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텍스서 챔피언 꿈꾸던 소년…2022년 봄 V10 새 역사 열다
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1 전시장에서 열린 '2022 LCK 스프링' 결승전에서 T1 '페이커' 이상혁이 우승컵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LCK 제공 |
[더팩트 | 최승진 기자] '2022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2022 LCK 스프링)'에서 우승을 하려는 T1 '페이커' 이상혁(26)의 집념은 대단했다. 지난달 30일 열린 결승전 미디어데이에서 이상혁은 "정규 리그와 플레이오프 모두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 결승전에서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LCK 역사상 처음으로 한 명의 선수가 10회 우승을 달성하는 대기록 때문만은 아니었다. 여기에는 9년 묵은 사연이 있다.
17살 때 경기도 킨텍스에서 본 '2013 LCK 스프링(구 2013 롤챔스 스프링)' 결승전은 이상혁에게 새로운 길을 가리키는 별이 됐다. 지난 2012년 말 SK텔레콤 T1에 입단한 그는 이듬해 열린 '2013 LCK 스프링' 결승전을 무대가 아닌 관객석에서 보며 꿈을 키웠다. 그는 '2022 LCK 스프링' 결승전 직전 인터뷰를 통해 "다시 이곳에 와서 결승전을 한다는 게 큰 의미가 있다. 그만큼 더 우승하고 싶다"고 했다.
T1은 지난 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2 LCK 스프링' 결승전에서 젠지를 3-1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로써 T1은 LCK 10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주장 이상혁은 LCK 역사상 처음으로 한 명의 선수가 10회 우승을 달성하는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이상혁은 지난 2013년 데뷔해 현재까지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백전노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를 처음 만난 건 지난 2013년 10월 미국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2013 롤드컵(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 현장이었다. 당시 소속팀 SK텔레콤 T1은 중국 로열클럽 황주와 만나 3-0으로 완승했고 이상혁은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한국 e스포츠에 혜성같이 나타난 신예였던 그에게서 이제는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진다. 이상혁은 2022 스프링 스플릿을 통해 LCK 사상 첫 개인 통산 700경기(세트 기준) 출전, LCK 최초 2500킬, LCK 통산 450승 등 새로운 기록을 세우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T1은 '2022 LCK 스프링' 우승으로 다음 달 부산에서 열리는 '2022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2022 MSI)'에 나간다. MSI는 전 세계 12개 지역 스프링 스플릿 우승팀이 한자리에 모여 자웅을 겨루는 대회다. 이 경기 또한 이상혁에게 특별하다. 한국에서 열린 국제대회에 참가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수많은 국제대회에 출전한 그지만 유독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와는 인연이 없었다. 그의 기록행진은 어디까지일까. '백전노장' 이상혁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