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만에 모든 직책 내려놔…유봉석 서비스운영총괄, 해피빈 대표 선임
최인혁 전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사진)가 해피빈재단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더팩트 DB |
[더팩트|한예주 기자]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직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책임론이 불거졌던 최인혁 전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직에 이어 해피빈재단 대표직에서도 물러났다. 이로써 최 전 COO는 네이버와 관련된 모든 직책을 내려놓게 됐다.
18일 네이버에 따르면 최 전 COO는 최근 해피빈 대표직을 그만두겠다는 뜻을 회사에 전달하고 사퇴했다. 최 전 COO는 2014년부터 10년 가까이 해피빈을 이끌어 왔다.
최 전 대표는 1999년 네이버에 입사한 창립 멤버다.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는 삼성SDS 시절부터 함께 해온 인물로 최측근 인사로도 꼽힌다.
한때 유력한 차기 네이버 최고경영자(CEO)로 관측되기도 했지만, COO를 맡고 있던 작년 5월 직장내 괴롭힘에 따른 직원 사망 사건이 발생하면서 COO와 등기이사, 광고 부문 사업부인 비즈 CIC대표 등 본사 내 모든 직책에서 내려왔다.
당시 네이버 노조는 "최 전 COO 등 경영진이 문제를 알고서도 방조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최 전 COO가 네이버와 모든 직책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
다만, 최 전 COO가 기존에 맡고 있던 해피빈 대표직은 그대로 유지해 회사 안팎에서 사후조치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경영쇄신과 기업문화 개선을 약속한 네이버의 진정성에 의구심이 제기된 것이다.
해피빈에서는 또 다른 괴롭힘 사건이 터지기도 했다. 실장급 관리자의 폭언 탓에 직원들이 줄퇴사했다는 의혹이다. 이와 관련한 해피빈 대표인 최 전 COO의 책임론도 부상했다. 반면 회사에서 문제를 일으켰던 일부 퇴사 직원들이 앙심을 품고 가짜 의혹을 제기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해피빈은 자체 조사를 통해 직장내 괴롭힘은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성남지청에서도 관련 행위가 없었던 것으로 보고 해당 사안을 종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후임 해피빈 대표로는 유봉석 네이버 서비스운영 총괄이 맡기로 했다. 유봉석 해피빈 신임 대표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매일경제신문 기자를 거쳐 2007년 네이버에 입사했다. 후 미디어센터장, 서비스운영총괄 등을 지냈다.
네이버 관계자는 "최인혁 전 대표의 의사에 따라 회사와 최인혁 대표가 함께, 해피빈의 가치와 방향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재단 사업을 잘 연결시켜줄 적임자를 찾아왔다"며 "네이버 서비스운영총괄로서 네이버 전 조직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는 유봉석 총괄을 지난 3월 31일 자로 해피빈 대표로 선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