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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유니클로·데상트, '노재팬' 끝내고 반등 움직임…기부금은 '어라'
입력: 2021.12.24 00:00 / 수정: 2021.12.24 00:00
노(NO)재팬 영향으로 2019년 이후 실적이 악화된 데상트, 유니클로 등 일본 기업이 최근 국내에서 매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데상트 명동점 모습. /한예주 기자
'노(NO)재팬' 영향으로 2019년 이후 실적이 악화된 데상트, 유니클로 등 일본 기업이 최근 국내에서 매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데상트 명동점 모습. /한예주 기자

2019년 '노(NO)재팬' 이후 회복세…매출 대비 기부금은 내리막길

[더팩트│최수진 기자] 2년간 지속된 '노(NO)재팬' 움직임이 잦아드는 분위기다. 2019년 7월 대법원의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일본이 대(對)한국 수출 규제를 결정하자 우리나라에서도 반일 감정이 격화돼 유니클로, 데상트 등에 대한 불매운동을 전개해왔다.

이후 이들 기업의 한국 매출이 급감했으나 다시 회복세를 그리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패션업계가 고전하는 상황에서도 매출이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유니클로와 데상트의 매출이 불매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가능성도 내놓고 있다.

그런데, 유니클로와 데상트 모두 늘어나는 매출에 비해 국내 상생에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최근 공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58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때 18억 원의 기부금을 냈고, 데상트는 4900억 원 이상을 벌면서 7억6000만 원의 기부금을 냈다. 이들의 매출 대비 기부금은 각각 0.30%, 0.15% 수준이다. 심지어 이마저도 전년 대비 감소하고 있다.

◆ 日 대표 기업 '유니클로·데상트', 韓서 매출 증가세

23일 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 코리아(이하 유니클로)와 데상트 코리아(이하 데상트)가 불매로 인한 실적 타격 영향을 줄여나가고 있다.

이들 기업은 국내에서 활동하는 대표적인 일본 기업으로 꼽힌다. 유니클로의 국내 운영사인 에프알엘코리아의 지분은 △일본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 51% △롯데쇼핑 49% 등이다. 데상트는 일본 데상트 본사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니클로의 국내 운영사인 에프알엘코리아의 2021회계연도(2020년 9월~2021년 8월) 매출은 5824억 원, 영업이익은 529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소폭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직전 연도(2019년 9월~2020년 8월)의 경우 833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유니클로는 2019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실적 악화로 오프라인 매장까지 다수 폐점해왔다. 실제 2019년 10월 31일 기준 전국 186개 매장에서 1년 만에 165개(2020년 10월 3일)로 감소했고, 올해는 12월 22일 기준 134개(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포함)가 됐다.

그러나 정작 실적에는 줄어든 매장 수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에프알엘코리아의 2021회계연도 판관비(판매비·관리비)는 3676억 원에서 2660억 원으로 1016억 원 감소했다.

유니클로의 일본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은 이 같은 변화가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패스트리테일링은 2021회계연도 사업 실적에 대해 "유니클로 코리아의 연간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다시 흑자로 돌아섰다"며 "동남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의 유니클로가 코로나19 타격으로 직전 대비 15%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강조했다.

데상트도 마찬가지로, 실적은 불매운동 이후 급격히 악화됐다. 한국은 데상트 본사가 사업보고서에 '우리의 수익은 한국에 매우 집중돼 있다'고 명시할 정도로 중요한 시장이지만 데상트코리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매출은 4986억 원, 영업적자는 33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됐다.

매장도 크게 줄었다. 데상트 측에서 정확한 매장 수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데상트 홈페이지에 따르면 국내 매장은 2019년 252개 수준에서 최근 177개(아울렛 포함)로, 지난 2년간 75개 매장이 사라졌다.

그러나 일본 본사가 지난달 발표한 '2021 회계연도 결산 2분기(2021년 4월~9월)'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데상트(개별 브랜드) 매출은 122억 엔(약 127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 증가했다. 본사는 "4~6월에 낮은 기온과 장마로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데상트 본사는 최근 한국 매출의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고세키 슈이치 데상트 사장은 지난달 발표한 '2021 중간 사업 보고서'에서 "한국 사업을 다시 정상 궤도에 올려놓을 것"이라며 "한국, 중국, 일본을 3대 축을 세우는 3개년 계획 'D-서밋 2023' 작업을 시작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에서의 판매는 감소했다"며 "불매운동과 코로나19 영향이다. 여전히 한국 매출은 2019년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하지만 2021 회계연도부터는 점차 회복 추세에 있다"고 강조했다.

