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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렁 빠진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해법 안 보여"
입력: 2022.05.19 00:00 / 수정: 2022.05.19 00:00

시공사업단 '강경 대응' 나서…"더 이상 물러날 곳 없다"

공사중단 사태를 빚은 둔촌주공 조합과 시공사의 갈등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이민주 기자
공사중단 사태를 빚은 둔촌주공 조합과 시공사의 갈등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이민주 기자

[더팩트|이민주 기자] 시공사업단과 조합 간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된 둔촌주공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공사 중단 한 달이 지나도록 협상에 진전이 없자 시공사업단이 타워크레인 해체 사전작업을 시작한 가운데 오는 8월 만기를 앞둔 7000억 원 규모의 조합 사업비 대출 연장 여부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의 둔촌주공 시공사업단은 다음 달 둔촌주공 현장의 타워크레인 해체를 검토하고 있다. 이미 지난 17일 크레인 업체들이 해체 밑작업을 진행했다.

이번 조치는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시공사업단에 따르면 둔촌주공 현장에 설치된 타워크레인은 57대다. 타워크레인 해체에 2개월 걸리며, 수급 기간을 제외한 재설치 기간만 최소 2개월에서 최대 6개월이 소요된다.

공사중단 기간에도 발생하는 비용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타워크레인 등 장비 대여료, 직원 인건비, 가설전기, 유치권 관리 용역비 등은 월 150~200억 원가량으로 알려졌다.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타워크레인 업체들이 (해체) 요구를 해서 시공사업단 측에서도 비용 최소화 등을 위해 이를 내달 진행하는 것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공사업단은 18일 비용 최소화 등을 위해 내달 타워크레인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주 기자
시공사업단은 18일 "비용 최소화 등을 위해 내달 타워크레인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주 기자

타워크레인 철거에 따라 입주 일정도 기약 없이 미뤄지게 됐다. 당초 둔촌주공은 내년 8월 입주 예정이었다.

타워크레인 철거가 시작된 만큼 업계에서는 공사를 최대한 빠르게 재개하더라도 오는 2024~2025년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사 중지 전에 이미 조합의 설계도서 제공지연 등으로 9개월의 공기가 연장됐으며 중단기간에 재개 기간 최소 2개월이 더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사업비를 대출해준 대주단이 양측 간 협상의 진전이 없으면 대출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조합은 지난 2017년 시공사업단의 연대 보증받아 NH농협은행 등 대주단으로부터 7000억 원의 사업비 대출을 받았다. 대출 만기는 오는 8월이며 대출이 연장되지 않으면 시공사업단이 변제를 하고 추후에 조합에 청구하게 된다. 이 경우 조합원들이 채무자가 된다.

시공사업단은 관계자는 "대주단과 조합이 대출 연장과 관련한 협의를 하고 있고, 우리는 이를 통해서 결정된 사항을 따를 것"이라며 "대주단에서는 '사업이 표류를 하고 있으니 조합과 시공사가 협상을 해서 진전될 여지가 있으면 연장할 여지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안다. 연장 여부는 시공사업단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조합 내부 갈등도 심화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일부 조합원을 중심으로 발족한 '둔촌주공 조합 정상화 위원회(정상위)'는 최근 시공사업단과 개별 면담을 가지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정상위는 지난 11일 면담을 통해 시공사업단과 조합 집행부 간 공사재개 협의가 전혀 진행된 사실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며 이를 폭로하기도 했다. 정상위는 "시공사업단은 서울시 중재회의에서도 전혀 협의가 진행된 바 없으며, 서울시의 공사재개 조건 제출 요청에 따라 조건을 전달하면서 '현 조합 집행부 및 자문위원을 신뢰할 수 없다'는 내용을 전했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앞서 제시한 요구사항 9가지 중 하나라도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공사를 재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민주 기자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앞서 제시한 요구사항 9가지 중 하나라도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공사를 재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민주 기자

서울시가 중재에 나섰지만 시공사업단과 조합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는 분위기다. 조합이 공사중단 직전인 지난달 14일 갈등의 최대 쟁점인 '공사비 증액'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시공사업단에서 '소송 취하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히면서 양측 간 견해차는 평행선을 이어가고 있다.

조합은 공문을 통해 "사업 파행을 막고자 시공사업단에 연석회의를 제안한다"며 "공사비를 3조2000여억 원으로 하고 이후 공사비 검증 절차를 진행해 산출된 금액 기준으로 확정하자"고 밝혔다. 이외에도 이주한 주민들의 전세대출 이자 지원과 빠른 일반분양 진행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시공사업단은 조합의 진의가 의심된다며 사업 정상화를 위해서는 조합이 실질적인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공사비 증액을 인정하겠다면 먼저 '공사계약 무효확인 소송'부터 취하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이후에도 조합 측과 아무런 대화를 하지 못했다. 중재에 나선 서울시를 통해 서면으로만 의견 교환을 하고 있다"며 "시공사업단이 요구하는 바는 한결같다. 앞서 제시한 요구사항 9가지 중 하나라도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공사를 재개하지 않겠다. 공사 중단은 어떤 추후의 협상을 위한 방법이 아닌 최후의 수단이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고 말했다.

시공사업단의 요구사항은 △공사변경 계약서의 유효성 인정 △공사비 재검증 △공기 연장에 따른 추가 공사비 기발생 손실분 협의 △상가 대표 단체와 조합의 분쟁 종료 확인 △추가 공사지연 방지를 위한 감리단의 자재 승인 근거자료 제공 등이다.

한편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는 지난달 15일 조합과 시공사업단의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갈등으로 인해 중단됐다. 양측은 지난 2016년 총회에서 2조6000억 원의 공사비를 의결하고, 지난 2020년 6월 약 5600억 원 증액한 3조2000억 원대로 계약을 변경했다.

현 조합은 증액 계약 체결 직후 조합장이 해임됐다는 점을 근거로 증액 계약서가 적법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시공사업단은 증액 계약이 조합 총회 의결을 거쳤고 관할 구청의 인가까지 받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한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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