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P 500지수의 올해 말까지 목표 평균을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종가대비 약 4.5% 높은 4940으로 책정했다. /AP.뉴시스 |
WSJ "지난해와 같은 상승세 이루기 힘들 것"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올해 미국 증시를 두고 성장 둔화가 예상된다는 전망과 과도한 하락 우려는 금물이라는 엇갈린 견해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금리 인상을 예고한 만큼 에너지와 금융 업종의 수혜를 예상했다.
◆ 올해 美 증시 두고 엇갈리는 견해…"작년보다 둔화"vs"회복세 지속"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뉴욕 증시는 지난해보다 둔화된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미국 증시에 대해 지난해와 같은 상승세는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WSJ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산타랠리'(연말과 연초에 연속적으로 주가 상승이 나타나는 현상) 기간인 연말에도 여전히 증시의 호황을 기대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내년에는 예견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올해 증시에 리스크로 꼽히는 점은 미국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따른 미국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긴축) 가속화다. 앞서 연준은 순차적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연준은 지난달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당초 올해 6월로 예정됐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의 종료 시점을 3월로 앞당기는 한편 기준금리의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인플레이션 지속과 금리 인상이 나타나면 기업의 미래 수익 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투자자들은 주식 외에 안전자산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더불어 통상 긴축 통화 정책은 투자심리의 위축을 가져왔다.
WSJ는 올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전망에 대해 다소 어두운 결과를 예견했다. WSJ이 13개 은행 및 금융기관의 자료를 취합한 결과 S&P 500 지수의 올해 말까지 목표 평균은 지난달 26일 종가 대비 약 4.5% 높은 4940으로 책정했다. 지난달 29일 S&P 500의 종가(4793.06) 대비 높지만 올해 26% 상승에 비하면 훨씬 낮은 수치다. S&P 500 지수는 2020년에 16%, 지난해는 12월까지 약 26% 상승했다.
반면 올해 미국의 경제 회복 추이에 따라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대비 둔화되겠으나 고용시장 개선 및 서비스 부문의 반등이 이어진다면 팬데믹 충격으로부터의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자본시장연구원은 올해 미국 물가 및 금리가 점차 안정되고 공급망 병목 현상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자본연은 "2022년 기업 이익 증가와 경기 확장에 힘입어 미국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유지할 전망"이라며 "연말 S&P500지수는 4800~5100포인트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예상보다 타격이 적고,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온다. CNBC 보도에 따르면 존 스톨츠퍼스 오펜하이머 최고투자전략가는 "2022년 미국 경제는 코로나19에서 회복이 가능하다"며 "펀더멘털이 앞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S&P500지수가 533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독일 최대 투자은행인 도이체방크와 스위스 금융그룹 UBS는 테슬라가 전기차 글로벌 1위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임세준 기자 |
◆ 테슬라는 내년에도 오를까?…유망 업종은
올해 미국 증시 유망 업종으로는 에너지와 금융이 꼽힌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예고한 만큼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리 상승은 향후 경기가 좋아져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예상을 반영하기에 경기 회복기에 수요가 늘어나는 에너지 업종과 금리가 오를수록 수익이 개선되는 금융 업종이 유망한 투자처로 분류된다.
마크 해펠레 UBS글로벌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에 상승되는 국채 금리는 증시 상승세를 저해하기보다 업종마다 다르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하며 금융·에너지를 유망 업종으로 추천했다.
마이크로소프트·애플 등 지난해 상승을 보였던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전망도 좋은 편이다. 아울러 산업재·리오프닝 관련주와 경기민감주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도 제시됐다.
대신증권은 올해 S&P500지수 중 이익 개선 폭이 큰 섹터로 에너지(31.4%), 경기소비재(28.1%), 산업재(19.6%)를 꼽았다. 특히 에너지와 산업재는 최근 10년간 연간 배당수익률이 각각 2.8%, 2.1%로 S&P500지수 평균 배당률보다 높았다는 설명이다. 투자 시 이익 모멘텀과 고배당 두 가지 수익을 꾀할 수 있는 셈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미국 증시는 하반기(7~12월)로 갈수록 증시 변동성이 완화되면서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며 "기준금리 인상에도 여전히 금리 수준이 낮고 성장률은 이자율을 웃도는 투자 환경을 고려하면 미국 증시의 위상은 굳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미국 주식인 테슬라가 올해도 높은 상승률을 보일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독일 최대 투자은행인 도이체방크와 스위스 금융그룹 UBS는 테슬라가 전기차 글로벌 1위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앞서 USB는 "2022년까지 테슬라가 전기차 분야에서 계속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고평가와 연준의 긴축 등 리스크가 맞물렸다는 이유에서 회의적인 시각도 따른다. 토크빌 자산운용의 존 페트라이즈 애널리스트는 "근본적인 관점에서 승선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pk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