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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빅3'의 메타버스, 거창한 마케팅과 달리 속 빈 강정
입력: 2022.03.29 00:00 / 수정: 2022.03.29 00:00

GS25·CU·세븐일레븐 빅3 편의점 비교해보니

빅3 편의점(GS25, CU, 세븐일레븐)이 메타버스 플랫폼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날 아바타 움직임을 조작해 메타버스 편의점을 찾았다. /김미루 인턴기자
빅3 편의점(GS25, CU, 세븐일레븐)이 메타버스 플랫폼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날 아바타 움직임을 조작해 메타버스 편의점을 찾았다. /김미루 인턴기자

[더팩트ㅣ김미루 인턴기자] 국내 편의점들이 하나씩 메타버스 플랫폼에 진입하고 있다. 일견 편의점이라면 '구매'가 가능해야 하지만, 살 수 있는 실제 물건은 하나도 없다. 메타버스 편의점이 '속 빈 강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더팩트> 취재진은 지난 22일 오전 10시 가상의 세계 메타버스 편의점 'CU한강공원점'에서 '단짠단짠 전주비빔' 삼각김밥을 손에 쥐었다. 셀프 계산대에서 계산을 했다. 군침이 돌았지만 실제로는 먹을 수가 없었다. 아바타라도 먹여야겠다 싶었지만, 그런 기능은 없었다. 메타버스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결제를 마친 뒤 실제 세계에서 먹을 수 있는 날이 올까. 아직은 무리로 보인다.

메타버스는 초월(Meta)과 우주(Universe)의 합성어다. 실제 세계보다 더 큰 가상 세계를 일컫는다. 메타버스에서는 사용자의 아바타가 가상 세계에 존재하며 시공간의 제약 없이 다른 아바타와 상호작용할 수 있다. 인터넷보다 큰 개념이다. 최근 IT 기업들이 메타버스를 '포스트 인터넷'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빅3 편의점(GS25, CU, 세븐일레븐)이 메타버스 플랫폼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달 1일 GS25는 신한메타버스에 점포를 열었다. CU도 지난해 8월 한강공원 입점을 시작으로 제페토 플랫폼에서만 벌써 세 개 점포를 갖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3일 플레이투게더 플랫폼에 가이아섬점을 오픈했다.

제페토는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에서 2018년 출시한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전 세계 이용자 2억 명을 사로잡았다. 국내 플랫폼 가운데 메타버스 산업을 대표하는 선두주자다.

이날 아바타 움직임을 조작해 제페토 'GS25 맛있성' 'CU한강공원점, 홍대입구역점, 교실매점'과 플레이투게더 '세븐일레븐 가이아섬점'을 찾았다.

현실 편의점의 간판을 그대로 따왔지만, 실제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은 없다. 커머스 기능을 구현하지 않아서다. /김미루 인턴기자
현실 편의점의 간판을 그대로 따왔지만, 실제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은 없다. '커머스' 기능을 구현하지 않아서다. /김미루 인턴기자

◆ 실제 구매는 아직 못해

현실 편의점의 간판을 그대로 따왔지만, 실제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은 없다. '커머스' 기능을 구현하지 않아서다. 흔히 볼 수 있는 편의점 PB상품이나 삼각김밥 등 식음료 제품을 진열했고, 이를 아바타 손에 쥘 수는 있으나 구매 행위로 이어나갈 수는 없다.

메타버스는 커머스 업계의 다음 모델로 꼽힌다. 메타버스와 커머스를 합친 '메타커머스'라는 말이 생길 정도다. 고객이 가상 세계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 제품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구매를 촉진할 수 있어서다. 실제 글로벌 화장품 판매 기업 세포라는 자체 앱을 개발해 이 같은 메타커머스를 구현한 바 있다.

현재 구매와 관련해 진전이 있는 곳은 GS25가 유일하다. GS리테일은 업계 최초로 구매 가능한 점포를 신한메타버스에 열었다. 메타버스 편의점에서 물건을 선택하면 온라인 홈페이지로 즉시 연결된다. 홈페이지에서 결제를 마친 뒤에 SMS나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송된 바코드를 오프라인 편의점으로 가져가면 물건을 수령할 수 있다.

