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완화·채무조정안…가상자산 제도도 제안
9일 실시된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당선된 가운데 당선인의 금융정책 기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윤석열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을 찾아 당선 축하 꽃다발을 받아들고 있는 모습. /이선화 기자 |
[더팩트│황원영 기자] 제 20대 대통령 선거가 초접전 끝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금융정책 기조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각종 현안 속에서도 금리인상, 러시아 제재, 소상공인 지원 등의 과제가 산적한 만큼 금융 공약 실현이 필수 과제라는 분석이다. 윤 당선인이 내세운 금융공약 핵심은 서민지원 강화와 규제 완화다. 가상자산 정책과 금융투자 제도 정비도 향후 5년간 이뤄진다.
10일 국민의힘 정책공약집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취약 계층에 대한 금융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급증한 가계부채와 관련해서는 채무조정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당시 긴급채무조정 방안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소액채무는 원금 감면을 현재 70%에서 90%로 확대하고 자영업자의 부실채무는 자산관리공사(캠코)를 통해 일괄매입해 최대 5배 확대 관리하는 방안이다.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를 대상으로 한 금융 혜택도 살펴볼 만 하다. 윤 당선인은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게 3억 원까지, 신혼부부에게는 4억 원까지 각각 3년간 저리로 주택담보대출을 제공한다.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신혼부부가 아이를 낳으면 대출 기간을 5년까지 연장해줄 계획이다.
전월세 임차보증금 대출은 신혼부부의 경우 한도를 80% 범위에서 수도권은 3억 원, 그 외 지역은 2억 원까지 올린다.
MZ세대를 겨냥한 청년 금융 공약도 있다. 우선 소득 8분위 이하 20대 취업 준비생에게 연 500만 원까지 최대 1000만 원 한도 안에서 학자금과 생활비를 대출해주고, 취업 후 장기 분할 상환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최근 청년희망적금이 인기를 끌자 이를 확대한 청년도약계좌 도입을 약속했다. 근로·사업소득이 있는 19∼34세 청년이 매달 70만 원 한도 안에서 일정액을 저축하면 정부가 월 10만∼40만 원씩을 보태 10년 만기로 1억 원을 만들어주는 구조다.
또 중위소득 120% 이하 청년에게는 임차보증금(최대 2억 원)을 최장 10년간 저리로 빌려주는 방안도 제시했다.
윤 당선인은 주식양도세를 폐지하고 주식시장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한 공약도 내놨다. 윤 당선인은 금리인상기에 예대금리차를 투명하게 공시하는 제도 도입을 제시했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를 완화하기 위함이다.
규제 완화 방안에는 규제개혁 전담기구 도입과 금융업 규율 체계 정비가 담겼다. 빅테크 기업 성장세에 맞춰 금융업 규율을 되짚어 보고 디지털 혁신 금융 생태계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주식양도세 폐지를 약속했다. 현 정부는 내년부터 상장주식 투자로 연 5000만 원 이상 차익을 거둘 경우 수익의 20~25%를 양도세로 부과하기로 했다. 윤 당선인은 이 같은 방안을 폐지함으로써 주식시장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증권시장 참여자에 대한 세제 진입장벽을 낮춰 시장을 활성화해야만 일반 투자자들이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물적분할 후 재상장과 관련해서는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기존 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뿐만 아니라 최대주주 등 내부자들이 보유 지분을 대량 매도해 일반주주들이 피해를 입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무제한 장내 매도를 특정 기간 내 일정 한도로 제한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이밖에 주식 공매도 감시 전달 조직을 설치해 주가 조작에 준하는 형사처벌을 하는 방식으로 불법 공매도를 근절한다고 밝혔다. 미공개 정보이용·주가조작 등 증권 범죄에 대한 처벌 과정도 개편한다.
가상자산과 관련한 공약도 눈에 띈다. 윤 당선인은 가상자산 전담 기구인 디지털산업진흥청(가칭)을 설립하고 규제와 진흥을 동시에 담당한다는 계획이다. 또, 가상자산 부당거래시에는 사법절차를 거쳐 부당거래 수익을 모두 환수하는 방안도 내놨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환수한 범죄수익을 피해자들에게 돌려주거나 국고로 귀속시키겠다는 의미다.
다만 금융권이 요청한 규제 완화 방안이 실현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은행권은 올해 초 은행연합회를 통해 △은행 계열사간 고객정보 공유 허용 △은행의 비금융사업 진출을 통한 비금융 데이터 확보 허용 등을 골자로 한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윤 당선인 측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