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피니티, 2차 국제중재 신청
2일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교보생명과 신창재 회장을 대상으로 국제상업회의소(ICC)에 2차 중재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
[더팩트│황원영 기자] 교보생명 재무적 투자자인 어피니티컨소시엄(어피니티·IMM·베어링·GIC)이 국제상업회의소(ICC)에 또다시 국제 중재를 신청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에게 풋옵션(특정 조건에 지분을 되팔 수 있는 권리) 이행을 요구하기 위함이다. 이에 대해 교보생명은 IPO(기업공개)를 방해하려는 수에 불과하다고 반발했다.
교보생명은 2일 어피니티컨소시엄의 2차 국제 중재 신청에 대해 "교보생명과 신창재 회장을 괴롭히기 위한 무용한 법적 분쟁을 반복해 결국 교보생명 고객과 주주가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지난달 28일 ICC에 2차 중재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ICC 중재에 이어 국내 법원에서도 신 회장에게 풋옵션 의무가 있다고 명확히 판단했는데 신 회장은 그 이행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며 "신 회장은 자신의 평가 기관을 선정해 교보생명의 공정시장가격(FMV) 평가 보고서를 제출하고 후속 절차에 따라 산출되는 최종 가격으로 투자 회수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1차 중재에서 ICC는 풋옵션 권리를 인정했지만, 신 회장 측이 가격을 산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무적 투자자가 주장한 풋옵션 가격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같은 해 12월 국내 법원은 어피니티 측이 제기한 계약이행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신 회장에 대한 가압류를 취소한 바 있다.
신 회장과 IF의 갈등은 어피니티가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의 교보생명 지분 24%를 매입하며 시작됐다. 당시 어피니티는 2015년 9월 말까지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 회장 개인에게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을 받았다.
교보생명의 IPO가 지연되자 어피니티는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졌다며 2018년 10월 풋옵션을 행사하고 그다음 달에 주당 가격 40만9912원(총 2조122억 원)을 제출했다. 이는 매입 원가인 주당 24만5000원의 두 배 수준이다.
당초 양측은 풋옵션 가격에 대해 양 당사자가 1명씩 선임하는 감정평가기관의 감정에 따르기로 했다. 어피니티는 풋옵션 가격 설정을 위해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하 안진)을 감정평가기관으로 선임했다.
반면, 신 회장은 당시 어피니티의 풋옵션 행사를 무효라고 주장하며 감정평과기관도 선정하지 않았다. 한쪽이 평가기관을 선임하지 않은 경우에 대한 규정은 없어 분쟁의 또 다른 요소가 됐다. 어피니티는 2019년 3월 ICC 국제중재를 신청했다. ICC 중재재판부는 지난해 9월 안진이 제시한 평가액으로 신 회장이 풋옵션을 이행하게(주식 매수) 해달라는 어피니티의 요구를 기각했다.
교보생명은 어피니티 관계자와 안진 회계사를 부당 공모 혐의로 고발했다. 이들은 지난달 초 1심 재판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검찰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교보생명은 "어피니티컨소시엄은 단심제인 중재 판정에 승복하지 않고 국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으나 가처분 신청마저 기각되자 또다시 2차 국제 중재를 신청했다"며 "3년여간 지속된 풋옵션 분쟁으로 막대한 피해와 함께 회사의 신뢰도가 하락했다"고 밝혔다.
또 "공정시장가치(FMV)를 확인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IPO"라며 "현재 IPO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2차 중재를 통해 이를 막으려는 행위야말로 공정시장가치 산출을 막기 위한 행위"라고 말했다.
끝으로 교보생명은 "2018년에도 풋옵션 중재 신청으로 IPO를 방해했던 어피니티컨소시엄은 시간 끌기 전략으로 선량한 주주와 투자자들에 막대한 피해를 안기는 선택을 할 것이 아니라 IPO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