GS25신한메타버스점은 지난 12일 베타 서비스 기간을 마쳤다. 하반기에 정식으로 열릴 예정이다. 실제 '메타커머스' 기능을 충족할 것이라는 기대를 부추기지만 이 경우에도 배송 수령은 불가능하다. 실제 오프라인 매장에 가는 것과 비교해 차별점이 없다. 메타버스 편의점만의 경쟁력이 없다는 이야기다.

CU는 구매 기능 도입을 논의 중이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과 연계해 물건을 구매하는 커머스 기능은 기획 중"이라고 말했다.

물건을 살 수 없는 메타버스 편의점의 쓸모는 어디에 있을까.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유일하다. /김미루 인턴기자
물건을 살 수 없는 메타버스 편의점의 쓸모는 어디에 있을까.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유일하다. /김미루 인턴기자

◆ 마케팅으로는 CU가 승자

물건을 살 수 없는 메타버스 편의점의 쓸모는 있을까.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유일하다. 점포 앞에 붙은 포스터, 입간판 등으로 이벤트를 홍보할 수 있고, 매장에 편의점에서 직접 제작한 PB브랜드 상품을 위주로 진열해 제품을 알릴 기회를 만들 수 있다. 그러니 맵에 유입되는 인구가 많을수록 마케팅 효과가 높다.

CU는 유입 인구를 다수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제페토 플랫폼 안에서도 유입인구가 많은 맵인 한강공원, 교실, 지하철에 입점을 마쳤다. 이날 오후 3시부터 10분 동안 한강공원 맵에 위치한 CU한강공원점을 들른 사람만 11명이었다. 실제 세계에서도 한강공원에 방문한 사람이 근처 편의점을 들르듯, 메타버스 세계에서도 목이 좋은 상권에 위치한 편의점이 인기가 좋았다.

직접 맵을 만든 경우도 있다. GS25는 성(castle) 모양을 한 랜드마크 식으로 'GS25 맛있성'이라는 맵을 제작했다. 맛있성에 들어가면 성 오른쪽에 위치한 GS25에 방문할 수 있다. 다만 실제로도 인적이 뜸한 지역에 위치한 편의점에 찾아가지 않듯, 맛있성 맵에 일부러 접속해 GS25를 찾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GS25 메타버스 편의점의 경우 마케팅 효과도 미지수였다. 지난 24일 편의점을 찾았을 때 이미 종료된 이벤트를 홍보하는 포스터가 벽면에 붙어 있었다. 포스터 글자 그래픽도 깨져 육안으로 확인해보기 어려웠다. 스마트폰 화면으로 접속하는 데 최적화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세븐일레븐의 메타버스 마케팅 전략은 앞선 GS25나 CU와 다르다. 프로모션을 홍보하거나 물건을 홍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사 앱으로의 유입을 촉구한다.

게다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도 '노른자 땅'에 위치하고 있다. 사용자가 처음 앱에 접속하는 화면 곧 뒤편에 자리해있다. 유입 인구가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 세븐일레븐 가이아섬점은 개점 3주 만에 1000만 명이 방문했다.

세븐일레븐은 독자적인 길을 걸었다. 동화 풍의 메타버스 게임 플레이투게더 플랫폼을 택했다. /김미루 인턴기자
세븐일레븐은 독자적인 길을 걸었다. 동화 풍의 메타버스 게임 플레이투게더 플랫폼을 택했다. /김미루 인턴기자

◆ 플랫폼으로는 세븐일레븐이 승자

세븐일레븐은 독자적인 길을 걸었다. 다른 편의점이 네이버에서 만든 제페토 플랫폼을 선택한 것과 달리 해긴이 개발한 메타버스 게임 플레이투게더 플랫폼을 택했다. 플레이투게더는 동화 풍의 가상 세계 '가이아 섬'을 배경으로 하는 모바일게임으로 지난해 4월 서비스를 정식 출시했다.

지난달 일일 이용자 수(DAU) 기준 플레이투게더 DAU가 제페토보다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플레이투게더의 국내 일평균 DAU는 40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지난달 글로벌 일평균 DAU 400만을 기록했고, 기존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게임의 국내 이용자 비율은 10% 남짓이다. 반면 제페토의 일평균 DAU는 7만에 그쳤다.

miro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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