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각각 1.83%·0.75% 상승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주식 분할 소식에 급등하며 국내 배터리 관련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테슬라는 간밤 미국 증시에서 8.03% 상승한 1091.84달러에 마감했다. /임세준 기자 |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주식 분할 소식에 급등하며 국내 배터리 관련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배터리 업종에 대한 투심이 살아나는 가운데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갈지 시선이 쏠린다.
29일 오전 9시 40분경 코스피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보다 1.83%(8000원) 오른 44만4500원에 거래됐다. 삼성SDI도 0.75%(4000원) 상승한 53만7000원을 나타냈다.
코스닥에서는 2차전지 소재주 에코프로비엠이 4.33%(1만6200원) 오른 39만700원에 거래됐다. 이외에도 엘앤에프(5.46%), 천보(4.90%) 등이 강세를 보였다.
이는 간밤 미국 증시 주요지수 상승과 동시에 테슬라 급등이 나타나면서 국내 배터리 관련주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간밤 미국 증시에서 8.03% 상승한 1091.84달러에 마감했다.
테슬라는 2020년 8월 이후 1년 7개월 만에 주식분할을 추진한다. 28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연례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주식분할을 승인해 달라는 요청을 할 계획이라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를 통해 밝혔다.
주주들의 승인 시 테슬라가 2년여 만에 또다시 주식을 쪼개는 셈이다. 테슬라는 지난 주식분할 당시 기존 1주를 5주로 분할한 바 있다.
주식 분할은 기존 주식을 나눠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을 말한다. 자본 구성은 변화가 없지만, 주식의 시가가 저렴해지기 때문에 투자자 유입이 많아지고 낮은 시가로 인해 유통이 원활해져 통상 호재로 인식된다. 테슬라는 '주식 배당'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배당을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대신하면서 회사는 배당에 쓸 현금을 보유하게 되고, 주주들은 주가가 오를 시 이익이 생긴다는 장점이 있다.
29일 오전 9시 40분경 코스피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보다 1.83%(8000원) 오른 44만4500원에 거래됐다. /더팩트 DB |
테슬라가 지난 1월 12일 이후 두 달여 만에 최고치에 닿으며 '천백슬라(테슬라 주가 1100달러)'에 근접하자 국내 관련주 상승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테슬라는 2020년 8월 31일 주식 액면가를 5대 1로 분할한 뒤 주가가 2배 넘게 폭등한 바 있다. 국내 2차 전지 등 배터리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통상 테슬라 주가와 동행하는 경향을 보인다.
증권가는 한동안 주가가 지지부진했던 국내 배터리 관련주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업체들이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1분기에도 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예상이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전기차향(向) 원통형 전지 수요 덕에 컨센서스를 소폭 웃도는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분기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4000억 원, 1700억 원으로 제시했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이 코스피에 상장하며 나타낸 수급 교란이 공매도 포지션 구축 등을 끝으로 마무리돼가는 점은 업종 반등에 힘을 보태는 요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1일 코스피200지수 편입으로 공매도 거래가 시작됐다. 이후 공매도 여파에 주가가 6% 넘게 급락했지만 지난 21일 이후 공매도 물량이 하루 10만 주 이하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니켈 가격 급등하며 전기차 산업에 제동을 걸 가능성까지 거론됐지만 이 역시 주가에 대부분 반영됐다는 시각이다. 니켈 가격은 주요 생산지인 러시아가 서방국가들로부터 잇따른 제재를 받으며 이달 초부터 가격이 치솟은 바 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실질적인 악재보다 시장의 우려가 더 크게 반영돼 가는 상황으로, 모든 악재가 반영된 이후 투자심리 회복기를 위한 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pk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