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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경영진 폭탄 매도 한 달…주가도 실적도 '허우적'
입력: 2022.01.10 00:00 / 수정: 2022.01.10 00:00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는 지난달 10일 보유 주식 23만 주를 주당 20만4017원에 매각했다. 오는 3월 카카오 대표로 임기를 시작하는 류 대표이사는 상반기 내로 보유한 스톡옵션을 모두 행사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페이 제공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는 지난달 10일 보유 주식 23만 주를 주당 20만4017원에 매각했다. 오는 3월 카카오 대표로 임기를 시작하는 류 대표이사는 상반기 내로 보유한 스톡옵션을 모두 행사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페이 제공

류영준 등 경영진 사과에도 "비윤리 기업은 걸러야" 비난

[더팩트|윤정원 기자] 경영진의 블록딜(주식 대량 매매) 이후 한 달이 지났지만 카카오페이 주가가 기지개를 켜지 못 하고 있다. 경영진의 사과에도 15만 원대에서 횡보하며 약진하지 못 하는 모습이다.

◆ 경영진 44만 주 매도 폭탄 이후 한 달…주가 '지지부진'

지난달 10일 카카오페이는 류영준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 8명이 보유 지분을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류 대표이사는 보유 주식 23만 주를 주당 20만4017원에 매각했다. 매각 물량은 류 대표가 가지고 있던 스톡옵션 일부를 주식으로 전환한 것으로, 총 469억2390만 원 규모다.

△나호열 기술총괄 부사장 겸 최고기술책임자(3만5800주) △신원근 기업전략총괄 최고책임자(3만 주) △이지홍 브랜드총괄 부사장(3만 주) △이진 사업총괄 부사장(7만5193주) △장기주 경영기획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3만 주) △전현성 경영지원실장(5000주) △이승효 서비스 총괄 부사장(5000주) 등도 같은 날 보유 주식을 팔았다.

임원들이 상장 이후 약 한 달 만에 스톡옵션 행사를 통해 100억 원 단위의 차익을 실현하자 카카오페이의 주가는 폭락장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 11월 30일 24만8500원까지 치솟았던 카카오페이는 지난 7일 15만3500원에 마감했다.

류 대표 등은 투자자들과 직원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주식 매각 한 달여가 지난 이달 4일 사과를 전하기도 했다. 류 대표는 "저를 비롯한 경영진들의 스톡옵션 행사와 매도로 인해 불편한 감정을 느끼셨을 모든 분께 송구하다"며 "상장사 경영진으로서 가져야 할 무게와 책임감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차기 대표 내정자 또한 "상심이 크셨을 주주와 크루(직원) 등 이해 관계자분들께 사과드린다"면서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 및 주식 매도 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리스크를 점검하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 경영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사과문 안에 주가 하락에 따른 구체적인 보상 계획이 담기지 않으면서 오히려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더욱이 류 대표가 이해 상충 문제 방지 차원에서 올해 상반기 카카오페이 스톡옵션을 전량 행사, 매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난은 더욱 고조되는 추이다. 오는 3월 카카오페이에서 카카오로 적을 옮기는 류 대표는 현재 약 48만 주의 미행사 물량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직원들은 비난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 하는 모양새다. 사과 이튿날인 지난 5일에도 카카오 노조는 성명을 통해 "경영진의 집단 매도는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안임을 알고 있음에도 주요 경영진들이 동시에 지분을 매각한 것은 유가증권 시장 개장 이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라며 "경영자로서 윤리의식이 결여됐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카카오 노조는 "이번 사태의 핵심인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의 신임 카카오 대표 내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주와 사내구성원의 신뢰 회복을 위해 즉각 사퇴하라"며 류 대표의 자진 사퇴도 요구했다. 논란 진화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경영진의 리더십도 흔들리는 분위기다.

투자자들 역시 불만 일색이다. 온라인 증권 커뮤니티 및 종목 토론 방에는 "대한민국 대표기업 카카오 대표들이 자사 주식을 최고점에 팔 수 있나. 대표이사의 자질이 없는 것", "경영진이 다 팔아먹은 회사는 도망치는 게 진리", "부도덕 비윤리 기업은 거르는 게 답", "돈 모아서 류영준 몰아주기" 등 임원들에 대한 비판이 봇물을 이룬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7일 15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더팩트 DB
카카오페이는 지난 7일 15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더팩트 DB

◆ 신풍제약‧신라젠 전철 밟나…카카오페이 "주식 매수 계획 없어"

경영진 자사주 매각 이후 주가 하락은 예정된 수순이다. 자사주 매각은 '꼭지' 신호라는 게 투자자들 내 중론이다. 더군다나 카카오페이는 영업이익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카카오페이는 10억1700만 원의 손실을 봤다.

앞서 신풍제약과 신라젠 등 또한 경영진의 자사주 매각으로 주가 폭락을 나타낸 바 있다. 신풍제약은 지난 2020년 9월 22일 장 마감 후 '생산설비 개선 및 연구 개발 과제를 위한 투자 자금 확보'를 이유로 자사주 129만 주를 2154억 원에 매각했다. 자사주 매각이 이뤄진 날 신풍제약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4.21% 떨어졌다.

신라젠의 경우 면역항암제 '펙사벡'이 임상 3상 중단 사태를 맞은 가운데, 회사의 대주주와 경영진이 코스닥 상장 후 2500억 원이 넘는 주식을 내다 판 것으로 나타나 비난의 중심에 섰다. 문은상 신라젠 당시 대표이사와 특별관계자, 임원들은 2016년 12월 6일 신라젠의 코스닥 상장 이후 회사 주식 292만765주를 팔아치웠다. 총 2515억 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신라젠은 상장폐지 위기에까지 놓인 상태다. 문 전 대표이사 등 경영진의 횡령‧배임 행위 때문이다. 문 전 대표는 지난 2014년 실질적인 자기자금 없이 350억 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해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라젠은 지난해 5월 4일부터 현재까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사유 발생으로 약 20개월째 거래가 정지됐다. 2017년 11월 13만1000원(종가기준)까지 치솟으며 코스닥 시가총액 3위(8조7000억원)에 올랐던 신라젠은 현재 1만2100원까지 급락한 상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 주식이 코스피200에 편입되는 날 임직원들이 모두 다같이 주식을 판 것은 다분히 의도적으로 해석된다. 도덕 경영 등의 논란보다 차익 실현 욕구가 매우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최근 주가 논란과 관련해 "지난 4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참고해 주면 좋겠다"고만 말했다. 류 대표의 자사주 재매입 가능성에 관해 묻자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관계자는 적자상태인 영업이익의 실적 전망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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