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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비즈토크<하>] 오스템임플·신라젠 거래 재개 '안갯속'…20만 주주 '발 동동'
입력: 2022.02.20 00:03 / 수정: 2022.02.20 00:03

"이미지 추락" 오픈런 탓에 머리 아픈 명품 업계

오스템임플란트와 신라젠은 지난 17일, 18일 각각 거래소로부터 거래 재개에 대한 심의를 받았다. /뉴시스·신라젠 제공
오스템임플란트와 신라젠은 지난 17일, 18일 각각 거래소로부터 거래 재개에 대한 심의를 받았다. /뉴시스·신라젠 제공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이성락 기자]

◆ '상폐 기로' 오스템임플·신라젠의 운명은?

-이번에는 증권 업계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지난 한 주 오스템임플란트와 신라젠의 상장폐지를 두고 한국거래소에서 심의에 들어가자 업계 시선이 쏠렸습니다.

-두 회사는 상장폐지 대상인지 아닌지, 그리고 당장 상장폐지에 들어갈지 기간을 부여받을지 갈림길에 섰고, 그 결과가 결정되는 한 주를 보냈습니다. 결과에 따라 곧바로 상장폐지로 이어질 수도, 긴 매매거래 정지를 끝내고 거래 재개를 기대할 수도 있기 때문에 업계가 손에 땀을 쥐며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두 회사는 바이오 업계에서 매우 주목받던 대형 회사입니다. 이번 이슈에 대한 화제성과 관심도가 다른 회사에 비해 높은 상황인데요. 신라젠은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2위에 이름을 올렸던 회사로, 우리나라 바이오 업계 기대주 중 하나였습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시총 2조386억 원 규모의 국내 1위 임플란트 제조업체죠. 코스닥 시총 22위 수준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두 회사 모두 횡령 사태와 관련되면서 상장 적격성에 의심을 받게 됐죠?

-그렇습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내부 직원에 의해 2215억 원 규모의 횡령 사건이 발생하면서 지난달 3일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태입니다.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를 비롯해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으로 2020년 5월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해 주식 거래가 정지됐습니다.

-신라젠이 더 오래전부터 거래 정지에 들어간 상태네요. 구체적으로 각자 어떤 단계에서 심의를 받고 있나요?

-한국거래소는 17일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한 상태입니다. 회사가 15영업일(3월 14일) 내 경영 개선 계획서를 제출하면, 제출일로부터 20영업일 이내에 기심위의 심의 및 의결을 받게 됩니다. 여기서 상장폐지 또는 개선 기간(1년 이내) 부여 여부가 결정되죠. 기심위에서 거래 재개로 결정 나지 않으면 개선 기간을 부여받아 기간 종료 후 또다시 기심위의 심의를 받게 되고요. 상장폐지를 결정한다면 2심격인 시장위원회로 올라가 다시 한번 심의를 받게 됩니다.

반면, 신라젠은 이번에 2심격인 시장위의 결과를 받아들었습니다. 18일 거래소는 신라젠에 6개월의 개선 기간을 부여하기로 했는데요. 회사는 기간 종료 전 개선 계획 이행 내역서와 이행 결과에 대한 전문가 확인서 등을 제출해야 합니다. 제출일 20일 이내에 이를 바탕으로 시장위가 상폐 여부를 다시 가리게 됩니다.

-향후 거래 재개를 기대해봐도 될까요?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 이번에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른 단계여서 가야 할 길이 먼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열리는 기심위가 당장 거래 재개를 결정해주지 않는다면 상장폐지나 개선 기간 부여로 가야 하는데, 이 경우 2심에 올라 심의를 재차 받아야 하거나 개선 기간 후 다시 심의를 기다려야 합니다.

신라젠은 이미 1심격인 기심위에서 상장폐지 결과를 받은 만큼 2심인 시장위에 개선 계획 이행을 착실히 소명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거래 정지 기간이 길어지며 주주들은 속이 탈 것 같네요. 현재 발이 묶인 주주들은 얼마나 되나요?

