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 관련 공지사항 홈페이지서 삭제…'20% 사과쿠폰' 발행은 없어
무신사 부띠끄는 논란 3개월 만에 가품 판매를 인정해 1년 만에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지난해 3월에는 여성 고객에게만 할인쿠폰을 발행해 비판을 받았다. 사진은 동대문 현대백화점면세점에 입점한 '무신사 DF' 매장. /더팩트 DB |
[더팩트│최수진 기자] 1세대 패션 플랫폼이자 거래액 기준 업계 1위 무신사가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여성 고객에게만 할인 쿠폰을 발행해 남녀갈등을 조장하는 성차별 문제를 일으킨 지 1년 만에 이번에는 고객 피해로 이어진 '짝퉁 판매'로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무신사가 소비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무신사, 1년 만에 또 논란 발생…'고객 차별→짝퉁 판매'
무신사가 네이버 손자회사인 크림(리셀플랫폼)과의 대립을 끝내고 가품 판매를 인정했다. 지난 1일 무신사는 "피어 오브 갓에 무신사 부티크가 판매한 '에센셜 티셔츠' 등 6개 상품의 정·가품 판정을 의뢰했고 모두 정품으로 판정할 수 없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신사를 믿고 에센셜 상품을 구매해 불편을 겪으신 모든 고객분들께는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앞으로는 관세청 산하 무역관련지식재산보호협회(TIPA)와 협업해 정품 감정 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 글로벌 브랜드와 파트너십 체결을 바탕으로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제품 공급 시스템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크림에서 무신사 판매 제품이 가품일 수 있다는 의견을 제기한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무신사는 줄곧 '100% 정품'이라는 주장을 고수해왔다. 당시 무신사는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서도 '네이버 크림 허위사실 적시', '네이버 크림을 상대로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할 방침' 등을 언급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지난 2월 당시 게재한 크림 관련 공지사항도 모두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무신사는 당시 '무신사 부티크에서 판매된 '에센셜' 상품에 대한 네이버 크림의 근거 없는 가품 판정과 관련해 알려드립니다', '사실과 다른 악의적 비방과 가짜뉴스에 엄중하게 대응할 것을 알려드립니다' 등 2건의 공지사항을 올리며 가품 논란을 반박했다.
무신사는 논란 3개월 만에 가품 판매를 인정해 1년 만에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앞서 무신사는 지난해 3월 '성차별 쿠폰'으로 비판을 받았다. 여성 고객에게만 할인 쿠폰을 발행해 남성 고객을 차별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자 회사 측은 우신사(무신사의 자체 여성 패션 플랫폼)의 여성 고객을 확대하기 위한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자 무신사 창업자이자 당시 대표직을 수행한 조만호 이사회 의장은 "논란이 된 쿠폰은 여성 고객의 구매 확대를 목적으로 발행됐고 최초에는 여성 상품에만 적용됐다"며 "그러나 2020년 8월 브랜드 관리 시스템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적용 대상이 일부 남녀 공용 브랜드까지 포함됐다. 이는 쿠폰을 발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명백한 당사의 실책이고, 잘못이다. 앞으로는 무신사 우수 이용 고객에게 더 큰 혜택이 돌아가도록 쿠폰 운영 방향을 개선하겠다"고 사과했다.
무신사는 지난 2월 공식 홈페이지 뉴스룸에 게재한 2건의 크림 관련 공지사항을 최근 삭제했다. /무신사 홈페이지 갈무리 |
◆ 이번에는 '사과쿠폰' 없다…신뢰도 회복 어떻게 가능할까
결국 지난해 6월 조만호 의장은 고객 신뢰를 위해 대표직을 사임하고, 이사회 의장직만 수행하기로 했다. 조만호 의장은 "특정 고객 대상 쿠폰 발행과 최근에 있었던 이벤트 이미지 논란으로 무신사에 실망한 고객분들과 피해를 입은 입점 브랜드에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통감하며 20년 전 처음 무신사를 만든 이후 지금까지 유지해 온 운영자와 대표의 자리를 내려놓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신사는 창업자의 대표직 사임 10개월 만에 다시 고객 피해를 일으켰다. 사임 당시 조만호 의장은 "이제는 무신사에 전체 조직의 관리와 사업 전반의 관장까지 더 뛰어난 역량을 가진 새로운 리더가 필요한 시점이 된 것 같다"고 말했으나 강정구·한문일 무신사 공동대표 체제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1년 만에 또다시 구설에 오르고, 고객 피해를 일으킨 무신사가 소비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무신사는 지난해와 다른 대응을 선택했다.
우선, 대표 명의로 내놓은 사과문은 없다. 지난해 성차별 논란 당시 무신사는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조만호 의장 명의로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러나 이번 가품 인정 자료는 대표이사 등 책임자의 명의 없이 무신사 측 입장으로 공개됐다.
아울러, 지난해 사과 의미로 발행한 '20% 할인쿠폰' 프로모션도 진행하지 않는다.
무신사는 지난해 잘못된 정책에 대한 사과의 의미를 담아 모든 고객에게 상품 단위로 사용 가능한 20% 할인 쿠폰을 한 장씩 발행했다. 고객 성차별 논란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남성 고객 중심의 탈퇴 인증글과 대체플랫폼 이용 권장글이 게재되자 이를 수습하기 위한 조치였다. 논란이 발생한 지난해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간 매달 1일에 20% 할인쿠폰을 제공한 것으로, 쿠폰 비용은 모두 무산사가 부담했다.
이번에는 피해 고객에게만 보상한다. 무신사는 '피어오브갓' 판단에 따라 가품으로 인정된 '에센셜 티셔츠'를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착용 여부와 상관없이 상품 판매 금액의 200%를 보상한다. 구매자에는 무신사 스토어 고객센터에서 순차적으로 연락할 예정이며, 별도 신청 절차는 없다.
무신사 관계자는 "지난 4월 1일 이후 20% 할인쿠폰을 발행한 적 없고, 앞으로도 관련해 20% 할인쿠폰을 발행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jinny0618@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