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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 엎친 데 中 봉쇄 덮쳤다…치솟는 달러에 물가 비상
입력: 2022.04.27 11:40 / 수정: 2022.04.27 18:46

원·달러 환율 27일 오전 1260원 돌파…연일 연고점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7원 오른 1261.5원에 개장한 뒤 1263원까지 가파르게 올랐다. /뉴시스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7원 오른 1261.5원에 개장한 뒤 1263원까지 가파르게 올랐다. /뉴시스

[더팩트│황원영 기자] 원·달러 환율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250원을 넘어선 지 하루 만에 1260원까지 돌파하면서 물가 등 한국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27일 오전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62~1263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에 비해 10.7원 오른 1261.5원에 개장한 뒤 1263원까지 가파르게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260원을 넘은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직후인 2020년 3월24일 이후 2년 1개월 만이다.

유로와 엔 등 주요 6개국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26일(현지시각) 102선을 넘어 2020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전날에 비해 0.57% 상승한 102.350을 기록했다.이는 2020년 3월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2022년 1월 이후 미국달러 인덱스와 원달러 환율 추이. 사진=신한금융투자
2022년 1월 이후 미국달러 인덱스와 원달러 환율 추이. 사진=신한금융투자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하자 지난 25일 외환당국은 "수급주체별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그러나 당국의 구두개입에도 상승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달러 강세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통화긴축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Fed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공식화했다. 시장은 오는 6월 FOMC에서 0.75%포인트 추가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망대로 미국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고 6월 0.75%포인트 올릴 경우 현 한국 기준금리(1.5%)를 웃도는 한미간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한다. 이 경우 환율상승과 자본 유출, 증시 하락 등이 불가피해진다.

중국발 악재도 가세했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상하이를 전면 봉쇄하고 수도 베이징까지 부분 봉쇄했다. 이에 위안화 가치 하락과 경기 침체 우려가 나오면서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 당초 봉쇄 조치는 이달 초 해제될 예정이었으나 오히려 장기화하면서 중국 경제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지난 2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위험회피 심리가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경제 위기 수준인 달러당 1300선을 예상했다. 원화 강세를 이끌만한 요소가 부재한 상황에서 대외 악재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미 연준의 공격적인 통화정책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달러 강세 근거로 합류했다"며 "중국의 봉쇄 조치가 글로벌 공급망을 훼손할 수 있고 경기 둔화로 이어질 것으로 시장이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승연 우리은행 연구원은 "5월 FOMC 회의를 앞두고 자본시장에서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대한 베팅을 지속하는 가운데 강달러 압력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봤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250원을 상회하면 1300원까지 고점을 열어놔야 한다"면서 "코로나19 당시 1296원까지 올랐는데, 당시와 비교했을 때 펀더멘털이 더 좋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당장 국내 물가에 비상등이 켜진다. 이미 국내 물가는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병목 등의 영향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1% 뛰었다.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인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금지 결정으로 원료 대란에 불이 붙었고, 전세계 곡물 시장의 15%를 차지하는 우크라이나 옥수수와 밀 농사가 차질을 빚으며 국제 곡물가격도 급등한 상태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앞으로 1년간 물가상승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1%로 집계됐다. 2013년 4월(3.1%)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높아지면 투자, 소비 등에 영향을 미치고, 물가 관리는 더욱 어려워진다.

한국투자증권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분기 3.8%에서 2분기 4.5%로 높아지고 3분기 4.2%, 4분기 3.6%를 기록해 연간으로 4%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이는 지난 2020년 0.9%, 지난해 2.2%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높은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로 전망했다.

수입에 의존하는 산업도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가 올해 평균 원·달러 환율을 1200원 수준으로 가정하고 시뮬레이션한 결과 민자발전의 영업이익률이 1.3%포인트 줄었다. 정유, 항공운송, 음식료, 통신, 건설, 철강도 영업이익률이 크게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산업의 경우 작년 유가 상승으로 영업이익률이 5.4%로 개선됐는데 평균 환율이 1200원이면 영업수익률 개선폭이 약 1.2%포인트 낮아졌다. 음식료 산업도 환율 상승시 실적이 저하될 전망이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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