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빗·고팍스 등 거래 수수료 무료 카드 꺼내
최근 가상자산 투자 열기가 사그라지면서 가상자산거래소들이 수수료 인하 카드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가상자산거래소 업계에서 수수료 인하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이익이 대부분 거래 수수료에서 나왔던 만큼 그동안 수수료 인하에 대한 적극적 움직임이 없었지만, 최근 가상자산 투자 열기가 사그라지면서 수수료 인하 카드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고팍스는 오는 28일 원화마켓 개장과 동시에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실시한다.
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 21일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심사위원회 심사 결과 고팍스에 대한 원화마켓 변경 신고 수리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고팍스는 오는 28일부터 원화마켓을 재개한다.
고팍스는 지난해 실명계좌를 획득하지 못해 원화마켓이 폐쇄되자 지난해 10월부터 비트코인 마켓 수수료를 무료화했는데, 이를 원화마켓까지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이미 가상자산거래소 코빗도 거래수수료 무료에 나섰다. 코빗은 지난 21일부터 '메이커' 주문의 거래 수수료를 없앴다. 메이커 주문에는 테이커(시장가) 주문 외 지정가, 조건부 주문 등이 포함된다. 메이커는 테이커(시장가)와 달리 주문 즉시 체결되지 않고 호가창에 존재하지 않는 가격을 제시해 오더북(호가창)에 유동성을 제공하는 주문이다.
아울러 메이커 주문에 대해서는 체결 금액의 0.05%만큼 원화 포인트로 지급하기로 했다. 거래가 성사되면 거래소가 오히려 소비자에게 돈을 준다는 얘기다. 다만 메이커 거래 수수료는 없앴으나 시장가 거래 수수료는 0.05% 인상했다.
가상자산거래소 코빗과 고팍스가 수수료 무료에 나선 가운데 이러한 움직임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지 주목된다. /더팩트 DB |
이처럼 가상자산거래소들이 거래 수수료 인하 카드를 꺼내는 것은 올해 들어 가상자산 투자 열기가 줄어든 영향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또한 그동안 증권사나 증권 거래소에 비해 수수료가 높아 이에 대한 비판을 받아온 만큼 이러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4대 거래소의 평균 수수료는 0.16%로, 글로벌 거래소인 바이낸스(0.065%)와 FTX(0.033%)보다 최대 4.8배가량 비싸다. 주요 증권사 평균 수수료(0.04%)보다도 4배 높은 수준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수수료 인하 움직임 확산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거래소 이익의 대부분이 수수료에서 나오는 만큼 쉬운 결정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는 소형 거래소가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펼치는 마케팅"이라며 "수수료 변경으로 인해 기업 이익이 크게 변할 수 있어 대형 거래소들의 경우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수수료 인하 결정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며 "아직까지 '수수료 무료'는 검토하고 있지는 않고 있으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