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ㅣ박희준 기자]현대중공업이 해양플랜트 수주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고유가로 해상플랜트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해상플랜트는 바다 위에 떠 있는 정유공장으로 불리는 부유식원유저장생산설비(FPSO)로 최근 브라질 국영 에너지회사에서 수주한 FPSO 선체 건조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FPSO를 생삲라는 삼성중공업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지주 계열사인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매출 8조3113억 원을 올렸다.
15일 해운 전문 매체 헬레닉쉽핑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7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카타르 노스필드(North Field), 베트남, 미국 멕시코만, 브라질 등에서 진행되는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 중이거나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이 노리는 것은 FPSO다. FPSO는 심해 유전 지역의 해상에 떠서 원유를 채굴해 끌어올려 전용 탱크에 저장했다가 셔틀탱커와 같은 유조선에 원유를 싣는 역할을 한다.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국제유가 하락으로 해상플랜트를 거의 수주하지 못했다. 지난 2010년대 중반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은 국제유가는 2020년 11월 배럴당 39 달러대까지 추락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 OPEC 산유국들의 유가재균형을 위한 공급제한N 정책에 힘입어 유가가 오르면서 모든 게 달라졌다.
국제유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위협 등으로 공급차질이 예상되면서 현재 90달러 초반대를 넘어섰고 머지 않아 배럴당 100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와 함께 최근 브라질에서 수주한 P78 FPSO '알미란테 바호주'호 하부구조물(선체) 건조에 들어갔다. 이는 2015년 영국에 마지막 FPSO 물량을 인도한 지 7년 만이다.
이 FPSO는 브라질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브라스에서 지난해 6월 7억 7500만 달러(8500억 원)에 수주한 것이다. P78은 FPSO 배를 건조하는 전용 도크에서 건조한다.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한 싱가포르 케펠(Keppel)사는 원유생산과 처리를 하는 상부설비를 제작한다. 이를 조립해 오는 2025년 11월 브라질 동남부의 암염하층 부지오스(Buzios) 심해유전에 설치될 예정으로 있다. 현재 부지오스 유전에는 4개 FPSO가 페트로브라스 원유가스 생산량의 20%를 생산하고 있다.
P78은 길이 354.3m, 너비 34.3m, 높이 60m, 총중량 12만8000t 규모의 초대형 해양플랜트다. 세계 최대 크기의 항공모함이라는 니미츠급 항모보다 더 길고 무겁다.니미츠급 항모는 길이 332.85m, 비행갑판 너비 76.8m, 너비 40.84m, 만재배수량 10만1300t이다. 페트로브라스에 따르면, P78이 부지오스 유전에서 상업 생산을 시작할 경우 하루 18만 배럴의 원유와 720만세제곱(㎥) 규모의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최대 200만 배럴의 원유를 저장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P78을 비롯해 미국 등에서 18억 달러(약 2조1500억 원) 상당의 해양플랜트 3기를 수주했다. 현대중공업은 P78 외 나머지 2기도 설계가 완료되는 대로 생산에 착수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올해도 고유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해양플랜트 수주를 더 기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유가가 상승하면서 해양 개발에 대한 수요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해양플랜트 수주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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