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출 규제와 '종부세 폭탄' 현실화로 인해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가 2주 연속 떨어졌다. /더팩트 DB

한국부동산원,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98.6 

[더팩트｜이민주 기자]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가 2주 연속 하락세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정부의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에 더해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이 매수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한국부동산원 따르면 11월 넷째 주(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 대비 1.0포인트 낮아진 98.6이다. 이 지수가 2주 연속 기준선(100)을 넘지 못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수치다.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다는 의미이며,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이다. 통상 100 이상으로 지수가 높아질수록 매수 심리가 강한 것으로 해석한다.

서울에서도 용산·종로·중구가 포함된 도심권(100.7)으로 유일하게 100 이상을 유지했다. 단 도심권 매매수급지수는 전주 대비 2.8포인트 떨어졌다.

서북권(은평·서대문)은 97.4로 서울 권역 중에서 가장 낮았다. 동북권은 99.3, 서남권은 98.2, 동남권은 98.2를 기록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같은 기간 100.0으로 전주(100.6) 대비 0.6포인트 떨어졌다. 경기 지역은 이 기간 100.1로 전주(100.6) 대비 0.5 감소하며 기준점에 다가섰다.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같은 기간 100.8로 지난해 11월 11일(100.4)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업계는 정부의 '돈줄 옥죄기'에 더해 장기간 이어진 집값 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매수심리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최근 시중 은행의 담보대출 금리는 3% 후반에서 5% 초중반이며, 전세자금 대출 금리는 3∼4% 수준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21년 주택분 종부세 고지 인원은 94만7000명, 세액 규모는 5조7000억 원이다. /윤정원 기자

여기에 '종부세 폭탄'이 현실화하면서 부동산 시장 매수심리가 얼어붙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종부세는 부동산 보유에 대한 조세 부담의 형평성 제고와 부동산 가격 안정 도모를 위해 고액의 부동산 보유자에게 부과하는 세금이다. 국세청은 지난 22일 올해분 종부세 고지서를 발송했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1년 주택분 종부세 고지 관련 주요 내용에 따르면 올해 종부세 고지 인원은 94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42%(28만 명 이상) 늘었다. 세액 규모는 5조7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6.7% 확대됐다.

또 고지 세액의 88.9%는 다주택자 또는 법인에서 낸다. 올해 다주택자의 고지 세액은 2조7000억 원, 법인 2조3000억 원 등이다. 종부세 대상자 중 다주택자 및 법인 비중은 57.8%로 세액 규모는 전체의 88.9%다.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다주택자 과세강화 조치로 3주택 이상자(조정 2주택 포함)의 과세 인원은 41만5000명(78%)으로 증가했고, 세액은 2조6000억 원(223%)이 됐다. 다주택자 중 3주택 이상자가 85.6%며, 이들이 다주택자 세액 가운데 96.4%를 부담한다.

기재부는 "실수요자 보호를 위한 다양한 조치로 세부담은 크지 않은 수준"이라며 "증가한 세부담으로 인한 유동성 문제 완화를 위해 분납 제도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홈택스 신청 화면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내년도 종부세가 올해보다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일각에서는 '집값 조정'이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종부세에 적용하는 공시가격 시세 반영률을 오는 2025년까지 매년 2~3% 높이기로 했으며, 올해 과세표준을 위한 공정시장가액 비율도 90%에서 95%로 상향했다. 내년에는 공정시장가액 비율이 100%로 상향될 예정이다. 여기에 올해 기록적으로 급등한 집값도 내년에 반영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대출 규제 강화, 종부세 부담 등이 수요자들의 주택 구매를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이라며 "그간의 집값 상승에 따른 피로감으로 다수 수요자들이 관망세를 돌아선 상황"이라고 말했다.

minju@tf.co.kr