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안철수·심상정 만난 최태원, 당부 메시지는?
  • 이성락 기자
  • 입력: 2022.02.10 00:00 / 수정: 2022.02.10 00:00
최태원, 9일 안철수 만나 "낡은 규제 없애고 미래 인프라 만들어달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오른쪽)이 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대선 후보 간담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오른쪽)이 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대선 후보 간담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국내 최대 경제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를 이끌고 있는 최태원 회장이 주요 대선 후보를 잇달아 만나 재계 목소리를 전했다. 대선 후보들이 앞다퉈 기업 성장을 돕겠다고 약속한 가운데, 최태원 회장은 성장 키워드로 인프라 구축과 규제 혁신 등을 제시했다.

최태원 회장은 9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대선 후보 간담회'에 참석,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만났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주요 대선 후보를 잇달아 만나 차기 정부를 향한 경제계의 의견을 담은 '미래를 위한 경제계 제언집'을 전달하고 국가 경제 발전과 관련한 건의 사항, 당부 메시지를 전하는 등 재계 맏형으로서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최태원 회장은 안철수 후보에게 경제계를 대표해 기업 성장에 필요한 몇 가지 당부를 전했다. 먼저 최태원 회장은 차기 정부가 미래 성장을 위한 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세계 경제와 정치 환경이 엄청난 속도로 변하고 있고, 많은 문제가 저성장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성장하는 대한민국이 필요하다. 정부가 미래 성장을 위한 인프라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계나 교량을 말하는 인프라스트럭쳐(사회기반시설)가 아니고 비즈니스라는 인프라스트럭쳐가 좀 더 필요하다"며 "인프라의 고도화가 전제돼야 새로운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산업으로 전환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이 대선 후보를 만나 인프라 투자를 강화해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만나 "미래 인프라 투자를 해주신다고 생각한다. 기업이 이제는 팔로워가 아니라 퍼스트무버로 나설 수 있는 혁신적인 국가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같은 해 12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는 "미래 산업을 위한 인프라 투자를 강화해달라. 성장하려면 저희가 갖고 있는 성장 잠재력을 좀 더 깨워 올리고 부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주요 대선 후보를 잇달아 만나 인프라 확충과 규제 완화와 관련한 경제계 의견을 전했다. 사진은 최태원 회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위부터 시계방향)에게 경제계의 의견을 담은 미래를 위한 경제계 제언집을 전달하고 있는 모습. /대한상의 제공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주요 대선 후보를 잇달아 만나 인프라 확충과 규제 완화와 관련한 경제계 의견을 전했다. 사진은 최태원 회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위부터 시계방향)에게 경제계의 의견을 담은 '미래를 위한 경제계 제언집'을 전달하고 있는 모습. /대한상의 제공

최태원 회장이 대선 후보를 상대로 인프라 투자와 함께 중점적으로 다룬 영역은 '규제'다. 기업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방향으로 규제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최태원 회장은 "낡은 법제도의 대대적 개혁을 건의한다. 현행법은 할 수 있는 것만 규정하는 포지티브 규제(최소 허용 규제) 형식"이라며 "앞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야 하는 상황에서 규제 틀이 바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회장은 앞으로 네거티브 규제(최소 규제) 형태로 바뀌어야 성장의 잠재력을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법과 규제의 틀을 바꾸지 않으면서 현재의 규제 틀만 고집하게 되면 새롭게 도약하거나 성장의 포텐셜을 만들기 어렵다"며 "한꺼번에 바꿔 달라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예측 가능한 형태로 바꿔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최태원 회장은 대선 후보 앞에서 향후 기업의 역할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동안 최태원 회장은 기업이 단순히 이윤을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들기보다 기업 경영의 전 과정을 사회 눈높이에 맞추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국가적 과제 해결에 기업들도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의미로, 이러한 역할 확대 과정에서 민간이 정부를 돕고 정부도 민간을 도와주는 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민관 협력 강화를 키워드로 제시했다. 이날 최태원 회장은 "프라이빗 섹터(민간 부문)와 협력하는 프로세스 방향이 필요하다"며 "민관 협력이 강조되고 협력하는 방향으로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올 초 대한상의 신년사에서도 "그동안 민관 협력은 정부가 앞장서고 기업은 따라가는 형태가 많았지만, 새로운 역할에 관심을 갖거나 성공한 사업 모델을 만드는 기업이 많이 나오려면 국가·사회가 기업의 고민과 해법에 귀 기울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민간이 제안하고 정부가 도와주는 방식이 활성화되면 정부가 제안하는 사안에 대해서도 민간이 더 몰입해 참여할 수 있고, 진정한 민관 협력 풍토가 확립될 것"이라고 새로운 파트너십 구축에 대한 소망을 피력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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