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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 노조 인수조건 수용" 중흥, '승자의 저주' 우려 없앨까
입력: 2022.02.09 12:00 / 수정: 2022.02.09 12:00

노조 측 인수조건 전격 수용…대의원회의 의결만 남았다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노조와 합의에 성공하면서 양사 결합 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중흥그룹 제공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노조와 합의에 성공하면서 양사 결합 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중흥그룹 제공

[더팩트|이민주 기자] 중흥그룹과 대우건설의 결합 작업이 9부 능선을 넘었다.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노동조합이 요구한 인수조건을 수용하면서 양사 결합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업계 안팎의 시선은 중흥그룹의 결단이 가져올 효과에 쏠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중흥그룹 인수단과 대우건설 노조는 지난 7일 인수 조건 최종 협상(2차 재협상)을 진행했다. 중흥그룹은 이날 협상에서 연봉 인상 등 대우건설 노조가 요구한 사항을 전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회의록에 따르면 중흥그룹은 △인수 관련 사항(5개 조항) △독립 경영 보장(6개) △대주주 및 계열사 간 거래 제한(2개) △고용보장과 노동조합 활동의 인정(3개) △조합원의 처우개선(5개) △매각 격려금(추후 확정) 지급 약속 △협약서 이행보장(3개) 등 노조의 요구사항에 관해 조건없는 수용을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대우건설 법인 대표이사는 인수 종료 후 3년간 재직 중인 대우건설 임원 중에서 선임하고,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인수 후 3년간 사업부 분할매각, 법인 분할 등을 하지 않는다. 여기에 계열사간 불법적인 자금대여나 지급보증 및 출자를 금지하는 등의 내용도 포함했다.

임직원 처우 개선과 관련해서는 3년 까지 업계 상위 3개사 수준의 임금 인상, 복리후생 증진을 위한 합리적인 우리사주제도 및 사내근로복지기금제도 개선, 성과급 제도 개선을 공언했다. 노조와 합의 없는 구조조정도 금지하는데 동의했다.

중흥그룹은 노조가 요구한 독립 경영 보장, 노동조합의 활동 인정 등을 전격 수용하기로 했다. /중흥그룹 제공
중흥그룹은 노조가 요구한 독립 경영 보장, 노동조합의 활동 인정 등을 전격 수용하기로 했다. /중흥그룹 제공

김보현 중흥그룹 부사장은 "대우건설과 임직원분들이 인수·합병(M&A) 진행에 따른 불안감을 해소하고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진정한 한 가족이 되는데 모든 목적과 의미를 두고 정말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며 "오늘 재협상을 끝으로 불협화음이 마무리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노조는 오는 10일 열리는 대의원대회를 통해 중흥그룹 측의 제안을 수용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합병 후 통합관리(PMI) 작업은 정상 추진하기로 했다.

인수를 앞두고 갈등을 빚던 중흥그룹과 대우건설 노조가 극적 합의에 성공하면서 양사 결합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중흥그룹은 지난해 5월부터 대우그룹 인수를 추진해왔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후 지난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같은해 12월 9일 KDB인베스트먼트와 대우건설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매 대상주식은 KDB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50.75%(2억1093만1209주)이며, 인수가는 2조1000억 원 수준이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계약 체결 후 "뛰어난 기술력과 다양한 해외건설 경험을 가진 대우건설의 인수는 저에겐 평생의 꿈을 이뤄가는 '제2의 창업'과도 같다"며 "어떠한 외적 환경의 변화나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세계 초일류 건설그룹을 만드는데 저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붓고자 한다"고 말했다.

양사 시너지를 위한 통합관리 작업이 본격 시행에 들어가는 분위기지만, 일각에서는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토교통부(국토부)가 발표한 지난해 국내 건설사 시공능력평가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6위, 중흥토건 15위, 중흥건설 35위다.

중흥그룹은 지난해 12월 KDB인베스트먼트와 대우건설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인수가는 2조1000억 원 수준이다. /중흥그룹 제공
중흥그룹은 지난해 12월 KDB인베스트먼트와 대우건설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인수가는 2조1000억 원 수준이다. /중흥그룹 제공

특히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우건설 인수·매각 사례를 들며 양사간 '경험'과 '몸집' 차이가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실제로 지난 2006년 대우건설을 품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후 자금 조달 문제로 경영 위기를 겪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으며 결국 대우건설을 재매각했다.

대우건설이 지난해 업계 해외수주 호황 속 '나홀로 부진'한 점도 우려를 키우는 요인 중 하나다. 당초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인수를 통해 해외사업을 적극적으로 강화해나간다는 포부를 밝혔다.

국토부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306억 달러로 2년 연속 300억 달러를 초과 달성했다. 이 기간 대우건설 해외 수주액은 곤두박질쳤다. 대우건설의 지난해 해외 수주액은 8건, 6억3542만 달러로 지난 2020년 수주액(39억428만 달러) 83.7% 감소했다. 대우건설 해외 수주액이 10억 달러를 넘기지 못한 것은 지난 2016년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삼성물산,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 등이 실적을 크게 개선한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발목을 잡았던 노조와의 갈등이 극적 해결에 이른만큼 이제는 양사 시너지와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일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의 해외사업 강화를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예고한만큼 이를 위해 어떤 협업, 시너지안을 들고나올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독립경영을 통해 발전하는 것처럼 대우건설도 대도약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모든 임직원들의 자부심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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