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만기 등 조치에 따른 착시효과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기준 국내은행의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비율이 0.50%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금융감독원 제공 |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지난해 은행의 자산건전성 관련 지표가 전년 대비 개선되면서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은행의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전년 말(0.64%)보다 0.14%포인트 하락한 0.50%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 최저치다.
같은 기간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65.9%로, 27.6%포인트 상승했다.
총여신 대비 고정이하여신 비율인 부실채권 비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총여신은 증가했지만 부실채권은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총여신 잔액은 2371조9000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200조2000억 원 증가했다. 반면 부실채권 잔액은 같은 기간 13조9000억 원에서 11조8000억 원으로 줄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기업여신 부실채채권 비율은 0.71%로, 전년 말(0.92%) 대비 0.21%포인트 내려갔다.
대기업여신은 전년 말(1.23%)보다 0.25%포인트 하락한 0.99%를 기록했으며, 중소기업여신은 0.19%포인트 떨어진 0.57%를 보였다. 중소기업여신 중 개인사업자여신은 전년 말 대비 0.07%포인트 하락한 0.20%이다.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은 2020년 말보다 0.05%포인트 하락한 0.16%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과 기타 신용대출에서 각각 0.11%와 0.26%가 부실채권으로 분류됐다.
신용카드채권의 부실채권 비율은 2020년 말 0.98%에서 작년 말 0.77%로 내려왔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건전성 관련 지표는 전년 대비 개선되면서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면서도 "다만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 등으로 대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면서 현재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이 충분하다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은행의 자산건전성 개선세 유지가 '코로나 착시'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소기업·소상공인에 시행 중인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등의 조치로 정부 지원을 받은 대출 채권은 '정상'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당장은 정상채권이지만 향후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만기연장·상환유예 등 각종 금융지원 조치가 추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부실이 확대할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은행의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지속적으로 유도하고, 이를 위해 은행이 전례 없는 팬데믹 상황에서 잠재되어 있는 신용위험을 충실히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충분한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도록 지도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