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이나 삼계탕 등에 사용되는 닭고기의 가격, 출고량, 생산량 등을 멋대로 조절한 한국육계협회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사업자단체 관련 사건 중 역대 최대 과징금 처분을 내리고 검찰에 고발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치킨이나 삼계탕 등에 사용되는 닭고기의 가격, 출고량, 생산량 등을 멋대로 조절한 사단법인 한국육계협회를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17일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 금지 행위를 한 혐의로 하림·동우팜투테이블·올품·체리부로·마니커·한강식품 등 육계협회에 가입된 6개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2억100만 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육계, 삼계 등 일반적인 식용 닭고기는 종계가 낳은 알에서 부화한 병아리를 일정 기간 사육해 도계를 거쳐 생산된다. 육계는 치킨, 닭볶음탕에, 삼계는 삼계탕에 사용되는 닭고기 신선육이다. 종계는 식용 닭고기를 생산하는 부모 닭이다.

육계 삼계 신선육 생산과정. /공정거래위원회

국내 최대 닭고기 제조·판매사업자들이 모두 구성사업자로 가입돼 있는 육계협회는 지난 2008년 6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총 40차례에 걸쳐 육계 신선육 판매 가격, 생산량, 출고량과 육계 생계 구매량을 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육계 신선육 판매 가격을 산정하는 제비용(인건비 등)과 생계 운반비, 염장(소금간)비 등 인상을 결정하거나 할인 하한선 설정, 할인 대상 축소 등을 결정해 구성사업자들의 가격 할인 경쟁을 제한했다.

또 시장에서 공급량 증가로 인한 판매 가격 하락을 막고자 신선육을 냉동 비축해 출고량을 제한했고, 판매 가격을 올리고자 시장에서 구성사업자들의 생계 구매량을 늘리기도 했다. 특히 명절을 전후로 출고량을 조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육계협회는 생산량 제한을 위해 육계 신선육의 핵심적인 생산 원자재인 달걀을 폐기하거나 병아리를 감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1주간 달걀을 최대 240만개 폐기했고, 2주간 병아리 1922만마리를 감축했다.

육계협회는 육계뿐만 아니라 삼계 역시 이러한 방식으로 17차례에 걸쳐 판매 가격, 출고량, 생산량을 조절했다. 닭고기 신선육 시세 상승을 위해 2차례에 종계 생산량을 제한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공정위가 육계협회에 부과한 과징금 12억100만 원은 사업자단체 금지 행위 사건 중 역대 최대 규모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치킨, 삼계탕 등 국민이 애용하는 식품에 사용되는 닭고기의 가격, 출고량 등을 결정한 행위를 적발해 시정명령을 내렸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국민 먹거리, 생필품 분야에서 물가 상승과 가계부담을 가중하는 법 위반 행위에 대해 감시를 강화하고, 강도 높게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