 광림을 앞세워 쌍용차 인수에 나서고 있지만 인수 예정자로 경쟁사인 KG그룹이 선정되며 존재감이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쌍방울그룹은 새로운 인수 플랜을 설계해 내달 진행되는 본입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양선길 쌍방울그룹 회장의 모습. /이선화 기자

[더팩트│최수진 기자] 쌍용차 인수전이 새로운 인수 예정자 선정으로 7부 능선을 넘은 가운데, KG그룹에 밀린 쌍방울그룹이 본입찰 플랜을 변경하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특히, 쌍방울그룹 측은 KG그룹의 '입찰담합'으로 인수전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훼손됐다며 법원에 효력을 금지하는 내용의 가처분신청까지 내는 등 쌍용차를 포기하지 않는 모양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수 예정자로 이미 KG그룹이 선정된 만큼 본입찰에서 상황을 반전시키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결국 M&A(인수합병)는 '머니게임'인데 자금력에서 경쟁사에 밀렸고, 인수 발표 초기에 주가가 널뛰기 양상을 보이며 부정적인 이슈에 휘말린 점이 악재로 작용해 쌍방울이 쌍용차를 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평가다.

◆ "포기 없다" 외친 쌍방울, KG그룹 '입찰담합' 지적…법원에 가처분신청

쌍방울그룹이 쌍용차 본입찰(공개입찰)을 앞두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인수 예정자로 KG그룹이 선정되자 본입찰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기존의 인수 계획을 재정비하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13일 서울회생법원은 KG그룹과 파빌리온PE 컨소시엄을 쌍용자동차 인수 예정자로 선정했다. 쌍용차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12일 KG그룹 컨소시엄을 인수 예정자로 선정해 법원에 허가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그룹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KG그룹이 사모펀드인 '파빌리온PE'와 연합해 '입찰담합'을 했고, 이로 인해 인수전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훼손돼 예비 인수자 선정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이다. 당초 파빌리온PE는 KG그룹과 별도로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입찰 직전에 KG그룹의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했다.

그 결과, KG그룹은 파빌리온PE의 참여로 인수금액을 대폭 늘릴 수 있었고, 자금력 면에서 쌍방울그룹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 쌍방울그룹은 이들의 연합이 '입찰담합'으로 이어지며, 이는 공정거래법에도 저촉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공정거래법 제40조 제1항 제8호에는 "사업자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입찰을 할 때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낙찰자, 입찰가격, 낙찰비율 등 입찰 경쟁요소가 되는 사항을 결정하는 행위를 합의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를 증명하는 대법원 판례도 있다고 강조했다. 쌍방울그룹이 근거로 제시한 '대법원 2013두26804 판결'에 따르면 사업자간 합의로 낙찰예정자를 사전에 결정해 낙찰예정자가 아닌 사업자들이 입찰 참가 자체를 포기하게 됐다면, 경쟁이 기능할 가능성을 사전에 전면적으로 없앤 것이 된다. 입찰과정에서 경쟁이 제한된 것으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부당하다는 판결이다.

쌍방울그룹 관계자는 "매각주간사 한영회계법인이 제공한 M&A 인수조건 제안 안내서에도 불공정 경쟁을 방지하기 위한 조항들이 있다"며 "지난 13일 법원에 효력금지 가처분신청을 냈고, 다음 주에 1차 공판이 진행된다. 만약 법원에서 우리 손을 들어줄 경우 앞으로 남은 인수전은 물론이며, 이미 끝난 예비인수자 선정도 다시 진행할 수 있다. 몇 차례 공판으로 결론이 날지 모르겠지만 문제가 있는 것이 분명하기에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큰 변화 없이 이번 인수전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쌍방울그룹이 자금력, 대외적인 여론전 등에서 KG그룹에 밀렸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쌍방울그룹 제공
시장에서는 큰 변화 없이 이번 인수전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쌍방울그룹이 자금력, 대외적인 여론전 등에서 KG그룹에 밀렸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쌍방울그룹 제공

◆ 일각선 "이미 게임 오버, 보여주기식 완주 선언" 비판도

쌍용차는 이르면 6월 매각 공고를 내고 본입찰에 들어간다. 이후 예정대로 인수전이 진행될 경우 7월에 최종 인수자를 선정하고 계약을 체결한다. 쌍방울그룹은 6월 진행하는 본입찰에서 KG그룹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쌍방울그룹 관계자는 "본입찰에 참여해 끝까지 완주할 예정"이라며 "예비 인수자 선정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재정비해서 더 잘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도록 완벽하게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쌍용차 인수전은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진행돼 예비인수자 선정은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스토킹 호스란 조건부 인수 예정자가 존재하는 매각 방식으로, 우선 매수권자를 정한 뒤 본입찰에서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인수자를 선정할 수 있다.

다만,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큰 변화 없이 이번 인수전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자금력, 대외적인 여론전 등에서 밀렸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KG그룹은 파빌리온PE와 손을 잡으며 자금력 측면에서 쌍방울그룹을 크게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회생채권(회생담보권 등) 약 8300억 원, 공익채권 7700억 원 등 총 1조5000억 원 규모의 빚을 갚아야 하는 쌍용차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자금력을 내세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KG그룹은 이번 인수대금으로 9000억 원대의 금액을 써냈다. 쌍방울그룹이 제시한 8000억 원대 금액보다 1000억 원 이상 많은 액수다.

여기에 여론전에서 밀린 것 역시 약점으로 작용했다. 쌍방울그룹은 쌍용차 인수 발표 직후부터 주식 매도를 통한 차익 실현 논란 등에 휘말려 구설에 올랐다. 쌍방울그룹이 쌍용차 인수전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며 지난달 말부터 일부 계열사 주가가 크게 뛰었는데, 당시 쌍방울그룹의 계열사인 미래산업이 주식 일부를 매도했다.

당시 쌍방울그룹 관계자는 "미래산업의 아이오케이 주식매도는 차익 실현이 아닌 손실을 감수한 매도"라며 "공시만 살펴봐도 알 수 있는 문제이나 일부 공시만 확인하고 오인한 것으로 보인다. 인수와 관련한 것으로 장난칠 생각은 조금도 없다. 주식 매각은 회사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쌍방울그룹 행보에 대한 논란은 이어지며 당초 쌍방울그룹의 투자자로 참여하기로 한 KB증권이 투자를 철회했고, 이 같은 변화가 인수전에 악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지난해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진행된 이스타항공 인수전 역시 큰 이변 없이 마무리됐다. 지난해 6월 이스타항공은 성정에 우선매수권을 부여한 뒤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하는 '스토킹 호스' 방식의 매각을 진행했다. 본입찰에서 쌍방울그룹이 성정보다 높은 인수금액을 제시했으나 우선매수권이 있는 성정이 쌍방울그룹과 동일한 인수 금액을 제시하면서 최종 인수자로 선정됐다. 쌍용차 인수전 역시 같은 흐름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일각에서는 결론을 알고 있는 쌍방울그룹이 주식 매도를 통한 차익 실현 등의 비판으로 실추된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보여주기식 대처로 '인수전 완주'를 선언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인수전이 진행된다고 해도 본입찰에서 주인이 바뀔 확률은 낮다"며 "KG그룹에서도 쌍방울그룹의 움직임에 따라 본입찰까지 다양한 경우의 수를 생각해 대응법을 설계할 것이다. 상황을 반전시킬 거물급 재무적투자자(FI)를 구하지 않는 이상 변화는 어렵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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