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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K' 2조 배터리 분쟁 후 1년…글로벌 무대서 K-배터리 진검승부
입력: 2022.04.07 00:00 / 수정: 2022.04.07 00:00

2년간 이끈 소송 합의 후 양사 분사·상장·공격적 투자 '발빠른 움직임'

LG와 SK가 2년간의 배터리 분쟁의 역사를 매듭지은 날 이후로 만 1년이 됐다.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와 SK가 2년간의 배터리 분쟁의 역사를 매듭지은 날 이후로 만 1년이 됐다. /LG에너지솔루션 제공

[더팩트|정문경 기자] 지난해 4월11일 합의금만 2조 원에 달하는 LG에너지솔루션(LG)과 SK이노베이션(SK)간 장기간의 배터리 분쟁이 극적 타결를 이룬지 1년이 지났다.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배터리 제조사 간 갈등이 봉합된 이후 업체 간 경쟁 무대는 더는 국내가 아닌 글로벌 시장으로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시장 선점이라는 공통의 목표 아래 선의의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7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와 SK가 2년간의 배터리 분쟁의 역사를 매듭지은 날 이후로 만 1년이 됐다. 지난 2019년 LG는 SK가 자사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2월 ITC가 LG의 손을 들어줬다. 준사법기관인 ITC의 판결에 따라 SK는 향후 10년 간 미국 내 배터리 수입·생산이 전면 금지될 운명이었지만, SK가 LG에 합의금 2조 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하면서 모든 소송절차가 마무리됐다. 국내외 쟁송을 모두 취하하고 향후 10년간 추가 쟁송도 하지 않기로 했다.

LG와 SK의 분쟁은 2017년 '인재유출' 문제로 시작됐다. LG는 SK가 핵심인력을 빼내어 영업비밀을 가로챘다며 전직금지 가처분소송을 냈고 승소했다. SK는 경력직 공개채용을 통한 자발적인 이직일 뿐 기술 유출은 없었다며 맞섰다. 2년 만에 100여 명의 인력이 SK로 빠져나가자 2019년 LG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 제소했다.

LG는 SK의 미국 사업에 제재를 가하고자 ITC에 제소를, 금전적 손해배상을 위해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 민사소송을 진행했다. LG는 국내에서도 산업기술 유출을 이유로 SK를 고소했고, SK는 명예훼손 손해배상을 청구하며 맞대응했다. 이어 양사는 각각 ITC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며 갈등이 심화됐다.

결국 지난해 2월 ITC는 SK의 영업비밀침해 및 증거인멸 정황을 확인해 '미국 내 배터리 수입·생산 금지 10년'을 명령했다. 양사가 합의하면 ITC의 결정이 무효가 될 수 있다. 배상금 합의는 LG 측이 3조 원 이상, SK 측은 1조 원을 고수하며 결렬됐다.

당시에 양사는 ITC의 결정을 무효로 만들 수 있는 미국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두고 로비까지 치열하게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비영리 연구기관 '정치 반응센터(CRP)'에 따르면 지난해 SK는 65만 달러(약 7억2000만 원), LG는 53만2000달러(약 6억2000만 원)를 로비자금으로 투입했다고 한다. SK가 조지아주 공장을 철수하면 일자리 2600개를 잃게 된다고 호소하자 LG는 공장을 인수할 의지를 보이며 견제했다. 분쟁은 조지아주 정치권과 자동차 업체들의 압박까지 더해져 조지아주 고용 문제로 번져갔다.

그러다 지난해 4월 11일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한을 하루 앞두고 마침내 양사의 합의가 성사됐다. 미국 정부의 압력과 한국 정부의 중재가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은 조지아주 일자리 감소 문제와 배터리 공급 부족 우려로 정치적 부담을 느껴 양사에 합의를 요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수 개월간 미 행정부 관리들이 SK와 LG 대표단과 만나 합의를 중재하기도 했다.