-오스템임플란트 소액주주는 1만9856명(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총발행주식수의 55.6%를 보유 중입니다. 신라젠은 코스닥 개인주주 비율 1위 기업으로 오스템임플란트보다 훨씬 더 많은데요. 지난해 기준 신라젠의 개인주주는 16만5000여 명으로, 전체 지분의 92.61%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바이오 업종에서도 매우 큰 두 회사가 횡령 사태에 휘말리며 업종 전반 투심 악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분위기네요. 주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산업 전반의 활력도 되찾으면 좋겠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이후 오픈런, 노숙런 등이 하나의 소비문화로 자리 잡으며 명품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주고 있다. /이새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이후 오픈런, 노숙런 등이 하나의 소비문화로 자리 잡으며 명품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주고 있다. /이새롬 기자

◆ "샤넬백 든 저 사람도 오픈런으로 샀을까?"…명품 이미지 추락

-끝으로 유통 업계 소식입니다. 명품 브랜드가 오픈런·좀비런(명품을 구매하기 위해 백화점 오픈과 동시에 매장으로 달려가는 행위), 노숙런(명품을 구매하기 위해 백화점 인근에 텐트를 설치하고 밤새 대기하는 행위) 등으로 이미지 타격이 생기면서 골치를 앓고 있다면서요.

-네. 이런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한 시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인데요.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명품 구매로 보복소비가 발생했습니다. 문제는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 수요가 높아지자 오픈런, 좀비런과 같은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어떤 브랜드가 오픈런 대상으로 꼽히나요.

-대표적인 것은 '샤넬'입니다. 루이비통, 디올 등도 오픈런 브랜드에 포함되지만 샤넬이 가장 인기를 얻는 브랜드인데요. 중고 가격도 크게 떨어지지 않아 리셀러(재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고객)가 샤넬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리셀러를 중심으로 오픈런 문화가 만들어지고, 제품이 빠르게 판매가 끝나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돈이 있어도 입장을 못 해 살 수 없다', '입장을 해도 정작 가방이 없어서 구매가 어렵다' 등의 말이 나올 정도로 원하는 모델을 구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성만 개선된다면 좋은 결과 아닌가요?

-실제 오픈런 브랜드로 꼽히는 명품의 영업이익은 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샤넬코리아의 2020년 영업이익은 1491억 원으로 전년 대비 34.4%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루이비통은 1519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177.2% 급증했습니다. 지난해 실적은 이보다 더 좋아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다만 명품의 가장 중요한 항목인 '이미지'에 타격이 생긴다는 것이 업계의 고민입니다. 패션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명품을 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명품의 희소성과 고급화 이미지를 고객 스스로에게 투영하기 때문이다. 우스갯소리로 명품 가격의 9할은 이름값이라고 하지 않나. 그런데 오픈런 이후로 고객들이 '프리미엄'이라는 것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온라인을 중심으로 중고 시장이 커지면서 명품 구매가 더욱 쉬워지니 이미지는 오히려 훼손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수익이 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기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군요.

-맞습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요새 백화점 VIP 사이에서는 '집에 있는 샤넬에 손이 안 간다'라는 말이 나온다고 한다. 밖에서 샤넬백을 든 사람만 보면 '저 사람도 오픈런으로 샤넬백을 샀을까'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며 외출할 때 착용하기 꺼려진다는 것"이라며 VIP 사이에서 나오는 부정적인 반응을 전했습니다.

이는 결국 수치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한정판 거래 플랫폼인 크림에서 살펴본 결과, 샤넬의 클래식 미디움 플랩백은 최근 1100만 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는데요. 가장 최근 거래일인 2월 17일 기준 1150만 원에 팔렸습니다. 매장가인 1124만 원에서 겨우 26만 원 높습니다. 해당 제품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1400만 원대에 거래되던 모델입니다. 약 300만 원이 떨어진 겁니다.

명품 브랜드들은 럭셔리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수차례의 가격 인상을 시도하고 있는데요. 샤넬은 지난해 4차례의 가격 인상에 이어 올해 1월부터 추가 가격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이제 클래식 라인은 스몰 사이즈도 1000만 원이 넘습니다. 최근에는 루이비통도 기습적으로 최대 26% 가격 인상을 시행했는데요. 이에 따라 카퓌신 모델 BB 사이즈는 900만 원이 넘고, 입문백으로 적당하다는 네버풀 MM 사이즈조차 이제 300만 원 가까이 합니다.

-오픈런, 노숙런을 방관해온 브랜드 입장에서는 그간 매출을 올려주던 리셀러와 오픈런 문화가 부메랑이 됐네요. 이들이 단순히 가격 인상을 통해 실추된 이미지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명품 브랜드가 고객에게 브랜드 가치를 다시 입증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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