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식품 자회사가 썩고 곰팡이가 핀 재료로 김치를 만들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진은 한성식품 김순자 회장. /한성식품 홈페이지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맛있는 김치, 나와 내 가족, 온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세계에 한국의 맛을 알리는 김치를 내놓겠다."

김순자 한성식품 회장이 지난해 1월 언론과 인터뷰에서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김치를 만들겠다고 말했지만 한성식품 자회사는 위생 상태가 엉망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22일 MBC 보도에 따르면 한성식품 자회사가 운영하는 충북 진천 공장에서 김치를 만드는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촬영된 영상에는 직원들은 변질된 배추와 무 등을 도려내고 김치를 만드는 모습이 담겨있다.

작업자들은 "아이고 더러워", "쉰내가 난다", "쉰내 나는 건 괜찮대… 그런데 뭐라고 해 내가" 등 재료의 위생 상태를 언급했다.

완제품 포장 김치를 보관하는 상자에는 애벌레 알이 달려 있고 무를 담아놓은 상자에는 시커먼 물때와 곰팡이 등이 있었다. 또 밀가루 풀에는 곰팡이가 발견됐다.

MBC에 제보한 공익신고자는 "너무 비양심적이고. '대한민국 명인 명장' 이렇게 (광고를) 해서 (판매)하는 그 김치인데"라며 "국민들이 먹는 그런 음식인데, 내가 못 먹는데 남한테 어떻게 먹으라고 얘기할 수 있겠냐"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성식품은 "악의적인 제보"로 주장했지만 이후 "공장 내 곳 중 한 곳에서만 발생한 문제이고 즉각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완제품 포장 김치를 보관하는 상자에는 애벌레 알이 달려 있고 밀가루 풀에는 곰팡이가 보인다. /MBC 뉴스데스크 방송화면 캡처

MBC 보도 이후 누리꾼들은 "먹는 걸로 장난치는 기업은 망해야 한다", "썩은 배추와 무를 사용한 한성식품 김순자 명장 김치 지금부터 절대 사먹지 맙시다", "배추, 무가 저 정도라면 한성김치에 들어간 젓갈, 고춧가루, 마늘 등 양념재료들은 과연" 등 비난의 목소리와 불매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한성식품의 김치는 70%가량을 수출하고 급식업체와 종합병원, 리조트 등에 납품되고 있다. 롯데마트와 이마트 등 대형마트는 "문제가 된 한성식품 자회사 공장에서 만든 제품은 취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성식품는 23일 오전까지 특별한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으며 홈페이지는 현재 접속이 안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성식품 자회사 공장을 방문해 조사에 들어갔다.

1986년 설립된 한성식품은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에 본사를 두고 있다. 김순자 회장이 지분 97.9%를 들고 있으며 지난 2020년 매출 514억 원, 영업이익 16억 원을 기록했다.

김순자 회장은 자신을 대한민국 김치 명인 1호이자 식품 명인으로 알려왔다. 김순자 회장은 2012년 한국김치협회를 통합한 대한민국김치협회 초대 회장을 맡기도 했다.

jangb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