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발표된 삼성전자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이뤄지지 않았다. /임세준 기자 |
삼성전자, 2022년 사장단 인사 발표…한종희·경계현 투톱 체제 구축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전자가 김기남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등 3명의 대표이사를 전격 교체하는 2022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이번 인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7일 회장 승진 1명, 부회장 승진 2명, 사장 승진 3명, 위촉업무 변경 3명 등 총 9명 규모의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3명의 대표이사가 물러나고 TV 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한종희 사장이 새 대표이사 부회장에 오른 것이다. 삼성이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것은 지난 2017년 10월 인사 이후 4년 만이다.
재계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였던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재계는 지난해 10월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별세 이후 줄곧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 여부에 관심을 가져왔다.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사면을 받아 경영 활동에 제약이 없어진 후 이뤄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2년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10년 가까이 부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공석이었던 회장 자리는 김기남 부회장이 채웠다. DS부문장 겸 대표이사가 아닌 종합기술원 회장으로 미래 기술 개발과 후진 양성에 집중한다. 김기남 부회장과 함께 대표이사직에 있었던 김현석 사장(CE), 고동진 사장(IM)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대표이사 3인 체제는 한종희·경계현 2인 체제로 바뀐다. 먼저 CE사업부와 IM사업부를 통합한 세트부문장에 한종희 신임 부회장이 대표로 임명됐다. 삼성전자는 한종희 부회장이 세트사업 전체를 리딩하는 수장을 맡아 사업부 간 시너지를 극대화시키는 동시에 전사 차원의 신사업·신기술 등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해 세트사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종희(왼쪽) 신임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이 사업부문장으로 삼성전자 주요 사업을 총괄 지휘한다. /삼성전자 제공 |
삼성전기 대표이사였던 경계현 사장은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겸 DS부문장이 됐다. 앞으로 반도체사업의 기술 리더십을 발휘하며 부품 사업 전반의 혁신을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정현호 사업지원TF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최경식 부사장은 세트부문 북미총괄 사장으로, 박용인 부사장은 DS부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으로, 법무실 김수목 부사장은 세트부문 법무실장 사장으로 승진했다. 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은 세트부문 경영지원실장으로,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은 DS부문 미주총괄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재계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는 성과 등을 고려해 기존 대표이사 3인 체제가 유지되는 소폭의 사장단 인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미래 사업에 속도를 내고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 이재용 부회장이 전격 세대교체를 단행했다는 평가다. '뉴 삼성' 구축에 힘을 주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말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해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니 마음이 무겁다"며 위기론을 꺼내 들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장단 인사의 주요 특징은 회사 발전에 크게 기여한 부회장·사장을 회장·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주요 사업의 성장과 회사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부사장들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성과주의 인사를 실현한 것"이라며 "미래를 대비한 도전과 혁신을 이끌 인물을 세트사업, 반도체사업의 부문장으로 각각 내정하는 세대교체 인사를 통해 격화되는 글로벌 경쟁 구도 아래 진용을 새롭게 갖춰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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