미흡한 품질 문제와 국내 상생에 대한 소극적인 자세 등이 여전히 문제로 꼽히는 만큼 유니클로와 데상트가 한국 시장에서 이미지 개선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배정한 기자
미흡한 품질 문제와 국내 상생에 대한 소극적인 자세 등이 여전히 문제로 꼽히는 만큼 유니클로와 데상트가 한국 시장에서 이미지 개선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배정한 기자

◆ "품질 문제에 상생도 소극적" 매출 대비 기부금, 유니클로 0.30%·데상트 0.15%

그러나 문제는 여전하다. 양사 모두 제품 품질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국내 생태계 상생을 위한 자세도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우선, 데상트와 유니클로는 각각 바람막이, 기능성 이너웨어 등의 품질 문제로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소비자원은 지난달 재활용 폴리에스터 원료를 사용한 재킷 5개 제품(나이키, 데상트, 리복, 푸마, 아디다스)의 내구성과 안전성 등을 시험·확인했는데, 데상트 제품(남녀공용 친환경 스트레치 우븐 바람막이)만 유일하게 인열강도 항목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열강도란 당김이나 찢어짐을 견디는 내구성을 의미한다.

유니클로 역시 지난해 진행된 기능성 이너웨어 7개 제품의 기능성, 안전성, 내구성을 시험·평가에서 '에어리즘크루넥' 제품의 항균 성능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유니클로는 이 제품에 항균 성능이 있다고 표시·광고하고 있으나, 소비자원 조사 결과 개별 제품에 따라 성능의 차이가 크고 세탁 후에는 항균성이 99.9%에 미치지 못하는 제품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대비 낮은 기부금도 문제다. 이들 기업은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수익을 내면서 국내 생태계 상생 등을 위해 납부하는 기부금은 턱없이 적기 때문이다. 통상 기부금은 외국계 기업의 상생 지표로 활용되는 항목으로, 매출과 비교해 그 비중을 산정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데상트의 기부금은 약 7억6000만 원(2020년)이다. 같은 기간 매출의 0.15% 수준이다. 2019년에는 12억2800만 원의 기부금을 냈으나 매년 규모를 줄이고 있다. 반면 배당으로는 2019년 당시 250억 원을 집행했다. 기부금의 20배가 넘는 수준으로, 이 금액은 모두 일본 본사로 넘어간다. 영업 적자를 기록한 지난해에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에프알엘코리아의 연간 기부금은 18억 원 수준이다. 데상트보다 많지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30%에 그친다. 심지어 기부 규모는 전년(42억 원)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반면 본사 등에 납부하는 배당금은 같은 기간 100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은 국내 상생 등에 대한 지표로 기부금 내역 등을 활용하는데 국내 기업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며 "돈은 한국에서 벌지만 재투자나 사회공헌은 관심을 두지 않는 거다. 국내 기업들이 자연재해 피해지역 복구, 이웃사랑 성금 등 꾸준히 기부에 나서는 것과는 대조되는 행보다. 이런 활동이 의무는 아니지만 이들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은 기업의 당연한 행보"라고 말했다.

다만, 부정적인 이미지와는 별개로 실적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유니클로의 경우 최근 진행한 △화이트 마운티니어링 한정판 컬렉션 △질샌더 한정판 컬렉션 등은 온라인 출시 직후 매진을 기록하거나 오프라인에서 대기 줄이 발생하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 분위기가 잠잠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정확히 따지면 지난해부터는 불매운동보다 코로나19 여파가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만약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이들이 더 빨리 실적 개선에 성공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상트 관계자는 "매장 수, 매출과 관련된 데이터는 회사에서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그 외에 기부금이나 다른 질의들에 대해서도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문제가 된 제품은 한국소비자원의 권고에 따라 홈페이지에 안내했고, 희망 고객에 한해 교환, 환불을 진행했다"며 "유니클로는 앞으로도 제품의 품질 및 표기에 있어 한국산업규격에서 정한 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준수하고 따라 신뢰받는 브랜드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부금이 줄어든 이유에 대해 무슨 이유로 그렇게 됐다고 공식적으로 설명하기 곤란하지만 에프알엘코리아는 장애인, 독거노인 및 어린이 등 사회 취약계층을 위해 다양한 기부활동을 진행해오고 있다"며 "코로나19, 홍수 및 태풍 등 자연재해로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겪은 상황에서 지역 사회와 도움이 필요한 분들께 물품과 지원금을 전달해왔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지역 사회 및 고객과 소통하며,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서 더욱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 드리기 위해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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