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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붕괴 참사' 한 달…HDC현산, 보상안 여전히 '무소식'
입력: 2022.02.11 00:00 / 수정: 2022.02.11 00:00

원인 규명·보상안 마련 등 후속조치 산적…'소극적' 대응 질타 이어져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이던 광주 화정 아이파크 외벽이 무너지는 참사가 발생한 지 한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사고 수습까지 갈 길이 멀는 평가가 나온다. /더팩트 DB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이던 광주 화정 아이파크 외벽이 무너지는 참사가 발생한 지 한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사고 수습까지 갈 길이 멀는 평가가 나온다. /더팩트 DB

[더팩트|이민주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한 광주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 외벽이 붕괴하는 사고가 벌어진 지 한 달이 됐다.

매몰 실종자 구조에만 한 달 가까이 걸린 가운데 사고 원인 규명, 입주예정자 보상 마련 등이 후속 절차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자 일각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 측의 소극적인 대처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1일 범정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지난 8일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 사고로 발생한 실종자 6명을 모두 수습하고 공식적인 수색작업을 마쳤다.

지난달 11일 오후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이던 광주 아이파크 201동 타설 작업 중 23~38층 바닥 상판 구조물이 무너져 내렸다. 사고로 하청 노동자 1명이 다치고 6명이 실종됐다.

첫 번째 실종자는 사고 나흘만인 지난달 14일 건물 지하 1층에서 발견·구조됐으나 숨졌다. 두 번째 실종자는 지난달 25일 27층 2호실 안방 잔해 더미에서, 세 번째 실종자는 지난달 27일 28층 잔해 더미에서 발견됐다.

지난 4일에는 매몰 노동자 2명이 잇따라 구조됐다. 각각 27층과 28층에서 발견된 실종자들은 발견 후 구조됐으나 숨졌다. 다섯 번째 실종자는 설날인 지난 1일 26층에서 발견됐으나 현장에서 숨졌다. 마지막 실종자는 지난 7일 오전 발견됐으며 4시간 만인 오후 3시 구조했으나 이미 숨진 채였다.

실종자 구조가 다시 지연된 것은 타워 크레인과 외벽 거푸집 등으로 인한 추가 붕괴 위험 때문이다. 사고 직후 실종자들이 상층부 잔해에 매몰됐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위험 요인으로 인해 진입이 어려웠다.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로 1명이 다치고 6명이 실종됐으며, 사고 29일 만에 실종자를 전원 구조했다. 광주 화정 아이파크 내부가 완전히 붕괴된 모습. /더팩트 DB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로 1명이 다치고 6명이 실종됐으며, 사고 29일 만에 실종자를 전원 구조했다. 광주 화정 아이파크 내부가 완전히 붕괴된 모습. /더팩트 DB

이후 구조 작업에 최대 걸림돌이었던 타워크레인과 부서진 외벽 거푸집을 차례로 철거하기로 했으나, 그 과정에서 작업 방식과 일정이 바뀌면서 계획이 다소 지연됐고, 사고가 발생한 지 10여 일이 지난 지난달 23일이 돼서야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을 마쳤다.

실종자 수습 작업이 끝났지만, 사고 원인 규명 등 후속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경찰과 유관기관은 지난 9일 사고의 원인·경위를 집중 조사하기 위해 현장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신축 공정과 건물 붕괴 경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며 최초 붕괴 지점을 살피고 있다. 과학적 검증을 거쳐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밝히기 위한 수사도 본격화한다.

광주 서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수사본부에 따르면 이들은 화정 아이파크 구조물 붕괴의 주요 원인을 PIT(배관 등 설비 층) 내 무단 시공 변경과 동바리(지지대) 조기 철거 등으로 보고 있다. 골조 하도급 업체는 동바리 대신에 역보를 설치했는데 수사본부는 역보 자체 하중이 건축물에 무리를 줬다고 봤다.

실종·사망자 유가족과의 협의도 난관이다. 붕괴피해자 가족협의회는 HDC현대산업개발 측의 책임감 있는 모습을 촉구하며 피해자 장례를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붕괴피해자 가족협의회 안모 대표는 "가족들은 현산의 책임있는 사과와 충분한 사후보상에 대한 약속 확인이 될 때까지 장례와 기타 어떤 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산이 무책임할 경우 모든 역량을 총동원, 파렴치함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시는 아파트 붕괴 사고와 관련해 HDC현대산업개발에 구성권을 청구하겠다고 나섰다.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11일부터 지난 8일까지 피해자 수습에 투입된 각종 비용을 산정해 HDC현대산업개발에 공식 청구할 방침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직접 진행 중인 분야를 제외하면 구상권 청구 가능 금액은 2억 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예비입주민들과 보상이나 절차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HDC현대산업개발은 예비입주민들과 보상이나 절차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광주시는 지난달 서울시에 건설산업기본법 위반을 근거로 HDC현대산업개발에 8개월 영업정지를 내려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은 재시공이나 보상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화정 아이파크는 지난 2019년 5월 분양한 아파트로 오는 11월 입주를 앞두고 있었지만 사고로 무기한 연기됐다.

화정 아이파크 입주예정자 모임을 이끄는 이승엽 대표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건물 안전진단 후 재시공 관련 협의를 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간 입주예정자 대표회의와 현대산업개발은 2차례 협의를 가졌지만 재시공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시작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입주 예정자들은 커다란 정신적 충격과 불안감 때문에 입주는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며 "전국민이 지켜본 현장이라 집값은 떨어지고, 부실시공 아파트단지로 계속 낙인이 찍혀서 평생 같이 갈 건데 그런 집에서 어떻게 살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반쪽 사퇴'에 대한 비판도 여전하다.

정 회장은 지난달 17일 사고의 책임을 지고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정 회장은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에서만 사퇴할 뿐 HDC그룹 회장직과 최대 주주 자격은 유지한다. 이와 관련해 '책임회피, '반쪽 사퇴'라는 비판이 나왔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예비입주자들과 소통하고 있다며 합의점을 찾아가겠다는 입장이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현장에 직원이 24시간 상주하면서 사고와 관련해 소통하고 있고 입주예정자 모임과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보상 등에 대한 부분은 아직까지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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