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차 10대 중 3대 법인 구매
지난해 평균 판매 가격 4억 원대 이상인 초고가 수입차 브랜드 판매 대수가 역대 최대인 1542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85%가 법인·사업자가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지난해 평균 판매 가격 4억 원대 이상인 초고가 수입차 브랜드 판매 대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2021년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초고가 수입차 브랜드(벤틀리, 페라리, 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 애스턴마틴, 맥라렌, 로터스)의 판매 대수는 2020년 1234대에서 25.0% 늘어난 1542대를 기록했다. 이는 연간 기준 최대 기록이다.
특히, 지난해 신규 등록된 초고가 수입차 가운데 전체의 85%가 법인·사업자가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 주체별 승용차 구매 증감률도 법인·사업자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개인의 신차 구매는 전년 대비 13.0% 줄어든 반면, 법인·사업자의 구매는 같은 기간 1.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사업자가 자가용으로 구매한 차량의 경우 국산차 대수는 4.0% 줄었지만, 수입차는 오히려 5.6% 증가했다. 공유차, 장기렌트 등 사업용 구매 대수 역시 같은 기간 2.8% 늘었다.
정만기 KAMA 회장은 "최근 슈퍼카 등 고가 수입차량 판매 급성장세는 수요 고급화, 개성화 추세에도 기인하지만, 법인과 사업자에 대한 세제지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며 "업무용으로 차량을 구매한 후 실제로는 가족 등의 자가용으로 편법 이용함으로써 세금 혜택이 고가 수입차 구매자들에게 돌아가는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선 업무용 승용차 손금 인정 시 차량 가격 상한선을 두는 등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완성차 업계 안팎에서 개인용도로 사용되는 이른바 '무늬만 법인차' 논란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같은 해 8월 말 기준 전국에 등록된 시가 3억 원 이상 자가용 승용차 가운데 2851대가 법인 차량으로 확인됐다. 이는 3억 원 이상 승용차 전체 등록 대수(3405대)의 83.7%에 달하는 수치다.
신규 등록된 1억 원 이상 법인차량 수도 지난 2016년 1만5511대에서 지난해 8월 기준 2만4708대로 2년 새 약 63%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법상 업무용 승용차는 업무용으로 사용한 비중만큼 지출로 처리, 해당 비용을 과세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법인들이 해당 규정의 허점을 이용해, 초고가 수입차를 법인차량으로 구매한 이후 오너나 임원들이 개인차로 유용하는 사례가 매년 적발되면서 법 제도 개선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탈세 의혹'이 끊이지 않는 법인차 문제를 해소하겠다며 법인차량 번호판 구분 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국내 자동차 판매 대수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전년 대비 9.0% 줄어든 173만5000대를 기록했다. 보복 소비 등으로 신차 구매수요가 앞당겨진 2020년의 역기저 효과와 더불어 공급망 차질에 따른 출고지연의 영향 등으로 최근 5년 평균(182만2000대)의 90%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2021년 내수 판매액은 76조6000억 원으로 같은 기간 1.8% 증가했다. 평균 신차 판매가격은 4420만 원으로 처음으로 4000만 원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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