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말레이시아산 팜유 비축분 확보"
인도네시아 정부가 용유와 RBD 팜올레인뿐만 아니라 팜유원유(CPO)와 RBD 팜유까지 모두 수출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식품 가격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뉴시스 |
[더팩트|문수연 기자] 인도네시아 정부가 식용유와 RBD 팜올레인뿐만 아니라 현지시각 28일 0시부터 팜유원유(CPO)와 RBD 팜유까지 모두 수출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식품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28일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무역부는 전날 식용유 등 수출 중단에 관한 공식 규제령을 발표하면서 팜유원유, RBD 팜유, RBD 팜올레인, 사용한 식용유(used cooking oil·UCO)의 수출을 무기한 금지한다고 밝혔다.
아이를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 장관은 지난 26일 식용유와 원료물질인 RBD 팜올레인만 인도네시아 모든 지역 식용유 가격이 리터(L)당 1만4000루피아(1230원)에 도달할 때까지 수출을 중단한다고 밝혔지만, 하루만에 팜유원유(CPO)와 RBD 팜유까지 품목을 확대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으로, 공급량이 전 세계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에 따라 국제 식용유 가격이 치솟고 식료품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관세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달 팜유 수입량은 6만2192t이다. 수입액은 9038만 달러로 t당 가격은 1453달러다.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0년 1월 이후 최고치로, 기존 최고치는 지난해 12월 1351달러였다.
지난달 국내 팜유 수입량 중 인도네시아 수입량은 3만5283t으로 전체의 56.7%에 달한다. 말레이시아 수입량은 2만6865t으로 43.2%를 차지했다.
국내 라면업계 1~3위 업체인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은 말레이시아산 팜유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팜유는 약 80%가 식용유지로, 튀김용, 마가린, 쇼트닝(제과·제빵 등에 사용되는 식용 가공 유지), 버터 대체품 등으로 사용된다.
다만 국내 식품 업체들은 대부분 말레이시아산 팜유를 사용하고 있으며 3~4개월치 비축분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가에서 팜유 비중이 10~15%를 차지하는 라면의 경우 가격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업계 1~3위인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모두 말레이시아산 팜유를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당장 국내 식품 생산에 차질이 있지는 않지만 인도네시아 팜유 수출 금지 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대체재인 말레이시아산 팜유도 추후 오를 수 있어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장기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출 중단이 지속될 경우 무역수지에 타격이 크고, 팜유 저장시설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최대 한 달 이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