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야 "유통망 확대·마케팅 강화로 인지도 제고에 힘쓸 것"
문창기 이디야커피 대표가 스틱커피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시장 점유율은 1%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디야커피 제공 |
[더팩트|문수연 기자] 이디야커피가 매출 정체와 영업익 감소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문창기 대표이사 회장이 스틱커피로 돌파구 모색에 나섰다. 다만 지속적인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시장점유율은 1%에도 못 미치면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디야의 스틱커피 비니스트는 2020년 매출액이 전년 대비 26%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 상반기에도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3.05% 늘어났다. 비니스트는 지난 2018년 별도의 광고와 판촉 활동 없이 13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꾸준히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이디야는 지난해 출시 8개월 만에 약 33억 원의 매출을 올린 '스페셜 모카블렌드 커피믹스'와 '스페셜 골드블렌드 커피믹스' 2종을 미국에 처음으로 수출하는 성과를 얻었으며 향후 수출 국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문 대표가 스틱커피 시장 확대에 열을 올리는 데는 정체된 실적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디야는 지난 2020년 매출 2239억 원, 영업이익 14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45%(32억 원) 증가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27.8%(54억 원) 감소했다. 부채도 지난 2018년부터 꾸준히 늘어 지난해 전년 대비 148억 원 늘어난 697억 원을 기록했다.
폐점률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3년간 가맹점 계약 해지 건수는 2018년 41개, 2019년 50개, 2020년 81개로 매년 확대됐다. 반면 같은 기간 신규 매장 수는 2018년 298개, 2019년 302개, 2020년 305개로 정체됐다.
이에 이디야는 2020년 350억 원을 들여 경기 평택에 연면적 1만3064㎡(약 4000평) 규모의 원두 로스팅 공장 드림팩토리를 짓고 주문자위탁생산(OEM) 방식에서 자체 생산으로 전환해 스틱커피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이디야 전국 가맹점뿐만 아니라 대형마트와 편의점, 온라인 쇼핑몰 등으로 판매 채널을 꾸준히 넓히며 유통망 확대에 나서고 있다.
문창기 대표는 지난해 이디야의 IPO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으나 1년도 채 되지 않아 무기한 연기됐다. /문수연 기자 |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디야 비니스트의 시장 점유율은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스틱커피 시장 점유율 1위는 동서식품으로 2019년 87.4%, 2020년 88.6%, 2021년 89%를 기록하는 등 입지가 매년 커지고 있다. 2위 남양유업으로 지난해 6.7%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3위 네슬레가 3.1%로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이디야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0.3%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문 대표는 커피 전문점 수준의 높은 퀄리티에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하지만 커피 선물가격이 올들어 11.47% 오르고 지난 1년간 92.32% 상승하는 등 장기적인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동서식품, 롯데네슬레코리아 등도 올 초 원두 가격 상승을 이유로 인스턴트 커피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커피믹스의 실적 부진이 이디야의 기업공개(IPO) 연기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문 대표는 지난해 신년사에서 "내실을 다지고자 잠시 보류했던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위한 기틀을 다시 한번 마련하고,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M&A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등 중장기 전략을 구체화하겠다"며 상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1년도 채 되지 않아 상장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하면서 지난 2017년에 이어 또다시 상장이 무산됐다.
이 같은 상황에도 문 대표는 제품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스틱커피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디야 관계자는 "비니스트는 이디야커피가 지난 2012년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최초로 선보인 자체 스틱커피 브랜드로 꾸준히 찾는 사람이 늘어나며 판매처도 확대하고 있다"라며 "커피믹스는 시장 진출 초기임에도 지난해 리뉴얼 이후 미국 등 해외에 수출하는 등 긍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품 품질에 자신이 있는 만큼 유통망 확대와 홍보, 마케팅 등을 강화해 제품 인지도 제고에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