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네이버가 국내 스타트업에만 120억 원을 투자하면서 관심이 쏠린다. /더팩트 DB |
'메타버스·AI' 부분 주력…미래 가치 만들기 총력
[더팩트|한예주 기자] 네이버가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연일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올 한 해 펀드 등 간접 투자를 제외한 네이버 D2SF(D2 스타트업 팩토리)를 통해서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한 규모만 120억 원에 달한다.
투자 대상 스타트업의 주력 사업 키워드는 '메타버스'와 '인공지능(AI)'이다. 네이버는 '제페토'를 위시한 메타버스 서비스 확장과 인공지능(AI) 기술 대중화에 초점을 맞춰 미래 가치 만들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해 3분기까지 15곳의 스타트업에 61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4곳의 스타트업에 59억 원의 후속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2018년까지 평균적으로 10여 건의 스타트업 투자를 진행해왔으나, 지난해부터는 20여 건을 넘어섰다. 올해도 3분기 이후 이미 3곳의 스타트업에 추가 투자해, 이러한 속도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최대 규모의 투자가 예상된다.
지난 2015년 5월 출범한 네이버 D2SF는 네이버와 접점 있는 초기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성장을 지원해, 기술 스타트업과 네이버의 시너지를 추구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80곳에 500억 원을 투자했으며, 이 중 네이버 D2SF로부터 최초로 투자를 받은 기업의 비중은 전체의 65%에 달한다. 특히. 투자받은 기업의 생존율은 99%에 달한다.
특히, 네이버 D2SF는 전체 투자 기업의 절반 정도를 '아웃라이어'로 분류한 기업에 투자해왔다. 네이버와 당장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업이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 시너지가 가능한 기업을 선별해 이들에 미리 투자를 하는 개념이다. 2016년부터 매년 D2SF가 투자한 스타트업의 절반 이상이 '아웃라이어'에 속한다.
단순한 투자에 그치지 않고, 입주 공간, 네이버 임직원들의 기술·사업 피드백, 네이버와의 협력(시너지) 기회, 클라우드 인프라, 홍보 및 마케팅, 후속투자유치 등도 전면 지원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AI, 로보틱스, 자율주행, 헬스케어, AR, VR, IoT 등 다양한 기술 분야에서 엄청난 속도의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며 "하지만 여전히 많은 기술 스타트업이 어려움을 겪는다. 기술 가치에 공감하는 투자자를 만나기 어렵고,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데 필요한 시간을 기다려주는 파트너 또한 많지 않다. D2SF는 기술의 가치와 가능성에 주목해, 뛰어난 기술력으로 이용자 가치를 실현하는 기술 스타트업의 파트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올해 신규 투자한 스타트업에는 메타버스와 AI 관련 기술 기업들이 많았다. /네이버 제공 |
올해 신규 투자한 스타트업은 주로 메타버스, AI 관련 기술 기업들이 주를 이뤘다.
메타버스 서비스는 네이버의 새로운 먹거리다. '제페토'의 경우 이미 글로벌 가입자 수가 3분기 2억4000만 명이 넘어 섰을 만큼 글로벌 서비스로 빠르게 확장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페이스북 등이 메타버스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데다 독식해 왔던 국내 시장에도 SK텔레콤 등 통신사와 스타트업들이 대거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 졌다. 네이버는 앞으로도 메타버스 기반 기술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AI 분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폭도 계속해서 넓히고 있다. 네이버는 향후 모든 서비스들이 결국 AI 기술과 접목된 서비스로 발전해 갈 것으로 판단, AI 기술 대중화를 선도해 나가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 D2SF는 테크 스타트업의 기술력과 네이버 기술 조직과의 장기적인 협력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진행하며 네이버와 기술 스타트업을 연결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올해 투자 역시 이러한 기조 아래 진행했고, 뛰어난 AI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스타트업과 함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내년 초 신설될 제2사옥인 '1784'에 스타트업을 위한 별도 공간을 조성한다. 네이버 사옥 내에 공간을 둠으로써 스타트업들이 더욱 지속적으로 네이버와 교류하면서 상호 간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테스트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가 기술 스타트업과의 시너지를 추진하면서 스타트업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단순 투자자가 아닌 동반 성장을 이끌기 때문에 후속 투자 결과도 좋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hyj@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