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평화의공원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임영무 기자/현장풀 |
정부, 54만명 분 계약 체결…일본은 360만명 분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코로나19 경구용(먹는) 치료제가 병상 부족을 해소하고 확산세를 막아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정부가 치료제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고 일부 치료제는 예방 효과가 낮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초기 백신 도입 실패 사례가 반복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30만명 분 이상의 구매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24일 열린 코로나19 중앙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는 화이자사와 30만명 분 이상의 코로나19 치료제 구매 협의를 진행해 곧 마무리될 단계"라고 밝혔다. 다음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긴급사용승인이 결정되고 계약이 확정되면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될 예정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23일(현지 시간)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코로나19 감염 증가를 막기 위해 머크의 먹는 코로나 치료제 '몰누피라비르'를 승인했다. FDA는 전날 화이자의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사용을 허용했다.
세계 각국은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와 머크의 '몰누피라비르'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는 24일까지 팍스로비드 30만명 분, 몰누피라비르 24만명 분 도입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반면 미국은 팍스로비드 1000만명 분, 몰누피라비르 310만명 분을 확보했다. 일본은 팍스로비드 200만명 분, 몰누피라비르 160만명 분을 계약했다.
코로나 확산세를 잡은 일본은 360만명 분의 경구용 치료제를 확보했고, 신규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늘고 있는 우리나라는 54만명 분의 치료제를 계약해 차이를 보인다. 한 의료 관계자는 "환자가 급증하고 병상이 부족한 상황에서 치료제를 넉넉하게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정부가 확보한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54만명 분 가운데 24만명 분인 몰누피라비르의 예방 효과가 높지 않다는 점에서 사용에 제약이 예상된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가 고위험 환자의 입원·사망률을 89% 감소시킨 것과 달리 머크의 몰누피라비르 효과는 30% 수준이다.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도입 초기 예방 효과가 높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고위험군에 예방효과가 빠르게 떨어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의지했다. 화이자와 모더나 등 효과가 높은 백신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확진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수한 경구용 치료제도 신속하게 확보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한편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는 연일 최다치를 기록하고 있다. 24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6233명, 누적 확진자 수는 59만6209명이다. 위중증 환자는 1084명으로 연일 1000명을 웃돌고 있다. 병상 대기자는 317명으로 전국적으로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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