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중 나스닥 13.3%↓,S&P500 8.8%↓, 다우 4.9 %↓...전문가 "약세장 진입"전망
29일(현지시각) 아마존의 주가가 14% 이상 급락하면서 뉴욕 주식시장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뉴시스 |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뉴욕 주식시장의 주요 지수가 29일(현지시각) 전자상거래업체로 시가총액 3위 기업인 아마존의 주가가 14% 이상 급락하는 여파로 크게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4% 이상 떨어지면서 4월 한 달 간 13% 이상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에 비해 2.77%(939.18포인트) 내린 3만2977.21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에 비해 3.63%(155.57) 떨어진 4131.93으로 마감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17%(536.89포인트) 떨어진 1만2334.64로 장을 마쳤다.
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올들어 사상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웠다.S&P500지수와 다우지수는 각각 4월 한 달간 8.8%, 4.9% 하락하면서 2020년 3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한 달간 13.3%가량 하락해 2008년 10월 이후 최악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올들어 4월 말까지 S&P500은 13.3%, 나스닥지수는 약 21.2% 떨어졌다. 다우지수는 약 9.3% 내렸다.
이날 S&P500 지수 11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특히 자유소비재 관련주가 5.92% 추락했고, 부동산과 기술 관련주도각각 4.9%, 4.14% 떨어졌다. 통신(-3.58%)과 금융(-3.41%), 유틸리티(-3.01%) 관련주도 3% 이상 밀렸다.
투자자들은 대형 기술 기업들의 실적과 물가 지표, 금리, 중국의 코로나 확진자 급증, 우크라이나 전쟁 등 주식시장을 엄습한 다양한 역풍을 주시했다. 우선 대형 기술주의 부진한 실적과 실적 예상으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주식 시장 전체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아마존은 7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힌 이후 주가가 14.58% 폭락했다. 아마존의 주가 하락률은 2006년 7월 이후 최대였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경제 재개로 온라인 쇼핑이 정체된 데다 영업비용은 매출에 비해 더 빨리 증가하면서 2분기 매출 전망치도 예상치를 밑돌면서 투자자 심리가 악화된 것도 주가 폭락의 요인으로 지목됐다.
전날 장 마감 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애플 주가도 3.66% 떨어졌다. 회사 측이 공급망 사태가 3분기 매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한 게 도화선이 됐다. 인텔은 회계연도 2분기 실적에 대한 부진한 가이던스를 제시한 후 6.94% 추락했다.
이밖에 마이크로소프트가 4.18% 하락했고, 구글 모기업 알파벳과 반도체 칩메이커 엔비디아는 각각 3.72%, 6.24% 떨어졌다. 메타플랫폼(페이스북)은 2.56%, 테슬라는 0.77% 내렸다. 석유메이저 셰브런과 엑손모빌은 모두 예상치를 밑돈 실적을 내놓아 주가는 3.16%, 2.24% 떨어졌다.
지난달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지난해 3월에 비해 6.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고객이 결제하기 위해 신용카드를 주고 있다./미국 상무부 |
물가지표 상승도 투자자들의 우려를 높였다. BMO캐피털의 브라이언 벨스키 수석전략가는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지금까지 전체 실적이 견실하다고 보고 있지만 긍정적인 결과들이 인플레이션과 Fed와 관련된 더 폭넓은 일부 우려들의 그늘에 가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는 40년 만에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Fed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 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상무부에 따르면, 3월 PCE 가격 지수는 지난해보다 6.6% 상승해 2월(6.3%)보다 올라갔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6.4%)를 웃돈 것이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 지수는 월가 예상치를 조금 밑돌아 상승세가 조금 주춤한 모습을 나타냈다. 3월 근원 PCE 가격 지수는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5.2% 상승해 2월(5.3%)보다 낮았고 전문가 예상치(5.3%)도 밑돌았다.
근원 물가가 여전히 Fed 목표 2%를 크게 웃도는 5%를 넘어서면서 미국 국채금리는 다시 상승했다. 만기 10년인 미국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9bp(=0.09%포인트) 이상 올라 2.92%까지 상승했으며, 2년물은 장중 12bp(=0.12%포인트) 이상 올라 2.75%까지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주식시장의 조정장세가 예상보다 더 심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CNBC에 따르면, 마켓필드자산운용의 마이컬 샤울( Michael Shaoul)회장은"현재의 시장 실적은 오래가고 고통스런 조정에서 뭔가 더 골치아픈 것으로 전환하겠다는 위협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샤울은 "예를 들어 2020년 3월에는 급락과 급속 회복이 있었지만 현재의 사태는 지난해 랠리 동안에 뛰어든 투자자들에게 오랫동안 손실을 줄 것 같다"면서 "지금은 '서서히 진행되는 약세장'으로 보는 게 최상"이라고 평가했다.
그의 말마따나 나스닥은 고점 대비 23.9% 급락했고 S&P500은 14.3%, 다우는 10.8% 하락했다.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 약세장(베어마켓), 10% 이상 떨어지면 조정장으로 본다.
이에 따라 미국 은행인 뱅크오브에메리카는 연말 S&P500 지수 목표를 기존 보다 100포인트 낮춘 4500으로 수정했다.
jacklondon@r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