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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중단해야"…'설강화' 논란에 디즈니플러스도 '불똥'
입력: 2021.12.22 00:00 / 수정: 2021.12.22 00:00
드라마 설강화가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이면서 디즈니플러스도 역풍을 맞고 있다. /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 JTBC스튜디오 제공
드라마 '설강화'가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이면서 디즈니플러스도 역풍을 맞고 있다. /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 JTBC스튜디오 제공

역사왜곡 논란에 전세계 스트리밍 우려…'킬러 콘텐츠' 없는 디플 고전

[더팩트|한예주 기자] 드라마 '설강화'의 역사왜곡 논란이 글로벌 OTT(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 디즈니플러스(+)에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국내 시장 진출 이후 '첫 한국 드라마'로 택한 설강화가 민주화운동 왜곡 논란에 휩싸이면서 스트리밍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다.

경쟁 OTT 대비 '킬러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 속에 이용자 수 급감 현상을 겪고 있는 디즈니플러스가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각종 온라인커뮤니티에는 디즈니플러스에 '설강화' 스트리밍 중단 요구를 해야한다는 네티즌들의 글이 확산되고 있다. '설강화'가 디즈니플러스의 채널을 타고 전 세계로 스트리밍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설강화는 방영 전부터 시놉시스 유출 등으로 곤혹을 겪은 바 있다. 원제 '이대기숙사'의 시놉시스에서 남자 주인공이 운동권을 가장한 간첩으로 설정된 점과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현 국가정보원) 팀장 캐릭터가 '정의롭고 대쪽같은 인물'이라고 설정한 것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 당시 안기부가 무고한 이들을 잡아들일 때 썼던 죄명이 '간첩'이었던 만큼, 해당 드라마가 군부정권을 미화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여 주인공의 이름이 '영초'로 설정된 것도 당시 민주화 운동가인 천영초 씨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 아니냐는 추측도 뒤따랐다.

당시 제작진은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거나 안기부를 미화한 드라마가 아니다"며 "유출된 시놉시스는 미완성본인 데다 파편화된 정보들이 더해져 사실이 아닌 내용이 퍼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제작진은 발표회 당시에도 청춘 남녀의 애절한 사랑에 포커스를 맞추기 위해 시대 배경을 제외한 모든 이야기가 가상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 18일 첫 방송이 공개된 이후 설강화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극중 '수호'(정해인 분)가 간첩 행위를 하는 데다, '영로'(지수 분)가 간첩인 줄 모르고 시위하다 쫓기는 것으로 생각해 도와주는 장면들이 앞서 유출된 시놉시스와 동일하다는 의견이 빗발쳤다.

논란이 거세지면서 지난 19일에는 설강화에 대한 방영중지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해당 국민청원에서 청원인은 "민주화운동 당시 근거없이 간첩으로 몰려 고문을 당하거나 사망한 피해자들이 존재한다"며 "이런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이런 내용의 드라마를 만든 것은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해당 국민청원은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상황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디즈니 본사는 물론, 관련 글로벌 책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스트리밍 중단'을 요구하는 이메일과 문의전화를 하고 있다. 담당자들의 이메일 주소, 연락처와 함께 설강화 스트리밍 중단 요청 시 언급해야 할 구체적인 내용까지 공유되는 중이다.

영문 메일 예시와 함께 '디즈니는 당장 설강화 방영을 중지하라(Disney should suspend Snowdrop right now)', '설강화는 독재정권 지지한다(Snowdrop supports dictatorship)', '설강화를 즉각 폐지해라(Take down Snowdrop immediately)' 등의 제목으로 항의하라고 권유한다. 이와 함께 '스팸으로 분류할 수 있으니 제목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한 네티즌은 "디즈니플러스에 항의하는 게 가장 중요한 이유"라며 "디즈니플러스는 단순한 OTT가 아니라 가장 큰 투자자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설강화 제작지원 기업 리스트를 보면 '조선구마사'와 달리 대기업 비중이 적은 걸 알 수 있다. 물론 조선구마사 사례를 보고 진작 논란이 된 설강화를 투자하지 않은 곳들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설강화 제작이 문제가 없었던 이유는 디즈니플러스 덕분이다. 디즈니플러스 투자만으로 제작비를 메꾸고 수익을 내기 충분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에서 킬러 콘텐츠 부재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디즈니플러스의 대처에 관심이 모아진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국내에서 킬러 콘텐츠 부재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디즈니플러스의 대처에 관심이 모아진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벌써 '설강화'는 디즈니플러스 안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글로벌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설강화'는 공개 하루 만에 12위에 올랐다. 해당 작품은 디즈니플러스에서 홍콩, 일본, 싱가포르, 한국, 대만 등 아시아 5개국에 공개됐을 뿐인데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논란이 거세지자 디즈니코리아 측은 내부적으로 확인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설강화'에 대한 논란이 국민청원으로 이어지는 등 반감이 높아지자 디즈니코리아 측도 이를 인지하고 내부 확인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며 "과거 SBS 조선구마사가 2화 만에 편성 폐지된 사례가 있는 만큼 디즈니 측도 이번 논란을 신중하게 들여다 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방대한 양의 콘텐츠를 보유했지만 아직까지는 '킬러 콘텐츠'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디즈니플러스는 이번 논란에 진땀을 흘리는 모양새다.

당초 디즈니플러스는 한국 시장 진출 전 넷플릭스 아성을 무너뜨릴 경쟁자로 큰 관심을 받았다. '어벤져스' 시리즈로 유명한 마블 등 총 6개 브랜드를 통해 1만6000개에 달하는 콘텐츠를 보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성적표가 신통치 않다. 디즈니플러스의 일간 활성이용자수(DAU)는 서비스를 개시한 지난달 12일 59만 명에서 이달 12일 31만 명으로 줄었다. 한 달 만에 이용자 수가 45% 급감했다.

초기 부진의 원인으론 부족한 한국 콘텐츠 라인업이 꼽힌다. 현재 디즈니플러스에서 서비스 중인 한국 드라마는 20개가 채 되지 않는다.

디즈니플러스는 내년까지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7편 이상 선보일 계획이다. 다만, 이들이 가입자 유치를 견인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공개한 한국 예능 '런닝맨 스핀 오프', 다큐멘터리 '블랙핑크 더 무비'는 큰 관심을 얻지 못했다. 메인 콘텐츠가 마블 등 특정 라인업에 쏠려 있어 여기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겐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일부 끊김 현상과 자막 오역, 한글 자막 누락 등 서비스 품질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월정액 지불 전 미리 둘러보기가 불가능하다는 점 등도 신규 이용자 모집에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한 달만에 이용자 수가 급감한 디즈니플러스로선 '구원투수'인 줄 알았던 작품('설강화')이 '최대 악재'가 되고 있는 셈"이라며 "벌써 '설강화' 스트리밍 중단을 위해 디즈니플러스를 불매해야 한다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어 디즈니플러스의 대응이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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