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윤정원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지난해 6조 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한국전력이 부담하는 연료비와 전력구입비는 늘었지만 전기요금 조정은 소폭에 그친 영향이다.
한전은 24일 공시를 통해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손실이 5조8601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에는 영업이익 4조863억 원을 냈으나 적자로 전환하게 됐다. 지난해의 영업손실은 2008년 금융위기로 국제유가가 치솟았을 때 기록한 연간 영업손실(2조7981억 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지난해 매출은 전력 판매량 증가 등으로 2조55억 원 늘어난 60조5748억 원이었다. 그러나 영업비용도 연료비 및 전력구입비 증가 등으로 11조9519억 원 늘어 66조4349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전력 판매량은 제조업 평균 가동률 증가 등으로 4.7% 증가했다. 그러나 치솟은 연료비 인상분이 반영되지 않아 전기를 팔수록 손해를 입었다. 정부가 국민 생활 안정을 감안해 지난해 2·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동결해 판매단가가 하락한 탓에 전기판매 수익은 2.7% 늘어난 1조4792억 원 증가에 그쳤다.
한전 측은 "연료가격의 추가 상승으로 재무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재무위기 대응 비상대책위'를 설치해 전력공급비용 절감, 설비효율 개선, 비핵심 자산매각 등을 추진하고 연료비를 절감하는 등 고강도 자구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력시장의 가격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도록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연료비 등 원가 변동분을 전기요금에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방안을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나가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