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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정몽규, 중대재해법 '면피용 반쪽 사퇴' 비판 여전
입력: 2022.01.18 11:10 / 수정: 2022.01.18 11:10

대주주 자격 유지…"지배구조 큰 변화 없어"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직을 내려놓은 것을 두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반쪽 사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임세준 기자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직을 내려놓은 것을 두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반쪽 사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임세준 기자

[더팩트|이민주 기자]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직을 내려놓은 것과 일각에서 오는 27일 시행을 앞둔 중대재해처벌법 처벌 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한 '면피용 사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 회장은 전날(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이 HDC현대산업개발 경영에서 손을 떼는 것은 지난 1999년 취임한 지 23년 만이다.

정 회장은 "광주에서 두 건의 사고로 인해 광주 시민과 국민 여러분들께 너무나 큰 실망을 끼쳤다"며 "두 사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저는 이 시간 이후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 회장은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에서만 사퇴할 뿐 HDC그룹 회장직과 최대 주주 자격은 유지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사고에 대한 경영자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물러나지만 대주주로서의 책임은 다하겠다"며 "지금 단계에서는 (고객) 신뢰 회복이 최우선이고 향후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는 심사숙고해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업계는 정 회장이 사퇴하더라도 HDC현대산업개발 등에 미치는 영향력은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 회장이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직을 내려놓더라도 고용 계약을 해제하는 수준에 그칠 뿐 HDC그룹이 이 회사를 지배하고 있는 큰 구조에는 변화가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HDC그룹은 HDC현대산업개발 지분 41.52%를 보유한 최대 주주며, 정 회장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지주사 HDC그룹 지분 33.68%를 가진 최대 주주다. 정몽규 회장 일가기 가진 HDC그룹 지분은 39.12% 수준이다.

정몽규 회장은 17일 기자회견에서 사고에 대한 경영자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물러나지만 대주주로서의 책임은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은 외벽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뉴시스
정몽규 회장은 17일 기자회견에서 "사고에 대한 경영자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물러나지만 대주주로서의 책임은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은 외벽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뉴시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책임회피', '반쪽 사퇴'라는 비판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은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정 회장은 HDC현대산업개발 지분 40%를 보유한 지주회사 HDC의 최대 주주로 언제든지 회사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형식적인 사퇴로 국민을 농락하지 마라"며 "사고 책임은 나머지 사람들에게 미루겠다는 것이냐"고 말했다.

안전시민연대 역시 기자회견을 열고 "정몽규 회장의 사퇴는 눈속임용이다.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직을 사퇴한다고 해서 정 회장의 손을 떠나 기업이 운영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처벌 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회장직을 내려놓은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낸다.

오는 27일 시행을 앞두고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게 처벌을 내리는 법안이다. 처벌 수위는 사업주와 경영 책임자의 경우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 법인은 50억 원 이하 벌금이다.

법안에서는 경영책임자를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또는 이에 준해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사업을 총괄하고 안전 보건과 관련한 최종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회장, 오너, 총수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정몽규 회장이 HDC현대산업개발 경영에서 손을 떼는 것은 지난 1999년 회장으로 취임한 지 23년 만이다. /임세준 기자
정몽규 회장이 HDC현대산업개발 경영에서 손을 떼는 것은 지난 1999년 회장으로 취임한 지 23년 만이다. /임세준 기자

고용노동부 역시 관련법 해설서에서 "경영책임자 등은 형식상의 지위나 명칭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고 총괄하는 사람"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향후 사고 발생 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직을 내려놓고 지주사 회장직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사례에 따라 다를 수는 있지만 특별한 케이스가 아니고서야 건설 현장에서의 사고로 그룹 회장이 중대재해법으로 처벌받는 경우는 드물 것"이라며 "중대재해법 시행을 앞두고 오너들이 최고 안전관리 책임자나 대표이사를 세우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실종자 구조·수색 작업을 마치고 입장 표명을 하려다가 사과 타이밍이 늦어졌고, 이에 점점 (정몽규 회장) 책임론과 퇴진론이 거세지자 '사퇴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이라며 "구체적인 피해 보상이나 재발방지안을 들고나왔다면 상황(여론)이 지금보다는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재개발 구역 철거 과정에서 대규모 인명사고를 낸 지 7개월여 만인 지난 11일 화정 아이파크 외벽 붕괴사고를 일으키면서 미흡한 대응과 부실공사 의혹 등으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실종자 수색 작업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14일 6명의 실종자 가운데 1명이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고, 현재 남은 5명에 대한 구조 당국의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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