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노조 "LCC마다 수천억 원 적자…정부, 지원 연장해야"
대한민국 조종사 노동조합 연맹은 1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연장을 촉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선영 인턴기자 |
[더팩트ㅣ이선영 인턴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위기를 맞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노동조합들이 정부에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을 연장해 달라고 촉구했다.
대한민국 조종사 노동조합 연맹(이하 노조연맹)은 1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코로나 방역지침에 신음하는 저비용 항공사, 정부지원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해당 연맹은 진에어·제주항공·에어부산 조종사 노동조합으로 구성됐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진에어·제주항공·에어부산 조종사 조합원을 비롯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조종사 조합원과 기타 노조 비조직 항공사 조종사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정부지원 중단되면 LCC는 다 죽는다', 'LCC, 우리도 날고 싶다. 입국격리 완화하라', '꼬박 2년 방역정책 준수하니 돌아온건 정부지원 중단'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에 나섰다.
노조연맹 측은 "대형 항공사의 경우 화물 등 대체사업으로 적자를 면하고 있으나, 모든 저비용 항공사는 국내선에 의존해 2년 연속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며 "특히 정부가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해 지급해온 항공 고용유지지원금마저 2월 말 종료가 예정돼 있어 업계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고용보험법 제19조 2항에는 3년 연속 고용유지조치를 실시하는 경우 관할 직업기관장이 인정하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지원금을 더 이상 지급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노조연맹 측은 "지난 2년 동안 휴직이나 무급휴직을 연장하면서 지켜온 회사가 정부 고용지원금 없이는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선영 인턴기자 |
이들에 따르면 LCC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하 하기 시작한 2020년 3월부터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을 통해 임금 70% 수준의 휴업 수당을 제공해왔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은 시행령상 '불가피한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정부가 지원을 연장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노조연맹은 또 △코로나19 종식까지 항공·관광업에 대한 특별지원업종 지정 연장 △LCC 등 코로나 취약업종 고용유지지원금 3년 이상 지급 △백신 접종률, 치료제 도입, 자가진단 등을 고려한 해외입국자 자가 격리 지침 변화 등을 요청했다.
항공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지난해 국내 LCC들이 수천억 원 규모의 손실을 봤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제주항공 3125억 원, 진에어 2032억 원, 티웨이항공 1557억 원, 에어부산 2043억 원가량의 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태웅 에어부산 노동조합위원장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에 전달할 호소문을 낭독했다. 그는 "최소한의 가정 생계를 위해 휴직기간 중에도 초단기 아르바이트와 일용직을 전전하며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다"며 "화물영업이 불가한 저비용 항공사들은 유상증자와 대출로 연명해 왔으나 이제는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이 종료된다면 저희는 어떤 방법으로 지금의 난관을 극복해야 할지 암담한 실정"이라며 "지금 항공사들의 경영위기는 분명 코로나 팬데믹과 방역지침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위기의 항공사들은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