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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소주 완판…단순 호기심일까? 시장 확대로 이어질까?
입력: 2022.03.06 00:00 / 수정: 2022.03.06 00:00

유통망 확보와 공급량 증대가 관건

3일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팝업스토어 형태로 운영된 원소주 매장은 새벽부터 줄을 서서 기다린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김미루 인턴기자
3일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팝업스토어 형태로 운영된 원소주 매장은 새벽부터 줄을 서서 기다린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김미루 인턴기자

[더팩트ㅣ김미루 인턴기자] 힙합 가수 박재범(Jay Park)이 출시한 원소주가 젊은 층 중심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원소주와 같은 증류식 소주는 주류 시장에서 주력 상품은 아니지만, 박재범이라는 스타의 후광이 이목을 끈 것으로 보인다. 증류식 소주 업계 관계자들은 원소주의 등장을 반기는 분위기다. 젊은 층에게는 낯선 증류식 소주가 원소주 출시로 인해 시장이 확대될지 주류 업계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팝업스토어 형태로 운영된 원소주 매장은 새벽부터 줄을 서서 기다린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긴 줄에서 첫 번째를 차지한 고객은 전날 밤부터 줄을 섰다. 캠핑용 간이 의자를 들고 와서 새벽 5시부터 대열에 합류한 고객도 있었다.

원소주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더현대 서울에서 원소주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개시 첫날부터 매장에는 원소주를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몰렸다. 마지막 날인 이날도 오전 10시30분 개점한 직후 구매 예약이 즉각 마감됐다. 1인 구매 가능 최대 수량을 4병으로 한정했는데도 줄 선 고객 모두에게 구매 기회가 돌아가지는 못했다.

이날 아침 8시부터 대기 줄에 합류한 신태민(21) 씨는 구매 가능 인원인 240명 안에 들지 못해 2시간 반을 기다리고도 빈손으로 집에 돌아가야 했다. 신 씨는 "원래 증류식 소주를 먹어본 적은 없다"면서 "원소주는 나중에 구매해서 먹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원소주는 이른바 프리미엄 소주라 불리는 증류식 소주다. 증류식 소주는 대부분 증류기에서 1회만 증류하는 전통 술이다. 많아도 2~3회에 그친다. 증류 횟수가 적으면 원료의 풍미가 그대로 술에 스며든다. 200회 넘게 증류를 거쳐 추출한 알코올에 물을 타서 만드는 희석식 소주와 다르다. '처음처럼' '참이슬' 같은 희석식 소주보다 '일품진로' '화요' '대장부' 같은 증류식 소주가 더 비싼 이유다.

애초 원스피리츠 측이 예상한 주요 타깃층은 30대 직장인이었다. 보다 젊은 20대는 서브 타깃일 것이라고 봤다. 그런데 팝업스토어가 개점하자 서브 타깃이라고 생각했던 20대가 몰려들었다. 김희준 총괄은 "연령 무관하게 원소주를 찾는다"며 "20대부터 소주에 진심인 50대 고객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젊은 층 소비자들이 가격대가 높은 증류식 소주를 찾는 것을 이례적으로 보고있다. 구매력이 낮은 젊은 층에는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원소주의 도수는 22도, 용량은 375mL로 1만4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증류식 소주 시장 규모는 희석식 소주에 비해 작다. 업계에 따르면 약 500억 원대 규모다. 전체 한국 소주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약 2조5000억 원 수준이다. 전체 소주 시장에서 증류식 소주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2% 남짓이라는 이야기다.

원스피리츠의 원소주가 프리미엄 소주 시장에서 슈퍼루키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까. 유통망 확보가 관건이다. 공급량을 안정적으로 증대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미루 인턴기자
원스피리츠의 원소주가 프리미엄 소주 시장에서 슈퍼루키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까. 유통망 확보가 관건이다. 공급량을 안정적으로 증대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미루 인턴기자

코로나19 이후 '홈술' 위주로 주류 소비 트렌드가 재편되면서 가정용 고급 주류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청신호다. 2005년 증류식 소주로는 최초로 등장한 화요는 코로나19 확산 이후인 2021년 매출이 30% 이상 늘었다. 일품진로 또한 작년 판매량이 전년도 대비 78% 증가했다. 코로나19 집합 제한 조치로 업장 매출이 줄었지만, 가정용 매출이 급상승하며 손실분을 상쇄한 것으로 보인다.

원스피리츠의 원소주는 증류식 소주 시장에서 '슈퍼루키'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까. 유통망 확보가 관건이다. 김희준 원스피리츠 총괄은 "편의점 3사와 모두 계약을 진행하지는 않았으나 한 곳에는 오프라인 유통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밖에는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홈페이지는 3월 말 구축을 목표로 아직은 미운영 상태다. 현행법에 따르면 주류의 온라인 판매는 금지돼 있다. 다만 2017년부터 무형문화재 술, 식품명인 술, 지역특산주 등 전통주산업법이 지정한 전통주는 온라인 판매와 구매가 가능하다.

공급량을 안정적으로 증대하는 것도 중요하다. 원소주는 충북 충주시에 위치한 고헌정 영농조합법인에서 OEM 형태로 제작되고 있다. 전통 방식으로 주조해, 한 달에 5만 병까지 공급이 가능하다. 원스피리츠는 원소주 초기 생산물량인 2만 병을 이날 모두 판매했다고 밝혔다.

증류식 소주 시장 업계 관계자들은 원소주 출시를 반기고 있다. 증류식 소주가 이슈가 되면서 시장 자체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광주요그룹 관계자는 "시장이 작다 보니까 이 시장 안에서 경쟁하기보다는 함께 '으쌰으쌰' 커가야 한다"며 "(전통주의) 경쟁 상대는 수입 주류"라고 말했다.

원스피리츠는 오는 하반기에 상압 증류 방식으로 만든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상압 증류주는 원소주 같은 감압 증류주보다도 원료를 더 많이 사용한다. 맛이 풍부하고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miro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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