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고든 램지 버거'에서 시그니처 메뉴인 '헬스키친 버거'를 판매 중이다. /신정인 인턴기자 |
맛·양은 잡았지만…가격에 비하면 '그닥'
[더팩트|신정인 인턴기자] 고가의 프리미엄 버거로 화제를 모은 '고든 램지 버거'가 국내에 상륙한 가운데 "가성비가 아쉽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오픈 첫날인 7일 오전 7시 30분, 고든 램지 버거 입구에는 영업 세 시간 전부터 인파가 몰렸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 자리 잡은 이 매장은 전 세계 네 번째이자 아시아 최초 매장이다. 미슐랭 스타를 16개나 보유한 영국 출신 유명 셰프 고든램지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론칭한 가게인 만큼 사람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두 세시간의 대기 끝에 버거를 맛본 손님들은 맛에 있어서 대체로 만족했으나, 가성비를 최대 단점으로 꼽았다.
30대 여성인 박재서 씨는 이날 헬스키친 버거와 밀크쉐이크, 트러플 감자튀김을 주문했다. 총 가격은 7만4000원이다.
그는 "프랜차이즈 햄버거 세트의 평균 가격(7000~8000원대)과 비교했을 때 10배 정도 비싸지 않냐"며 "맛은 있었지만 너무 고가라 자주 먹진 않을 것 같다. 가끔 한 번쯤 먹어볼 만하다"고 말했다.
또 "여성이 혼자 먹기엔 양이 너무 많았다"며 "특별한 날 한 번씩은 친구들과 먹으러 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해 막 스무 살이 된 남성 손님 다섯 명도 가장 아쉬운 부분으로 가격을 지목했다. SNS로 오픈 소식을 접하고 찾아온 이들은 모두 시그니처 메뉴인 헬스키친 버거(31000원)를 주문했다.
이들 중 한 명은 "기대했던 맛이랑 비슷했지만 (비싼 가격 치고) 엄청 특별한 맛은 없었다"며 "아무리 좋은 재료를 썼어도 비싼 가격을 내고 굳이 햄버거를 먹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다섯 명 중 네 명은 "재방문 의사가 없다. 호기심으로 먹어볼 정도"라는 의견을 전했다.
'고든 램지 버거' 오픈 직전인 7일 오전 10시 30분, 예약을 마친 손님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신정인 인턴기자 |
버거뿐만 아니라 사이드 메뉴인 음료에 대한 아쉬움도 이어졌다. 25세 김범선 씨는 이날 14만 원짜리 1966버거와 함께 8000원짜리 민트 라임 에이드를 시켰다. 매장에서 가장 비싼 메뉴인 1966버거는 1++등급 한우 패티와 채끝 등심이 들어가며, 트러플을 올린 감자튀김 '트러플 파마산 프라이즈'가 함께 제공된다.
그는 "버거는 맛있었지만, 에이드는 가격이 비싼 이유를 모르겠더라"라며 "다들 상상하는 프렌차이즈 카페의 에이드 맛과 비슷했다"고 평했다.
이어 "친구들과 같이 올 계획이었으나 다들 3만 원대의 버거도 부담스러워해서 혼자 오게 됐다"며 "맛있었지만 주위에 1966버거를 추천하진 않을 것 같다. 14만 원이면 다이닝이나 고급호텔에서 식사하고도 남는 금액"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든 램지 버거는 고든 램지가 2012년 론칭한 매장으로 현재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영국 런던, 미국 시카고에 1~3호가 운영 되고 있다. 국내 매장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6일까지 프리 오픈 행사를 진행했다. 사전 예약 신청날인 지난달 20일에는 오픈한 지 30분이 채되기 전에 2000명이 몰리며 예약이 마감되기도 했다.
버거에는 리얼 트러플, 방사유정란 등 고급 식자재와 고든 램지의 비법이 들어간 제조 소스가 들어간다. 버거의 가격대는 2만7000원부터 14만 원까지 책정돼 있으며, 이외에도 감자튀김류(9000원~1만9000원) 샐러드류(1만5000원~2만1000원) 핫도그류(1만9000원) 등이 판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