LG와 SK는 지난 2011년부터 배터리 사업 관련 특허 및 기술유출 갈등을 빚어 왔다. /SK온 제공
LG와 SK는 지난 2011년부터 배터리 사업 관련 특허 및 기술유출 갈등을 빚어 왔다. /SK온 제공

◆ 2011년부터 이어진 배터리 분쟁 역사

LG와 SK간 배터리 사업 관련 분쟁은 역사가 깊다. 2011년부터 배터리 사업 관련 특허 및 기술유출 갈등을 빚어 왔고 소송전을 끊임없이 진행해 왔다. LG화학은 당시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자사 리튬이온분리막의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냈다. SK이노베이션은 특허심판원에 LG화학 특허 관련 무효심판을 청구하며 맞불을 놨다.

첫 번째 대결은 LG화학의 패배였다. 이듬해 특허심판원은 LG화학의 특허에 대해 무효를 결정했고 LG화학은 해당 심결을 최소해달라는 소송을 특허법원에 제기했다. 하지만 특허법원은 2013년 LG화학이 제기한 무효심결 취소 소송을 기각했고, 회사 측은 대법원에 상고했다. 법원은 SK이노베이션의 손을 연달아 들어줬고, LG화학은 연달아 항소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같은 양사간 소송전은 2014년까지 이어졌다. 결국 권영수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과 김홍대 SK이노베이션 소형전지사업부장이 전격적으로 합의를 하면서 소송전은 일단락됐다. 양사는 국내 기업간 갈등이 전체 국익 측면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종결 합의로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 양사, 자금 조달·사업 집중을 위한 분사…"글로벌 1위 목표"

지난 2020년 12월 LG화학에서 배터리사업을 물적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이 첫 출범을 했다. 이후 지난 1월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작업까지 마무리했다.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SK이노베이션도 지난해 10월 배터리사업 분사를 마무리했다. 분할법인인 SK온도 물적분할 방식을 채택했다. 당시 두 회사의 물적분할을 두고 각사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주주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LG화학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소액주주들은 당시 분할회사의 지분을 나눠갖는 '인적분할'을 요구했다. 한때 100만원을 넘보던 LG화학의 주가는 70만원대까지 주저앉기도 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 소액주주들은 분할에 반대는 하되 인적분할을 요구하진 않았다. 물적분할을 택하면 새로운 자금조달을 보다 용이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상장을 할 경우 인적분할보다 더 많은 주식을 시장에 내놓기도 편하다. 제3자를 새로운 주주로 맞이하기에도 유리하다.

기업공개(IPO) 시점을 놓고 양사는 방향이 달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속도전', SK온은 '지연전'에 나섰다. 당초 LG에너지솔루션은 빠르면 연내에 상장도 할 참이었지만 최근 GM의 전기차 리콜에 대한 책임문제가 불거지면서 상장 시기가 다음해 1월이 됐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SK온의 분할로, SK이노베이션은 모든 사업부를 분사하며 명백한 지주사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으로서는 모든 사업부를 분사해 지주할인에 대해서는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유럽과 북미 시장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SK온 제공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유럽과 북미 시장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SK온 제공

◆ 해외영토 늘리는 'K-배터리'…위협하는 중국업체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유럽과 북미 시장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20년부터 GM(제너럴 모터스)과 합작 공장을 짓고 있으며, 최근 스텔란티스와 함께 캐나다 온타리오 공장에 4조8000억원을 투입키로 하고, 아울러 미국 애리조나에도 1조7000억원을 들여 '원통형' 배터리 공장을 단독으로 짓는다. 두 건의 신규 투자까지 마무리 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025년 이후 북미에서만 전기차 250만대에 탑재할 수 있는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SK온은 배터리 단독 생산을 위해 조지아주에 제1공장과 2공장을 각각 가동 및 건설하고 있으며, 포드와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해 합작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SDI도 스텔란티스와 연산 23GWh 규모의 생산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세계 배터리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점유율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선두는 중국 배터리 제조사인 CATL가 지키고 있다. 최근 시장 점유율에서 중국 배터리 제조사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CATL과의 시장 점유율 격차가 전년 대비 14%포인트 가까이 벌어진 데다 3위 BYD의 거센 추격에 시달리고 있다. 다른 중국업체인 BYD와 CALB, 궈쉬안도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계의 압박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국내 3사가 어떻게 적절히 대응해 나갈 지 관심있게 지켜볼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jmk010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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