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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퇴진에 더 커진 비난…"면피용 쇼, HDC현산 퇴출해야"(영상)
입력: 2022.01.18 00:00 / 수정: 2022.01.18 08:22

때 늦은 사과·사퇴에 "책임 회피" 지적 쏟아져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면피성 쇼 등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임세준 기자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면피성 쇼" 등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임세준 기자

[더팩트|이민주 기자]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책임을 지고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직을 내려놓았지만, 정 회장과 회사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시민단체와 일부 아이파크 입주민들은 한 목소리로 HDC현대산업개발의 업계 퇴출을 촉구했고, 정·관가에서는 정 회장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면피성 쇼"라는 쓴소리가 이어졌다.

정 회장은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이 입장 표명에 나선 것은 사고가 난 지 7일 만이다. 정 회장은 "광주 사고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광주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한 책임 통감하며 이 시간 이후 HDC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회장의 대국민 사과에 대한 안팎의 시선은 싸늘했다. "때늦은 사과"라는 비판과 동시에 "면피성 사퇴 쇼"라는 지적이 곳곳에서 이어졌다.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피해자 가족협의회 측은 같은 날 사고 현장 브리핑에서 "정 회장은 책임을 회피하고 물러날 게 아니라 실질적인 사태 해결을 총괄 책임지고 응당한 처벌을 받으라"며 "고개 몇 번 숙이는 사과는 가식, 쇼에 불과하다. 물러나는 것은 자유지만, 책임을 지지 않고 물러나는 것은 면피"라고 지적했다.

정관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사퇴 발표 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HDC현대산업개발은 정 회장은 건설업에서 손을 떼야 한다.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의 최대 주주로 여론이 잠잠해지면 다시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며 "2선 후퇴로 책임을 미루고 도망가는 것인가. 구속돼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도 "사퇴는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 실질적 대책 없는 정 회장의 사퇴 기자회견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학동 참사 시민대책위 역시 "거짓 사퇴쇼로 책임을 면피하려는 현대산업개발의 무책임한 모습에 분노하며 정몽규 회장을 구속 수사하라"고 발표했다.

시민단체와 수원 아이파크 입주민들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HDC현대산업개발의 책임을 물었다. /임세준 기자
시민단체와 수원 아이파크 입주민들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HDC현대산업개발의 책임을 물었다. /임세준 기자

시민·사회단체에서도 쓴소리가 쏟아졌다. 안전사회시민연대와 수원아이파크시티 발전 및 소송위원회는 같은 날 서울 용산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앞에서 광주 아파트 붕괴 참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안전사회시민연대는 정몽규 회장에 대한 법적 처벌과 HDC현대산업개발의 건설사 면허를 취소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정몽규 회장과 대표이사 구속하라', '살인기업 처벌하라', '중대재해처벌법 대폭 강화하라', 현대산업개발 면허 취소하라', '건설안전특별법 제정하라', '다단계 하도급 금지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최창우 안전시민연대 대표는 "정몽규 회장의 사퇴는 눈속임용이다.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직을 사퇴한다고 해서 정 회장의 손을 떠나 기업이 운영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이번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의 원인은 인간의 생명과 목숨을 희생해서 자신의 무한 탐욕을 추구하는 HDC현대산업개발의 행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살인기업이다. 백주대낮에 사람을 잔인하게 살해하는 강도와 마찬가지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 대표는 재발 장비를 위해 다단계 하청(하도급) 구조 혁파와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중대재해처벌법 강화, 징벌적 손해배상법 제정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정 회장과 HDC현대산업개발을 향한 경고의 메시지를 상징하는 '레드카드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혁파하지 않으면 사람이 또 죽어 나갈 것"이라며 "당장 관련 법을 만들어야 한다. 국회와 정부는 중대재해처벌법을 대폭 강화해서 안전참사를 야기하는 기업의 대표와 경영진을 반드시 처벌하라"고 말했다.

일명 '사기 분양'을 주장하며 HDC현대산업개발과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수원 아이파크 입주민들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HDC현대산업개발의 권선지구 원안개발을 촉구했다.

수원아이파크시티 발전 및 소송위원회는 HDC현대산업개발이 분양 당시 홍보했던 것과 달리 상업·공공시설 등 기반시설 공사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사기 분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병원과 쇼핑몰, 학교가 들어서야 할 부지는 지금까지 공터로 남아 있다. 이들은 지난해 6월 수원지방법원에 권순호 HDC현산 대표이사 등을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이들은 수원아이파크시티 부실시공 의혹을 제기하면서 권선지구 내 미개발부지를 제3자 사업자가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송위원회 측은 17일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앞에서 시위를 열고 수원 권선지구 원안개발을 촉구했다. /이민주 기자
소송위원회 측은 17일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앞에서 시위를 열고 수원 권선지구 원안개발을 촉구했다. /이민주 기자

소송위원회 측은 "권선지구 미개발 부지의 주요 사업은 광주 사고와 같은 주상복합 건축물 공사다. 입주 초부터 현재까지도 대부분 단지에서 공용부분 누수 및 하자를 겪고 있다"며 "HDC현대산업개발을 신뢰할 수 없는 실정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수원시 내 모든 사업을 중단하고 권선지구에서도 당장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권선지구 내 미개발부지는 투명하게 공개 입찰을 통해 제3자 사업자를 선정해 도시개발 목적 및 분양 당시의 약속대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개발을 통해 진행돼야 한다"며 "HDC현대산업개발은 책임감 있는 자세를 보여라"고 꼬집었다.

한편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재개발 구역 철거 과정에서 대규모 인명사고를 낸 지 7개월여 만인 지난 11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를 일으키면서 미흡한 대응과 부실공사 의혹 등으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고용노동부(고용부)는 광주 주상복합 붕괴사고 재발을 위해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전국 현장 가운데 공정률과 공사 종류 등을 고려해 12개 대규모 현장을 선정, 특별감독을 실시한다.

고용부는 각 현장별로 10명 이상으로 구성된 감독반을 투입하고,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수칙 준수 여부(시공계획 준수 여부, 콘크리트 타설 후 강도 확인 등)를 중심으로 최소 5일 이상 감독해 엄중한 행정·사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아울러 특별감독 대상에서 제외되는 HDC 시공 현장에 관해서도 패트롤 점검 등을 통해 안전조치 위반 여부를 확인하고, 불량현장에 대해서는 불시감독을 시행할 방침이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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