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 놓친 쌍방울그룹, '쌍용차' 잡을까…성공 의지 피력
  • 최수진 기자
  • 입력: 2022.04.11 18:05 / 수정: 2022.04.11 18:05
1년 만에 인수 재도전…최근 EY한영에 인수의향서 제출 끝내
이스타항공 인수전에서 스토킹 호스 방식 탓에 아쉽게 고배를 마신 쌍방울그룹이 1년 만에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들며 광림 키우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양선길 쌍방울그룹 회장의 모습. /더팩트 DB
이스타항공 인수전에서 '스토킹 호스' 방식 탓에 아쉽게 고배를 마신 쌍방울그룹이 1년 만에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들며 광림 키우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양선길 쌍방울그룹 회장의 모습. /더팩트 DB

[더팩트│최수진 기자] 이스타항공 인수전에서 '스토킹 호스' 방식 탓에 아쉽게 고배를 마신 쌍방울그룹이 1년 만에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계열사 광림과의 시너지를 고려한 결정으로, 이번 인수전에서는 반드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 쌍방울그룹, 1년 만에 '인수 재도전'…이번 인수전도 '스토킹 호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쌍방울그룹은 매각주간사 EY한영회계법인에 인수의향서(LOI)를 공식 제출했다. 쌍방울그룹의 매수자문사는 삼일PwC다. 쌍용차와 EY한영회계법인은 LOI를 제출한 인수의향자를 대상으로 예비 실사를 진행하며, 이후 매각 금액이 적힌 입찰서류를 받고 본입찰에 들어가게 된다.

쌍방울그룹은 특장차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 광림을 중심으로 인수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여기에 남산 그랜드 하얏트 및 알펜시아를 성공적으로 인수한 KH그룹도 참여한다.

쌍방울그룹이 인수에 참여한 것은 약 1년 만이다. 앞서 쌍방울은 지난해 상반기에도 계열사 광림을 중심으로 그룹 내 계열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스타항공 인수에 도전했다.

쌍방울그룹은 이스타항공 인수 당시 경쟁 상대인 '성정'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했으나 '스토킹 호스'가 발목을 잡았다. 당시 광림 컨소시엄은 우선협상자인 성정 측이 쓴 금액보다 100억 원가량 많은 1100억 원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우선매수권이 있던 성정이 광림 측에서 제시한 금액을 지불하기로 결정하면서 최종 인수에 실패했다.

이번 인수도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스토킹 호스란 조건부 인수 예정자가 존재하는 매각 방식으로, 우선 매수권자를 정한 뒤 본입찰에서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인수자를 선정할 수 있어 매각 무산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더 나은 조건을 써낸 응찰자가 있으면 기존 계약을 해지하는 것이 가능해 매각 주체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매각을 시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쌍용차 측은 이번주 내로 우선 매수권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쌍방울그룹은 스토킹 호스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스토킹 호스 계약 체결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다음주 중으로 우선 매수권자가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쌍방울그룹은 쌍용차 인수와 관련한 부정적 보도가 이어지자 이례적으로 광림 대표 명의의 입장문까지 발표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쌍방울그룹 제공
쌍방울그룹은 쌍용차 인수와 관련한 부정적 보도가 이어지자 이례적으로 광림 대표 명의의 입장문까지 발표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쌍방울그룹 제공

◆ "우리 의지는 강해" 쌍방울, 이례적 입장 발표까지

쌍용차 인수에 대한 쌍방울그룹의 의지는 강하다. 최근 일각에서 자금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자 입장자료를 내고 인수자금을 조달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쌍방울그룹은 지난 6일 "국내 메이저 증권사인 KB증권, 유진투자증권을 통해 4500억 원의 자금 조달을 완료했고, 이를 기반으로 적극적으로 인수를 준비하겠다"며 "이외에도 광림은 현재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투자제의가 지속 이어지고 있어 향후 자금확보도 안정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한, 주식 매도를 통해 차익실현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해명했다. 쌍방울그룹관계자는 "미래산업의 아이오케이 주식매도는 차익 실현이 아닌 손실을 감수한 매도"라며 "공시만 살펴봐도 알 수 있는 문제이나 일부 공시만 확인하고 오인한 것으로 보인다. 대응하기도 전에 다수의 매체로 번져버린 상황인데, 인수를 앞두고 예민한 상황인 만큼 일부 투자자들의 피해가 없도록 추측성 보도를 삼가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쌍용차 인수와 관련한 부정적 보도가 이어지자 이례적으로 광림 대표 명의의 입장까지 발표했다.

11일 성석경 광림 대표는 '쌍용차 인수전에 대한 호소문'이라는 제목의 입장자료를 통해 "쌍용차 인수전 참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며 "하지만 최근 시장 일각의 풍문과 일부 언론의 오보 등으로 기업의 명예와 주주의 가치가 훼손되고 있고, 이같은 근거 없는 소문과 가짜뉴스는 저희의 순수한 인수 의지는 물론 일부 투자자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앞서 밝혔듯 자체 및 자본조달을 통해 인수자금을 준비하고 있고, 현금자원 운영자금 및 예비자금 확보에 대해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 위축뿐 아니라 쌍용차 인수작업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진정성을 가지고 임하는 이번 인수전에는 앞으로도 다양한 난관이 있겠지만 최선을 찾아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하겠다. 쌍용차 인수를 계기로 국민적 신뢰를 높이고, 모범이 되는 건실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쌍방울그룹은 광림 규모를 키우기 위해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지난해 7월 광림은 미국의 라이드셀과 함께 세계 최초로 특수 산업용 차량을 위한 사업을 시작했고, 9월에는 캐나다의 운송 솔루션 제공업체인 GCN과 손잡고 전기 및 수소 특장차 사업에 진출했다.

쌍용차 인수는 이 같은 신규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광림의 주요 사업인 특장차는 제품의 특성상 완성차가 출고된 이후 분해 및 재조립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인수를 통해 광림이 쌍용차라는 완성차업체를 확보하게 될 경우 분해 및 재조립 과정을 거치지 않고 설계과정에서 완성특장차를 제조할 수 있게 돼 시간과 비용을 모두 줄일 수 있다.

특히, 현재 40개국에 수출을 하고 있는 광림의 입장에선 특장차의 출고 시기 조절이 가능하며, 원가절감에 따른 가격경쟁력 또한 확보할 수 있어 글로벌기업으로의 성장도 기대된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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