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 통했나…은행 가계대출 2개월 연속 감소 
  • 황원영 기자
  • 입력: 2022.02.10 14:14 / 수정: 2022.02.10 14:14
기업대출은 역대 최대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2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4000억 원 줄었다. /더팩트 DB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2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4000억 원 줄었다. /더팩트 DB

[더팩트│황원영 기자] 은행권 가계대출이 지난해 12월에 이어 올해 1월까지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정부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와 대출금리 상승, 설 상여금 지급 등 계절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기업대출은 13조3000억 원 증가하면서 1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한은)이 10일 발표한 '2022년 1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2000억 원으로 전월보다 4000억 원 줄었다. 감소폭은 지난해 12월(2000억 원)보다 확대됐다. 은행 가계대출이 2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관련 통계 속보치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난 2004년 이후 약 18년 만에 처음이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이 맞물리면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설 성과 상여금 유입 등에 따른 계절적 요인도 작용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은 2조2000억 원 증가한 781조 원을 기록했다. 내 집 마련을 위한 주택거래와 전세 관련 자금 수요가 둔화됐으나, 집단대출 취급이 증가하면서 증가폭은 전월(2조 원)보다 늘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가계 기타대출은 2조6000억 원 줄었다. 1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두 번째로 감소폭이 컸다.

다만 한은은 가계대출 감소 흐름이 2월 이후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연말 연초에는 일시적인 계절적 요인도 가계대출 흐름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가계대출이 추세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판단하긴 어렵다"며 "아직 대출 수요도 상당하고 은행들이 새해 들어 대출을 재개한 만큼, 가계대출 추이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가계대출이 주춤한 사이 기업대출은 사상 최대폭으로 늘었다. 가계대출 규제가 기업대출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기업대출(1079조 원)은 전월 말 대비 13조3000억 원 늘면서 1월 기준으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은 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등에 힘입어 4조 원 증가한 183조4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대출은 9조2000억 원 급증한 895조6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대 증가폭이다. 한은은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지속되는 가운데 시설자금과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 등이 맞물리면서 중소기업 대출이 큰 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자가 주로 빌리는 개인사업자대출은 2조1000억 원 늘어난 425조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회사채 발행은 투자기관의 연초 자금운용 재개 등으로 2조3000억 원 순발행 전환됐다. 주식발행은 LG에너지솔루션 등 기업공개를 중심으로 발행 규모가 늘면서 전월보다 6000억 원 늘어난 13조 원으로 집계됐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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