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원 이상 고액 연봉자는 총 11명…하이브만 5명
방시혁 이수만 박진영 양현석(왼쪽부터)이 각각 최대주주로 있는 국내 엔터4사(하이브·SM엔터테인먼트·JYP엔터테인먼트·YG엔터테인먼트)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5억 원 이상 연봉을 수령한 고액 연봉자는 총 11명으로 집계됐다. |
한국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이른바 K-콘텐츠가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세계인의 환호를 이끌어 내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이 한류 콘텐츠의 대표 아이콘으로 우뚝 선 가운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등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신한류 콘텐츠가 세계 시장의 자본을 움직이고 있다. 아이돌 그룹과 영화, 그리고 드라마까지 다각화 된 한류 콘텐츠 산업은 국내는 물론 해외 주식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더팩트>는 세계화된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 이면의 비즈니스를 다각도로 분석하는 '엔터Biz'를 통해 집중분석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세계 K팝 시장을 선도하는 국내 엔터테인먼트업계 지난해 '연봉킹'은 하이브 소속 수석 프로듀서 피독(본명 강효원)이 차지했다. 방탄소년단(BTS)의 프로듀서로 널리 알려진 작곡가 피독은 지난해 스톡옵션을 포함해 연봉 400억 원 가량을 수령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엔터 4사(하이브·SM엔터테인먼트·JYP엔터테인먼트·YG엔터테인먼트)의 지난해 사업보고서 따르면 임직원의 연봉 공시 의무를 갖는 보수지급금액 5억 원 이상을 수령한 엔터사 임직원은 총 11명으로 집계됐다.
먼저 하이브는 총 5명의 고액 연봉자를 배출했다. 피독 수석 프로듀서가 400억7700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해외 사업을 총괄하는 윤석준 글로벌 CEO가 392억2900만 원, 2009년 입사 후 줄곧 매니지먼트 업무를 담당한 김신규 매니지먼트 총괄(CAMO)이 278억 원을 수령해 뒤를 이었다.
이들은 모두 과거에 수령 받았던 회사 주식을 지난해 스톡옵션으로 행사하면서 연봉이 크게 오른 형태다. BTS의 히트곡들을 작곡하고 기획 단계부터 함께 했던 피독은 지난해 급상여로 1억4800만 원을 받았지만 스톡옵션으로만 399억 원 가량을 행사하면서 '연봉킹'에 올랐다. 윤 CEO와 김 CAMO 역시 스톡옵션으로 각각 383억 원, 274억 원 가량을 행사했다.
이 외에도 하이브의 신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끄는 민희진 브랜드 총괄(CBO)과 박지원 하이브 대표이사가 각각 5억2600만 원과 5억900만 원의 급여를 수령했다. 'BTS 아버지'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은 하이브로부터 급여를 받지 않았다. 다만 하이브의 최대주주(31.80%)로서 시가총액(약 12조 원) 기준 주식평가액을 계산하면 4조 원에 달한다.
피독(본명 강효원) 하이브 수석 프로듀서는 그룹 방탄소년단(BTS) 대부분의 곡을 작사 작곡하고 키워낸 1등 공신으로 꼽힌다. 지난해는 스톡옵션으로만 399억 원을 행사하면서 엔터업계 '연봉킹'에 올랐다. /하이브 제공 |
최근 주주 갈등을 겪은 SM엔터테인먼트는 이성수 탁영준 공동 대표이사를 비롯해, 지난해 퇴임한 김영민 전 SM 총괄사장, 키이스트로 이직한 남소영 전 SM 이사 등 4명이 5억 원 이상의 연봉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성수 탁영준 공동 대표이사는 각각 7억6200만 원, 7억4900만 원의 연봉을 챙겼으며 이중 상여가 5억 원에 달했다.
김 전 SM 총괄사장과 남 전 SM 이사는 퇴직금으로 각각 5억1700만 원(20년5개월 근무), 2억6000만 원(15년2개월 근무)을 수령하면서 고액 연봉자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김 전 총괄사장은 17억4000만 원, 남 전 이사는 8억9000만 원의 연봉을 받았다.
SM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18.48%) 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는 서류 상으로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다만 100% 지분을 보유한 사실상 개인회사 라이크기획이 지난해 25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이 프로듀서 본인도 두둑한 금액을 챙겼다.
비등기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가수 강타(본명 안칠현)와 보아(본명 권보아)의 연봉은 공시되지 않았다. 다만 보아는 지난해 6000주의 스톡옵션을 행사하면서 1억4000만 원 가량의 차익을 냈다. 강타는 보유 중인 6000주를 아직 행사하지 않았다.
가수 박진영이 최대주주(15.79%)로 있는 JYP엔터테인먼트는 정욱 대표이사와 박진영 사내이사가 각각 5억7840만 원, 8억3761만 원의 연봉을 수령하며 고액 연봉자에 등재됐다. 아티스트 앨범 기획 및 신규 아티스트 발굴 등에 뛰어난 공로를 세운 임원에게 지급하는 상여를 통해 모두 상여금으로만 4억 원을 챙긴 결과다.
2019년 원정도박 혐의, 2021년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의 마약 구매 의혹 수사를 무마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은 양현석 전 YG 대표의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연봉 5억 원 이상을 수령한 임직원을 배출하지 못했다.
양 전 대표는 2019년 재판 이후 사내이사를 그만두면서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지만 최대주주(20.78%) 자리는 유지하고 있다. 시가총액(약 1조1500억 원) 기준 그의 주식평가액은 2300억 원 수준이다.
한편 엔터4사 중 직원들의 평균 급여 역시 하이브가 9700만 원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SM엔터테인먼트(7143만 원)와 JYP엔터테인먼트(6130만 원)가 뒤를 이었으며, YG엔터테인먼트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5000만 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