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노조, 폭행·윳놀이·노마스크"…눈살 찌푸리게 하는 집회 현장
  • 문수연 기자
  • 입력: 2022.02.14 15:29 / 수정: 2022.02.14 16:51
CJ대한통운 노조, 5일째 본사 사무실 불법 점거
CJ대한통운 노조가 14일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문수연 기자
CJ대한통운 노조가 14일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문수연 기자

[더팩트|문수연 기자] CJ대한통운 노조가 본사에서 점거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양측의 입장이 여전히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 노조는 CJ대한통운 본사에서 5일째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조 30여 명은 본사 앞에 돗자리를 깔고 노숙을 하며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점거로 본사 앞 도로는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CJ대한통운 측은 "노조가 1층 로비의 유리문을 부수고, 경찰의 제지에도 무시하고 셔터를 강제로 개장했다"며 "지난 13일에는 본사 내부에서 마음대로 담배를 피우다 이를 제지하는 보안인력과 경찰에게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또 노조가 노마스크, 코스크를 한 채 집단적으로 윷놀이를 했다. 코로나19 증상이 의심되는 불법 점거자에 대한 퇴거 요구도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CJ대한통운이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해 마련된 사회적 합의에 따라 인상된 요금을 이윤으로 챙기고 있다며 지난해 12월 28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CJ대한통운 측은 "연평균 소득 8518만 원(2020년 기준) 등 업계 최고 수준의 처우를 제공하고 사회적 합의를 가장 모범되게 이행하고 있음에도 사실을 왜곡하고 근거 없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며 노조를 교섭대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에 노조 200여 명은 "사측이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며 지난 10일 본사 건물을 기습 점거해 농성을 벌였다.

기습 점거하는 과정에서는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본사 점심시간과 겹치면서 건물 밖으로 향하려던 직원들과 노조가 맞닥뜨린 것이다. 노조는 강화유리를 깨기 위해 미리 준비한 망치로 임직원들을 폭행하거나 위협했으며, 직원 3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한 직원은 "노조 여러 명이 끌어당겨 어깨와 목 등에 부상을 입어 전치 3주가 나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CJ대한통운은 11일 경찰에 불법점거를 당항 본사에 대한 시설보호를 요청했고, 본사 사무실 방역체계가 붕괴됨에 따라 건물 전체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0일 CJ대한통운 본사를 기습 점거한 노조가 강화유리를 깨기 위해 미리 준비한 망치로 임직원들을 폭행하거나 위협해 직원 3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CJ대한통운 제공
지난 10일 CJ대한통운 본사를 기습 점거한 노조가 강화유리를 깨기 위해 미리 준비한 망치로 임직원들을 폭행하거나 위협해 직원 3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CJ대한통운 제공

하지만 노조는 농성을 멈추지 않았다. 12일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주관으로 파업 사태의 조속한 해결과 대화를 촉구하는 108배를 진행했다.

이에 CJ대한통운은 13일 입장문을 통해 "본사 건물의 코로나19 방역체계는 이미 붕괴돼 언제 집단감염사태가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됐다"며 "폭력과 불법은 어떤 경우에도 합리화될 수 없으며, 불법을 외면하거나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 지켜질 수 있도록 신속한 조치를 촉구 드린다"고 정부의 엄정한 법집행을 요구했다.

전국 비노조 택배기사연합(비노조연합) 소속 기사 147명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모여 "대화를 하자면서 사옥을 부수고 직원 멱살을 잡는 것이 대화인가. 아무리 급하다고 해도 그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지도부는 총사퇴하고, 테러 행위에 대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파업 중단을 촉구했다.

CJ대한통운 본사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일부 노조가 마스크를 내린 채 대화를 나누고 있다. /문수연 기자
CJ대한통운 본사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일부 노조가 마스크를 내린 채 대화를 나누고 있다. /문수연 기자

CJ대한통운은 이번 기습 점거로 매일 10억 원가량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점거 과정에서 다친 직원들의 치료비, 파손된 시설물 복구 비용, 업무방해로 인한 영업·수주 제한 등을 종합해 추산한 금액이다.

하지만 노조는 여전히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13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연대 파업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으며, 오는 21일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롯데·로젠·한진 본부와 연대 파업을 벌이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은 "점거를 진행한 택배노조 조합원들은 이미 모두 자가진단 키트를 사용해 자체적으로 검사를 마쳤으며 점거한 조합원 수를 자체적으로 대폭 축소하면서까지 방역을 지키고 있다"며 "폭력행위 없이 자율적으로 규율을 세워 안에서 생활하고 있다. 물건 반입이나 현장에 필요한 소통 또한 모두 대화경찰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파업사태를 끝내기 위해 (본사에) 대화를 요구했는데 이에 대해 건물폐쇄로 대응하다니 기가 막힌다. CJ대한통운이 노조의 점거농성이 종료되길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대화에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회사는 국민 여러분께 여러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리며, 신속하면서도 법과 원칙에 기반해 사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munsuye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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