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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도 별 단다…재계 총수 인사 공통 키워드 '성과주의'
입력: 2021.12.04 00:00 / 수정: 2021.12.04 00:00
SK·LG·롯데 등 주요 대기업들이 성과주의를 앞세운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더팩트 DB, 각사 제공
SK·LG·롯데 등 주요 대기업들이 성과주의를 앞세운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더팩트 DB, 각사 제공

SK·LG·롯데 등 주요 대기업, 성과 중심 임원 승진 단행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주요 대기업들이 하나둘 2022년도 임원 인사를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성과주의' 기조가 더욱더 강해진 것이 이번 임원 인사의 주요 특징으로 꼽히고 있다. 나이와 상관없이 능력 있는 인재를 주요 자리에 배치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재계 총수들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5대 그룹의 사례만 살펴보면 최고경영자(CEO)를 대부분 유임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젊은 인재를 대상으로 실력 기반의 깜짝 발탁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4일 재계에 따르면 SK·LG·롯데 등 최근 연말 임원 인사를 발표한 주요 기업의 인사 키워드는 '성과주의'로 요약되고 있다. 수년간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기존 제도를 직급 단순화, 수평적 문화 도입 등을 통해 고쳐왔던 기업들이 체질 개선의 연장선으로 현재의 성과와 미래의 가능성만으로 사람을 뽑는 '성과주의'를 기존보다 더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지난 2일 임원 인사를 발표한 SK그룹에서는 40대 사장, 30대 부사장이 탄생했다. SK하이닉스가 사업총괄 사장에 선임한 노종원 부사장이 첫 번째 주인공으로, '깜짝 승진'과 관련해 SK하이닉스는 "세대교체와 다양성, 포용성 관점에서 변화를 추진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39세의 나이로 부사장이 된 이재서 담당 등 최연소 승진 임원도 SK하이닉스에서 나왔다. 회사는 첫 전임직(생산직) 출신 임원(손수용 담당)도 배출했다.

SK하이닉스와 함께 호실적을 거둔 SK이노베이션에서는 역대 가장 많은 33명의 신임 임원이 탄생했다. 그룹 전체로 보면 신규 임원 선임은 총 133명으로, 2020년(109명), 2021년(103명)보다 확대됐다. 잠재력과 전문성을 갖춘 젊은 인재를 조기 발탁해 미래 사업을 준비하겠다는 의도다.

CEO급 교체 등의 큰 변화는 없었다. 다만 SK㈜의 장동현 사장, SK이노베이션의 김준 총괄 사장 등이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이 역시 성과주의에 따른 결정이라는 게 SK 측 설명이다. 장동현 사장은 투자전문회사라는 SK㈜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첨단소재, 그린, 디지털, 바이오 등 4대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투자와 글로벌 M&A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해왔다. 김준 사장은 그린 중심의 성장 전략을 통해 회사의 미래 가치를 크게 높인 공로를 인정받았다.

조만간 단행되는 삼성그룹 임원 인사에서도 나이와 상관없이 인재를 중용하는 등 파격 발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동률 기자
조만간 단행되는 삼성그룹 임원 인사에서도 나이와 상관없이 인재를 중용하는 등 파격 발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동률 기자

앞서 지난달 25일 5대 그룹 중 가장 먼저 인사를 발표한 LG그룹도 마찬가지로 계열사 CEO 대부분을 유임하며 안정을 취하면서도 젊은 인재를 과감히 기용해 미래 사업을 맡겼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2018년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실시한 임원 인사 가운데 최대 규모인 132명의 신임 상무를 발탁한 것으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사업가를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승진 인사를 통해 나타낸 것이다. 전체 임원 승진 규모도 179명으로 구광모 회장 취임 후 최대를 보였다.

LG그룹 관계자는 "성과주의에 따라 승진한 신임 임원 상무는 LG그룹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예정"이라며 "132명 가운데 40대 젊은 임원은 82명으로 62%를 차지한다. 전체 임원 중 1970년대생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41%에서 올해 52%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적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인적 쇄신에 나선 롯데그룹은 이번 임원 인사에서 '안정'에 초점을 맞춘 다른 대기업과 다소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성과주의 원칙을 강화한 것은 동일했다. 성과를 극대화한다는 차원에서 외부 인사를 영입해 '롯데맨'으로 통하는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과 이봉철 호텔BU장 자리에 앉혔다. 반대로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 뛰어난 실적을 내고 있는 화학BU장 김교현 사장과 그룹의 새로운 변화와 혁신의 기반을 다지고 있는 롯데지주 이동우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승진 임원과 신임 임원 수를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늘린 것도 '성과가 있으면 보상한다'라는 원칙 반영을 확인할 수 있는 결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성과 위주의 평가로 최고 인재를 기용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움직임은 이전부터 나타났다. 재계 총수들의 의지에 따라 올해 더욱더 과감한 결정이 이뤄진 것이 특징으로 보인다"며 "직원들에게는 강한 동기를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조만간 임원 인사를 단행하는 삼성에서도 성과주의에 따른 '깜짝 발탁'이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재용 부회장이 '뉴삼성'을 강조하고 있는 데다 최근 연공서열을 타파하는 인사제도 혁신안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임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한 뒤, 마무리한 혁신안은 기존 부사장과 전무의 임원 직급을 부사장으로 통합하고 임직원 승진 시 직급별 체류 기간을 폐지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나이와 상관없이 인재를 중용해 젊은 경영진을 조기에 육성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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