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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 논란' 류영준 사퇴에도…카카오 총수 김범수 '책임론' 왜
입력: 2022.01.11 00:00 / 수정: 2022.01.11 00:00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먹튀 논란으로 사퇴를 결정하면서 김범수 카카오 의장에게까지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사진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모습(왼쪽부터). /더팩트 DB, 카카오 제공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먹튀 논란으로 사퇴를 결정하면서 김범수 카카오 의장에게까지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사진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모습(왼쪽부터). /더팩트 DB, 카카오 제공

지배구조·골목상권 침해 논란부터 경영진 비난도…흔들리는 카카오 공동체

[더팩트|한예주 기자] 카카오의 차기 공동대표로 내정됐던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스톡옵션 '먹튀' 논란으로 사퇴를 결정했다. 리더십 개편을 통해 글로벌 도약을 그렸던 카카오의 계획 역시 어그러진 모양새다.

업계 안팎에선 카카오 경영진의 윤리 의식과 책임이 그룹의 규모와 성장 기대감에 못 미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총수인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책임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 '먹튀' 논란에 결국…류영준 카카오 대표 내정자, 자진사퇴

카카오는 10일 류영준 내정자가 자진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고 공시했다. 카카오 측은 "최근 크루들이 다양한 채널로 주신 의견들을 종합적으로 숙고해 이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해 11월 이사회를 열어 여민수 현 카카오 대표와 류영준 대표를 공동대표로 내정했다. 류 대표는 오는 3월 예정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공동 대표로 활동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류영준 대표를 포함한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지난달 주식을 대량 매도하면서 자질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11월 카카오 공동대표로 선임된 그는 카카오페이 상장 약 한 달 만인 작년 12월 10일 카카오페이 임원들과 카카오페이 주식 23만 주(900억 원어치)를 시간외 블록딜로 매각했다.

류영준 대표뿐 아니라 이승효 카카오페이증권 신임 대표(5000주), 이진 사업총괄 부사장(7만5193주), 나호열 기술총괄 부사장(3만5800주), 신원근 기업전략총괄 최고책임자(3만 주), 이지홍 브랜드총괄 부사장(3만 주), 장기주 경영기획 부사장(3만 주), 전현성 경영지원실장(5000주) 등도 주식을 매각했다.

이에 따라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비판이 급격히 확산하기 시작했다. 보통 경영진이 주식을 내다 팔면 시장은 '지금이 고점'이라는 신호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 주가는 작년 12월 10일 19만6000원에서 1월 10일 14만8500원으로 한 달 새 24.2% 떨어졌다. 모회사인 카카오 주가도 같은 기간 12만2500원에서 9만6600원으로 21.1% 급락했다.

내·외부의 비판이 거세지자 류영준 대표는 지난 4일 사내 간담회를 열고 "상장사 경영진으로서 가져야 할 무게와 책임감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보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았다. 특히 카카오 노조(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가 류영준 대표 내정 철회를 요구하면서 "사측이 류 대표 내정을 철회하지 않으면 사상 첫 쟁의 행위도 불사하겠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류 대표로 인해 국회에서 '카카오페이 먹튀 방지법'까지 논의되는 상황을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이 모든 것을 감당하기엔 부담이 컸던 류영준 대표가 자진 사퇴를 하면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진 사퇴한 류영준 대표뿐 아니라 이승효 카카오페이증권 신임 대표(5000주), 이진 사업총괄 부사장(7만5193주), 나호열 기술총괄 부사장(3만5800주), 신원근 기업전략총괄 최고책임자(3만 주), 이지홍 브랜드총괄 부사장(3만 주), 장기주 경영기획 부사장(3만 주), 전현성 경영지원실장(5000주) 등도 주식을 매각했다./더팩트 DB
자진 사퇴한 류영준 대표뿐 아니라 이승효 카카오페이증권 신임 대표(5000주), 이진 사업총괄 부사장(7만5193주), 나호열 기술총괄 부사장(3만5800주), 신원근 기업전략총괄 최고책임자(3만 주), 이지홍 브랜드총괄 부사장(3만 주), 장기주 경영기획 부사장(3만 주), 전현성 경영지원실장(5000주) 등도 주식을 매각했다./더팩트 DB

◆ 차가워진 투자자 시선…"경영진 도덕적 쇄신 필요한 때"

카카오는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내부 논의와 절차를 거쳐 차기 대표가 확정되는 대로 추후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와 임직원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도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카카오를 보는 시선이 차가워졌다고 평가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조 반발뿐 아니라 투자 시장에서 카카오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다"며 "책임 경영을 강화해도 모자랄 판에 이번 사태가 불거졌기 때문에 김범수 의장도 책임을 온전히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은 지난해 골목상권 침해와 문어발 확장 등 논란으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와 젊은 리더십을 바탕으로 조직 쇄신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 성과주의에 물든 기업 문화를 일신하려는 노력이었다. 동시에 내부 결속과 혁신을 통한 전문성을 강화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의도가 깔렸다.

하지만 김 의장이 내세운 새로운 리더로 카카오는' 쪼개기 상장 후 임원 지분 팔기'를 했다는 비난에까지 직면하게 됐다.

물론 창업 공신이 거액의 스톡옵션을 받고 요직에 앉는 것은 어느 정도 자연스럽다. 류영준 대표는 카카오톡 보이스톡을 개발하며 카카오 초기 시절부터 김범수 의장과 동고동락한 최측근 중 한 명이다. 하지만 카카오는 카카오페이를 페이팔홀딩스와 비교, 고평가 논란을 자초하면서까지 상장을 추진했는가 하면 상장 한 달 만에 경영진이 고점에 주식을 전량 매도해버렸다.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도 "상장 과정에서는 온갖 청사진을 내세우며 투자자들을 꾀어내던 대표이사가 막상 상장하니 대량의 주식을 매도하고 지주회사(카카오)의 대표이사로 '영전'하시는 게 옳은 모양새냐"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오히려 김 의장은 비판의 목소리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서라도 김 의장 등 이사회는 곧바로 대표 인선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카카오가 오는 3월 주주총회 전 또 다른 공동 대표를 세워야 하는 촉박한 상황이라 여민수 단독 대표 체제도 거론된다.

2016년 네이버가 자회사인 라인을 상장했을 때와도 대조적인 행보다. 네이버는 기업가치가 비정상적으로 높게 평가될 때 오히려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까 우려해 경영진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했다. 라인 창업 공신으로서 2500억 원 넘는 스톡옵션을 받은 신중호 라인 공동대표도 상장한 지 약 2년 후 전체 주식의 약 24%만 매각하는 데 그쳤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카카오는 골목상권, 케이큐브홀딩스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등 논란 등으로 이미 시장에서의 신뢰도가 떨어진 상황인데 카카오 공동체의 논란까지 불거졌다"며 "이번 일을 개인의 선택으로도 볼 수 있지만, 투자자들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선 경영진들의 도덕적 쇄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 측은 이번 논란과 김범수 의장의 관계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다만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아 보인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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