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입찰 참여 결정은 미정…인수 시 '스타필드 여의도' 가능성 커져
신세계그룹의 부동산 종합 개발사 신세계프라퍼티는 이지스자산운용과 함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IFC 관련 인수전 1차 본입찰에 참여했다. 사진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이선화 기자 |
[더팩트│최수진 기자] 신세계가 공격적인 M&A(인수합병)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편의점 업체 '미니스톱' 인수전 참여에 이어 이번에는 부동산으로 눈을 돌려 '국제금융센터(IFC)'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IFC 인근에는 현대백화점그룹의 '더현대 서울'이 있는 만큼 만약 신세계가 인수에 성공한다면 여의도 내 유통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 신세계, 국제금융센터 인수전 참여…'4조 원' 이상으로 추산
1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의 부동산 종합 개발사인 신세계프라퍼티는 이지스자산운용과 함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IFC 관련 인수전 1차 본입찰에 참여했다. 오피스 건물 3개동과 IFC몰, 콘래드호텔 등이 그 대상이다.
2016년부터 IFC를 소유해온 캐나다 최대 부동산투자회사 브룩필드자산운용이 IFC를 매입할 당시 금액은 2조5500억 원이었으나 현재 인수가는 4조 원 이상으로 관측된다.
이에 브룩필드자산운용은 오는 14일에 2차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인수가가 예상보다 높아져 추가 입찰을 진행하는 것으로, 현재 IFC 인수가는 4조 원 이상으로 관측된다. 당초 시장에서는 예상가를 3조 원대로 전망했으나 입찰 참여사들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돈 금액을 써낸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1차 본입찰에 참여한 것은 사실"이라며 "본입찰 참여는 검토 중으로, 확정된 건 없다. 어떤 사업을 구상할지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도 현재 단계에서는 미정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프라퍼티가 운영하는 매장이 스타필드인 점을 고려해 신세계그룹이 스타필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이번 인수에 참여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현재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를 포함한 부동산 자산 확장과 다양화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프라퍼티가 운영하는 매장이 스타필드인 점을 고려해 신세계그룹이 스타필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이번 인수에 참여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더팩트 DB |
◆ 여의도, 유통 격전지 될까…제2의 '더현대 서울' 노린다
신세계가 IFC 인수에 성공할 경우 현대백화점그룹과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IFC 인근에는 현대백화점그룹의 백화점 '더현대 서울'이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지도 직선거리 기준으로 IFC 건물과 더현대 서울의 거리는 약 210m이다. 도보 기준으로는 약 3분으로 횡단보도 한 번만 건너면 이동이 가능할 만큼 매우 인접해 있다.
신세계는 여의도에서 이마트 여의도점만 운영한다. 여의도 인근인 영등포동에서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과 이마트 영등포점이 있지만 여의도까지는 약 2km 이상 떨어져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여의도 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수를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재로는 현대백화점그룹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 우선, 신세계는 여의도 내 신규 점포가 없다. 반면 더현대 서울은 지난해 2월 오픈해 이달 말 1주년을 맞는 신규 점포로, 오픈 당시 백화점 기준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았다.
더현대 서울에서 도보 20분 거리의 '이마트 여의도점'은 대형마트로 분류돼 더현대 서울과 직접적인 경쟁이 어렵다. 가장 가까운 백화점인 신세계 타임스퀘어점은 1984년부터 운영해온 점포로, 지난 2009년 경방필백화점과 합쳐 '신세계백화점'으로 전면 개편하고, 2019년 기존 영등포점을 '타임스퀘어점'으로 다시 리뉴얼했지만 38년 가까이 운영해온 구형 점포에 속한다. 신세계가 IFC 인수에 성공한다면 2008년 이마트 여의도점 오픈 이후 오랜만에 여의도 내 신규 점포를 만들게 되는 셈이다.
신세계는 2016년에도 현대백화점과 경쟁구도를 형성했다. 당시 양사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복합쇼핑몰 '코엑스몰' 입찰에 관심을 보였다. 다만 현대백화점이 높은 수수료 등을 포함한 사업 전략을 최종 점검한 결과,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해 신세계 단독 입찰로 코엑스를 확보하게 됐다. 신세계는 기존 코엑스를 '스타필드 코엑스몰'로 바꿔 운영하고 있다. 스타필드가 여의도에 들어선다면 2016년 이후 약 6년 만에 현대백화점그룹과 맞붙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규 개관은 오프라인 매장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최신 트렌드가 응축된 곳이라 젊은 고객을 대거 유치할 수 있고 신규 점포가 성공할 시 브랜드 전체의 이미지 개선에도 영향을 미친다. 현대백화점의 '더현대 서울'이 가장 대표적인 예시다. IFC 인수는 투자 여력만 있다면 업계에서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jinny0618@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