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스토어 열고, 협업 상품 제작
주류 업계가 코로나19 확산으로 길거리 판촉을 못하게 되자 팝업스토어라는 돌파구를 찾았다. 3일 여의도 더현대 서울 원소주 팝업스토어에 새벽부터 기다린 사람들로 가득 찬 모습. /김미루 인턴기자 |
[더팩트ㅣ김미루 인턴기자] "우리 소주가 더 맛있어요"라고 말하던 주류 판촉 아르바이트가 길에서 사라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일부 완화돼 식당과 술집 영업이 정상화되는 추세지만, 여전히 대면 주류 판촉은 보기 어렵다. 최근 달라진 풍경이다.
1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대면 판촉을 자제하고 있다. 대신 팝업스토어 등을 통해 브랜드 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서울 성동구 성수나 강남구 일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유명 브랜드와 협업해 증정품을 만들어 제공한다. 과거 식당이나 술집에서 술을 병째로 들고 가 권하거나 현장 이벤트를 통해 경품을 증정하던 대면 판촉 방식에서 탈바꿈한 결과다.
힙합 가수 박재범이 출시해 첫날부터 '오픈런' 현상을 일으켰던 원스피리츠의 원소주도 16일 가로수길에서 두 번째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열었던 첫 번째 팝업스토어를 성공리에 마친 데 따른 결정이다. 이날 두 번째 팝업스토어에서도 현장 선착순으로 구매 예약을 해야 하고, 매일 오후 6시부터 9시까지는 디제잉 공연을 펼치며 볼거리를 제공한다.
하이트진로도 지난 2020년 최초로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 '두껍상회'를 열고 전국 도시 순회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올해 1월 23일까지 강남역 인근에서 마지막 팝업스토어를 열고 순회를 마쳤다. '두껍상회'는 판촉용으로 제작하던 소맥잔, 진로소주잔 등 두꺼비 굿즈를 직접 판매한 팝업스토어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상회를 운영하는 18개월 동안 10개 도시에서 소비자 약 18만 명의 반응을 끌어냈다.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린 셈이다.
앞서 오비맥주의 벨기에 맥주 브랜드 스텔라 아르투아가 연 팝업 레스토랑도 유사 성공 사례다. 스텔라 아르투아는 작년 10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팝업 레스토랑을 열었다. 레스토랑은 SNS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개장 한 달 만에 해당 맥주가 1만 잔 이상 판매됐다.
협업 제품도 눈에 띈다. 하이트진로는 이달 3일 발포주 필라이트의 코끼리 캐릭터 '필리'가 그려진 스마트폰 케이스, 에어팟 케이스를 선보였다. MZ 세대가 선호하는 모바일 액세서리 브랜드 '168cm'와 협업한 결과물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전국적으로 외부 대면 판촉은 아예 안 하고 있다"며 "비대면으로 협업 상품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바뀌었고, 대면이라고 하더라도 '두껍상회'나 '포토존' 운영처럼 회사가 통제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