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국내 주요 기업 절반 이상이 올해 투자 계획이 아예 없거나 아직 세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국내 투자 계획'을 조사해 내놓은 결과를 보면, 기업 105개 중 50.5%가 이같이 답했다. 구체적으로 투자 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12.4%,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는 응답은 38.1%였다.
올해 투자 계획을 세운 기업 비중은 49.5%로, 이 중 50.0%가 투자 규모를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투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 비중은 38.5%,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 비중은 11.5%였다.
투자를 주저하는 이유로는 거시경제 불안(37.7%), 자금 조달 애로(20.5%) 등을 꼽았다. 이와 관련해 전경련은 "올해 투자 규모 미확대 사유 중 대부분(74.4%)이 기업 내부 사정보다는 대외 환경이 취약한 것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물가 상승 압력(38.9%), 주요국 통화 긴축 및 이에 따른 경기 위축(19.4%),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 출현(15.5%) 등은 올해 투자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3대 위험 요소로 지목됐다. 중국 산업 생산 차질 및 경제 둔화(10.7%), 미·중의 갈등 격화 및 자국 중심 공급망 재편(6.8%) 등도 뒤를 이었다.
여러 위험 요소로 인해 기업 10곳 6곳은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리쇼어링을 고려 중이라고 응답한 기업 비중은 2020년 5월 3.0%에서 올해 2월 27.8%로 9배 이상 늘었다. 향후 정부 지원·국내 경영 환경이 개선될 경우 검토 가능하다는 답변도 29.2%에 달했다.
국내 기업들은 투자 활성화를 위한 3개 과제로 기업 규제 완화(30.1%), 세제 지원 확대(26.8%), 소비 진작(13.6%) 등을 꼽았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새 정부는 기업들의 국내 투자를 유인함과 동시에 리쇼어링을 촉진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 세제 지원 확대 등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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