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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책임져라" 붕괴 사고 책임 성토 이어진 HDC현산 주총
입력: 2022.03.29 14:30 / 수정: 2022.03.29 14:30

"죄송합니다" 임원들, 고개 숙여 사과

29일 열린 HDC현대산업개발 주주총회에서 주가 하락과 광주 사고에 대한 회사의 책임을 묻는 성토가 이어졌다. /여의도=이민주 기자
29일 열린 HDC현대산업개발 주주총회에서 주가 하락과 광주 사고에 대한 회사의 책임을 묻는 성토가 이어졌다. /여의도=이민주 기자

[더팩트|여의도=이민주 기자] "두 번의 참사로 인해 주식가치가 하락하고 회사는 존폐 위기에 처했다. 이 문제의 책임은 누가 지는 것인가."(HDC현대산업개발 주주)

HDC현대산업개발의 정기 주주총회장 현장이 주주들의 성토의 장이 됐다.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직전 2만5000여 원이었던 주가가 최근 1만5000여 원까지 미끄러진 가운데 주주들은 주가 하락과 참사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순호 대표이사가 "신뢰 회복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주주들의 성난 마음을 달래긴 역부족이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9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플라자 그랜드볼룸에서 제4기 정기 주주총회(주총)를 열었다.

이날 이른 시간부터 주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주총 시작을 한 시간 가까이 남겨두고 이미 절반 이상의 주주들이 총회장에 들어섰고, 총회장 앞에는 길게 입장 대기줄이 늘어섰다. 예년보다 많은 수의 주주들의 주총장을 찾았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작년과 달리 일찍부터 많이 오셨다"며 "원래는 (주총이) 조용히 지나가는 편이다. 올해는 참석자 수도 늘었다"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이날 많은 주주들의 참여를 예상해 개최 장소를 종전 본사 인근에서 여의도로 옮겼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주총장 내부에 간격을 두고 자리를 마련했으며, 입장 대기 중인 주주들도 1m 이상 간격을 두고 줄을 서도록 했다. 입장 전 체온 체크 등을 거쳐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9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플라자 그랜드볼룸에서 제4기 정기 주주총회(주총)를 열었다. /여의도=이민주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은 29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플라자 그랜드볼룸에서 제4기 정기 주주총회(주총)를 열었다. /여의도=이민주 기자

이날 주총에서 '주가 부진'과 잇단 사고의 책임을 묻는 HDC현대산업개발 주주들의 쓴소리가 이어졌다.

주주 박모 씨는 "국토교통부에서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1년 영업정지, 건설업 등록말소 등 징계를 거론하고 있고 이 때문에 주주들도 손실을 크게 보고 있다. 이사회가 단기적 이익을 좇다 안전을 도외시하는 이미지가 만들어져 주주가치가 크게 떨어졌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누군가는 져야 한다. 회사 차원에서 징계, 자체 조사 등의 책임을 묻는 작업이 있었냐"고 질의했다.

이에 권 대표는 "사고 이후 이사회에서 정몽규 HDC그룹 회장(전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의 퇴진을 비롯한 내부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부분을 정 회장에 직접 건의했고 이를 받아들여 CSO 조직을 만들었다"며 "내부 책임자에 대해서는 현재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서, 재판(수사)이 끝나면 내부적으로 책임을 묻는 절차를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 대표의 해명에도 주주 반발은 이어졌다. 박 씨는 이어 "답변이 매우 미진하다고 생각돼 재차 질의한다"며 "(사고 발생의 원인이) 조직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매뉴얼을 따르지 않아서 참사가 벌어졌다고 본다. 개인이 현장에서 돈을 빼먹고 자재를 빼돌렸을지 모르는데 왜 내부감사를 실시하지 않냐. 주주들이 어떻게 회사를 믿고 신뢰할 수있냐"고 지적했다.

권 대표는 "현장, 본사에서도 책임을 져야할 사람이 있을 것이고 이들을 절대 옹호하려는 것이 아니다"며 "현재 관련자 5명이 구속돼 있고, 수사를 받으며 법리적인 사항을 다투고 있어서 사측에서 먼저 징계를 해버리면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수사가 끝나면 책임을 가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권순호 대표와 임원들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자리에서 일어나 주주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여의도=이민주 기자
권순호 대표와 임원들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자리에서 일어나 주주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여의도=이민주 기자

유병규 신임 대표와 정익희 최고안전관리책임자(CSO)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안과 권인소 사외이사 재선임안에 대한 반대도 이어졌다. 주주들은 CSO에 상대적으로 객관성이 뛰어난 사외이사를 선임해 안전 관리를 제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급기야 일부 주주들은 권인소 시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현장표결을 요구하기도 했다. 표결 방식을 두고 주주들간 이견을 보이면서 주총 시간이 길어졌고, 이에 주주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주총에 참석한 다른 주주는 "사외이사를 선임해 품질과 안전을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 여론에서도 HDC현대산업개발 이사회가 제대로 된 기능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왜 사외이사 재선임, 신규이사 선임 안건이 올라와 있냐"며 "참사가 한번이 아니라 두 번이 일어났다. 이사회가 제기능을 못해서 이런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당장 사외이사 선임이 어려운 부분이 있어 내년부터 사외이사 선임을 하자 이렇게 결정한 것이고 대신 CEO와 분리된 CSO 조직을 신설한 상태"라며 "사외이사가 객관적이라고 하시지만 상근하는 사내이사가 안전과 품질 기준을 세우는 것이 회사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주주들의 성토는 총회 시작 두 시간이 지나도록 이어졌고, 권 대표는 올해 국내 건설업계 최고의 안전·품질 명가로 거듭나겠다고 재차 약속했다. 권순호 대표와 임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주주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권순호 대표는 이날 뼈아픈 반성과 엄중한 책임감으로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환골탈태하는 각고의 노력으로 소비자와 주주 여러분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의도=이민주 기자
권순호 대표는 이날 "뼈아픈 반성과 엄중한 책임감으로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환골탈태하는 각고의 노력으로 소비자와 주주 여러분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의도=이민주 기자

권 대표는 "광주에서 일어난 두 번의 사고로 인해 너무나 큰 실망을 끼쳐드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뼈아픈 반성과 엄중한 책임감으로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환골탈태하는 각고의 노력으로 소비자와 주주 여러분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 안정화와 경영쇄신을 위해 당사 역대 사장단으로 구성된 '비상안전위원회'가 임직원과 협력업체 뿐 아니라 외부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청취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안전품질 인력증원 및 조직강화 등을 포함한 다양한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올해 수익성 높은 대형개발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해 사업성과 유지에도 힘을 쓰겠다고 했다.

권 대표는 "용산 철도병원부지 개발사업, 공릉 역세권과 광운대 역세권 개발과 같은 전략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도시와 지역 경쟁력을 키우는 미래형 도시개발 회사로 사업 스펙트럼을 넓혀가겠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ESG에 기반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기업가치를 높여가는 지속성장 가능한 회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전날(28일) 관할관청인 서울시에 광주 화정 아이파크 시공사(원도급사)인 HDC현대산업개발에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1년의 처분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는 현행법상 최고 징계 수위다.

국토부는 이번 사고의 원인과 피해 규모를 볼 때 원도급사인 HDC현대산업개발과 가현건설산업에 가장 엄중한 처분이 적용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행정처분과는 별도로 시공사와 감리자에 대해 관계 법령에 따른 형사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의해 경찰에 고발 조치할 예정이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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