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과 LX그룹이 지분 정리를 통해 계열분리 요건을 모두 갖췄다고 14일 밝혔다. 사진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과 구본준 LX그룹 회장. /각사 제공 |
구본준 LX그룹 회장 2000억 기부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각각 상호 보유 중인 지분 정리에 나서면서 내년 상반기 계열분리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구본준 회장은 14일 보유 중인 ㈜LG 지분 4.18%를 시간외매매(블록딜)로 외부에 매각하고, 이 매각 금액을 활용해 구광모 회장 등이 보유한 ㈜LX홀딩스 지분 32.32%를 매수했다.
구본준 회장은 이번 매각 과정에서 고(故) 구인회 창업회장부터 이어져 온 LG의 사회공헌활동에 동참하기 위해 ㈜LG 지분 1.5%(약 2000억 원)를 LG연암문화재단, LG상록재단, LG복지재단 등 3개의 LG공익법인에 나눠 기부했다.
이로써 구본준 회장의 ㈜LG 보유 지분은 종전 7.72%에서 2.04%로 줄어들고, 구본준 회장 일가가 보유한 ㈜LG 주식의 지분까지 모두 합하면 2.96%로 공정거래법상의 계열분리 기준인 동일인 관련자 지분 3% 미만을 충족하게 됐다.
구광모 회장과 특수관계인 등 9인은 보유 중인 LX홀딩스 지분 32.32%를 장외거래를 통해 구본준 회장에게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거래는 세법상 특수관계인 간 경영권 이전 거래에 해당돼 20% 할증된 가격으로 거래됐으며 거래 대금은 약 3000억 원이다.
지분 정리 이후 LG·LX 지분 소유 현황 /LG그룹 제공 |
이번 거래를 통해 구본준 회장은 LX홀딩스의 지분 총 40.04%(기존 지분 7.72% 포함)를 보유하게 돼 LX홀딩스의 최대주주로서 LX그룹의 독립 경영 기반을 갖추게 됐다.
구광모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LG 지분은 기존 45.88%에서 41.7%로 소폭 낮아졌으나 여전히 안정적인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다.
㈜LG와 LX홀딩스는 이번 지분 정리가 각각 시장에서 주식거래의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지주회사 본연의 기업 가치를 안정적으로 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그룹은 향후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분리를 신청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계열분리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X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LX와 LG의 지분 정리를 통해 계열분리 요건이 충족됐다"며 "향후 두 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분리를 신청하는 등 계열분리를 위한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 관계자는 "LG는 70여 년 동안 기업을 운영해오며 단 한 번의 경영권 분쟁 없이 계열분리를 해오고 있으며 이번에도 아름다운 이별의 전통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