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경제일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TF비즈토크<상>] LG엔솔, '쪼개기 상장'·'뻥튀기 청약' 논란 남긴 숙제는?
입력: 2022.01.30 00:00 / 수정: 2022.01.30 00:00

기관 허수청약으로 소액 주주만 손실 입어 개선 필요

지난 27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LG에너지솔루션은 허수 청약과 소액 주주 피해 등 주식시장 내 기울어진 운동장을 여실히 드러냈다. /더팩트 DB
지난 27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LG에너지솔루션은 허수 청약과 소액 주주 피해 등 주식시장 내 '기울어진 운동장'을 여실히 드러냈다. /더팩트 DB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윤정원·문수연·최수진·정소양·이민주·한예주·박경현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정리=문수연 기자] 본격 시작되는 설 명절 연휴를 앞두고 경제계는 여전히 시끄러운 한 주를 보냈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가장 큰 화제가 된 뉴스는 바로 LG에너시솔루션의 상장이었는데요.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일 코스피 시가총액 2위에 올랐지만, '쪼개기 상장'과 '뻥튀기 청약' 논란에 휩싸이며 주식시장에 부담스런 과제를 남겼습니다.

반면 '대어급 공모주'로 기대를 모은 현대엔지니어링은 갑작스럽게 '상장 철회' 소식을 전하고 금융감독원에 상장 철회 신고서도 제출해 놀라움을 안겼습니다. 유통업계에서는 한 달을 넘어선 CJ대한통운 노조의 파업 소식이 연일 이어졌는데요. 우선 LG에너지솔루션 상장 후 상황에 대해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 '쪼개기 상장'에 '뻥튀기 청약'까지…LG엔솔이 남긴 과제

-지난 한 주 동안 증권가에서는 단연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의 상장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7일 공모가(30만 원)의 약 두 배 수준인 59만7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습니다. 투자자들의 바람과 달리 '따상(공모가 두 배로 시초가 형성한 뒤 상한가)'에는 실패했죠. 그렇지만 절반의 성공은 거둔 것으로 파악됩니다. LG엔솔은 상장일 공모가보다 주가가 68.3% 오르면서 코스피 시가총액 2위에 등극했습니다. 그룹 합산 시총에서도 SK그룹을 제치고 2위가 됐고요.

-상장일 장 초반 무섭게 주가가 빠졌는데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행렬 여파가 컸다면서요.

-그렇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개장 직후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이날 외국인들은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438만2610주를 매도하고 150만9352주를 매수했습니다. 이에 따른 순매도 수량은 287만3258주 규모였습니다. 거래대금으로는 총 1조4967억 원을 팔아치운 셈이죠. 매도세가 이어지며 LG에너지솔루션은 장중 한 때 45만 원까지도 빠졌으나, 결국에는 50만5000원으로 장을 마쳤습니다.

-외국인들은 어떻게 대거 매물을 쏟아낼 수 있었나요.

-외국인 대부분은 의무보호확약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관 배정 물량 2337만5000주 중 58.3%인 1362만9028주가 의무보유 확약을 했습니다. 반면 외국인들에게 배정된 주식 총 1285만6250주 가운데 72.9%인 937만7750주는 의무보호 미확약 물량입니다.

-국내 기관 투자자들에 대한 비판도 거셌다죠.

-네. 이른바 '뻥튀기 청약'으로 일컫는 허수 청약 때문입니다. 기관 투자자들은 개인과 달리 전체의 55% 물량을 배정받는 데다 증거금 납부 의무도 면제됩니다. 이런 덕분에 자본금이 50억 원에 불과한 한 투자자문사는 7조 원어치의 공모주를 신청할 수 있었다고 하네요. 기관 수요예측에서 1경5203조 원를 모을 수 있었던 것은 허수 청약 영향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청약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개인투자자 1명이 균등 배정 방식으로 받는 물량은 1~2주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큰 차이죠. 개인에게 돌아가는 공모주 한도가 전체의 25%에 불과하다는 점, 개인은 청약대금의 절반을 증거금으로 내야 한다는 점과 비교해도 개인에게 절대로 불리한 제도이군요.

-공모주 시장은 기관들이 더 많은 물량을, 더 높은 가격에 써내면 더 많은 주식을 배정받는 구조인데요. 기관의 허수 주문으로 공모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형성될 수도 있겠군요. 결국 그 피해는 개인들에게 떠넘겨질 테고요. 기관에게 특혜가 집중되는 듯하네요.

LG에너지솔루션의 IPO(기업공개) 과정에서는 '쪼개기 상장' 논란도 큰 것으로 압니다. LG화학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배터리 사업 부문을 떼내며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이 썩 마뜩잖았을 텐데요.

-'쪼개기 상장'은 고질같은 논쟁거리죠. LG화학 대주주는 LG에너지솔루션의 IPO로 천문학적인 투자금을 확보한 반면, LG화학 소액 주주들은 100만 원을 넘는 주가가 60만 원까지 추락하는 등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습니다. LG엔솔이 코스피에 데뷔한 날, LG화학은 전날에 비해 8.13%(5만4000원) 떨어진 61만 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쪼개기 상장'에는 정치권도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압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등도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권을 줘야한다는 등 이야길 많이 하는데요. 1000만 명에 육박하는 개미 투자자들의 표심을 노린 것이겠죠.

-네. 여기에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또한 '쪼개기 상장' 보완책으로 '물적분할' 상장 심사 과정에서 모회사 주주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혀놓았습니다.

-그렇군요. 그렇지만 물적분할 시 기존 주주들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이나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것은 자본시장법, 상법 개정 등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갈 길이 아직 멀어 보이네요. 금융당국이 주식시장 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해주면 좋겠군요.

☞<하>편에서 계속
munsuyeon@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